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창비아동문고 43
톨스토이 / 창비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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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초>

P60 그러자 미헤예브가 말했습니다.
"안 가긴 왜 안 가겠나! 밭을 갈러 가라면 가야지. 그게 어디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건가. 누가 나쁜지는 하나님께서 다 알고 계셔. 우린 다만 하느님을 잊어버리지 말야야 되는 거야. 여보게들 나는 말이지. 내 생각만을 이야기하고 있는게 아닐세. 만일 악을 악으로 뿌리뽑으라고 한다면 하느님께서 그와 같은 본을 보여 주셨을 테지만, 우리에게 가르치신 것은 그게 아니란 말일세. 우리가 악을 악으로 없애려고 하면 악은 우리쪽으로 옮겨오네. 사람을 죽이는 건 수월한 일이지만 그 피는 자신의 영혼에 달라붙네. 사람을 죽인다는 것은 자신의 영혼을 피투성이로 만드는 일이야. 자신은 나쁜 놈을 죽였다. 이젠 악을 뿌리 뽑았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은 그 보다 더 나쁜걸 자신의 영혼에 뿌리내리게 하는 결과가 되네. 재난에는 지고 들어가야 해. 그러면 재난 쪽에서 우리에게 져 줄 거란 말일세."

p72 농부들도 하느님의 힘은 악한 일 속 에 있지 않고, 착한 일 가운데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일리야스>

P80 "지금 두분의 행복이란게 대체 어떤 것입니까?" (손님이 일리야스의 아내에게)

"그건 이런 것입니다 우리가 부자였을 때 나와 영감은 조용한 시간을 가질 수 없었어요. 얘기할 시간도 없었고, 영혼을 생각하고 하느님에게 기도할 시간조차 없었어요.

그만큼 우리에겐 걱정거리가 많았었죠! 손님이 오면 욕을 먹지 않으려고 무엇을 대접해야 할까. 우엇을 선물해야 할까 걱정했고, 손님이 떠나면 또 일꾼들을 살펴봐야만 했어요. 그들은 틈만 나면 놀고 맛있는 것을 먹으려 하지만, 우리는 재산이 없어지지 않도록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지 않으면 안되었거든요. 그래서 죄를 짓게 되는 거예요.

그 뿐만 아니라 늑대에게 망아지나 송아지가 잡아먹히지 않을까 도둑에게 말이 끌려가지 않을까 또 걱정이었답니다. 잠자리에 들어어서도 새끼 양들이 큰 양들에게 짓밟혀 죽지나 않을까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할 정도였지요. 그래서 밤중에도 잠자리에서 일어나 우리에 가보고야 겨우 마음을 놓게 되었지만, 다음 순간 겨울에 줄 먹이를 어떻게 장만하나 하는 또 다른 걱정이 고개를 쳐들었답니다.

또한 영감과 나 사이에도 의견이 잘 맞지 않게 되었어요. 영감이 이렇게 하자고 하면, 나는 저렇게 하자고 서로 다투며 죄를 짓게 되었지요.

지난 날의 생활이란 걱정에서 걱정, 죄에서 죄로 이어지는 생활이어서 행복한 삶이라곤 몰랐지요."

<두형제와 금화>

p89 그 후로 아파나시(형)는 금화를 던져주는 마귀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과 사람을 돕는 길은 금이 아니라 오직 일로써만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두 형제는 그 전처럼 일을 하면 살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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