발버둥치다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68
박하령 지음 / 자음과모음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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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82 "넌… 니 고통을 자랑질한다구, 지겨워" (주은이가 유나에게)
그동안 ‘지겨워’에만 방점이 찍혔던 주은이의 말이 지금은 다르게 받아들여져 ‘고통의 자랑질’ 에 눈과 마음이 간다.

P83 - 넌 내가 너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내 맘대로 너를 들었나 놨다 하길 바라는 거임? 너도 그러고 싶은 거고? 그런게 사랑인 거라 생각해? (희수가 유나에게 보낸 문자)

P85 집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엄마에게 왜 내가 정상인게 슬픈 일이냐고 물었다. 내 자신을 자책하는 게 그리 자연스러운 일은 아닌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랬더니 엄마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아주 아주 슬픈 눈으로 말했다.
- 너. 정상인. 우리. 다르다.
서로 조건이 다르면 서로를 이해하는 게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결국 나와 멀어질 수도 있으니 그게 슬프다는 이야기였으리라.

엄밀히 따지면 내가 정상아로 태어난 게 슬펐다는 말은 엄청난 이기심에서 비롯된 거란 생각이 든다. 단지 부모와 멀어지게 될까봐 그게 무서워서 정상아가 아니길 바라다니……. 그건 건강한 사랑이 아니다.
난 그들을 위해 태어난 사람이 아니니까. 누구나 자기자신이 되기 위해서 이 세상에 태어난 거라고 승미가 그랬다.

사랑이든 가족이든 적절한 거리를 두고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는게 바람직한 거란 결론이 자연스럽게 내안에 고였다.
마치 망원경으로 사물을 제대로 보려면 적절한 거리를 두고 초점을 맞춰서 봐야 하듯이 말이다.

P89 "바른 정신에서 바른 행동이 나오는 건 맞지만 바른 정신이어도 행동은 얼마든지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게 맞는 말이다.

P90 나의 일관된 거절에 익숙해진 건지 어느 순간부터는 주은이 역시 더 이상 내게 화해의 제스처를 보이지 않았다.
그냥 우리는 서로 투명 인간처럼 지냈다.
그렇게 우리는 모르는 사이처럼 지낼 수 있었지만 내게 있어 주은이는 절대 모르는 아이일 수 없기 때문에 난 주은이를 괴롭혀서라도 내 존재를 알리고 싶어졌다. 이게 사람들이 말하는 애증이란 양가감정인가?

P107 "하다가 힘들면 네가 ‘벽을 관통하는 중’이라고 생각해. 그건 네가 뭔가를 확실하게 하고 있다는 증거니까" (이모가 유나에게)

P146 "유나 쟤는 진짜 장애가 뭔지 모르는구나 하고, 우리 아빠가 악마로 돌변해서 엄마를 때리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건 마음의 장애지. 겉으로 드러난 기능이 불편한건 장애가 아닌데…..
너네 엄마, 아빠 귀가 안 들리셔서 말 못하시는 건 그냥 기능이 안되는 것 뿐이잖아? 불편한 거지 창피한게 아닌데.." (주은이가 유나에게)

P147 " 창피해한다는 건 남을 의식한다는 거잖아. 그게 장애란 거지. 너 집에선 엄마, 아빠의 장애를 크게 못 느끼잖아?
그런 것처럼 네가 엄마, 아빠를 부끄러워 할 때만 너희 부모님이 장애인이신 거지. 그러니까 결국 그건 네가 장애인이라는 거지. 너 자신한데 자신이 없으니까." (주은이가 유나에게)

P149 "누가 그러더라? 제대로 살려고 애쓰지 않으면 살아온 대로 살게 된다." (주은이가 유나에게)

P152 뭐든 항상 끼리끼리 뭉치니까.
거짓말은 거짓말을 부르고 상처는 또 다른 상처를 부르고 도서관에 가는 친구 옆에 도서관에 가는 친구가 있고 땡땡이를 치는 친구 옆에 땡땡이 치는 친구들이 떼로 모인다. 복수는 복수를 부르고 악순환이 계속된다.

P163 피해의식은 손잡이가 없는 칼을 쥐고 있는 것과 같은 거라고 그랬다.

P177 세상에서 제일 좋은 부모는 자기 인생 잘 살아주는 부모라 하던데… 왜 내 인생 안 살고 남의 인생을 쥐고 흔들어 댔는지. (외할머니가 유나에게)

P203 가족끼리라도 서로 건강하게 분리가 안 되어서 감정적으로 뒤엉켜 있으면 서로를 구속하는 애증 관계가 되는 거거든.

P217 내가 살기 위해 발버둥치지 않으면 거대한 파도의 이안류에 휩쓸려 내가 원치 않는 방향으로 가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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