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9 신숙주는 이마를 조아리며 아뢰었다. "상감마마, 성상을 섬기고 남는 목숨이 있다면 백번 고쳐 죽어도 순손께 견마지역(犬馬之役)을 다할 것을 천지신명 전에 맹세하옵니다.

P29 혹 근신(近臣)인 그러한 뜻을 여쭈면 문종대왕은 "남녀와 음식은 사람의 욕심 중에 가장 큰 것이지마는 나 같이 병약한 사람은 그것이 다 긴치 않으이"하고 웃을 뿐이었다.

P30 이처럼 왕(문종)은 다만 병약했을 뿐 아니라 전혀 가정의 즐거움이 없었다. 동궁으로 있을 때 두번이나 세자빈을 폐하게 된 것도 물론 왕의 뜻은 아니었다.

P35 그러나 세자(문종)는 원래 여색에 마음이 없는 데다 정실 외에 다른 여자를 가까이 함은 가도(家道)를 어지럽게 하는 것이라 하여 이러한 꾐에 응하지아니했다.

P37 또 능력없던 순빈은 평소 궁녀들의 마음을 살 줄도 몰랐다. 고마운 말마디, 피륙 몇자, 먹다남은 음식 부스러기… 이런 간단한 것들이 의리없고 욕심있는 무리의 혼을 사는 줄은 순빈은 몰랐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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