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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그림을 그려 가지고 집에 갔더니 부모님이 왜 색깔을 그렇게 흐리게 칠했냐고 묻더래. 크레파스를 아끼려고 그랬다니까 부모님이 아무 말 없이 가만히 바라보더라는 거야.
다음 날 학교에 다녀오니 부모님이 그 친구를 문 앞으로 데리고 가서 뭔가를 보여 주며 ‘이게 모두 다 네 거다.‘ 하더래.
그걸 본 친구는 너나 놀라 그만 기절할 뻔했대
문 앞에 선 작은 용달차에 크헤파스와 물감이 가득 실려 있었다는 거야."
"와, 크레파스랑 물감을 용달차로 가득 선물받은 거예요?"
"그래. 부모님은 ‘이게 모두 다 네 거다. 하신 뒤에 성원아, 돈은 쓸 땐 써야 한단다.‘ 하더래. 덕분에 그 친구는 그림을 맘껏 그렸고 커서 유명한 화가가 될 수 있었지.
그 뒤부터 그친구는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하면 아낌없이 돈을 쓰며 살았다고 하더라.
난 어른이 돼서도 그 얘기를 오랫동안 잊을 수없었어.
그 친구가 성공한 것은 어쩌면 부모님의 가르침 덕분인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