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준의 세계 건축 대모험 1~2 세트
아울북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친구가 여행을 다녀와 딸과 투닥거렸다고 한다. 친구는 아이에게 유익한 것을 잔뜩 계획하여 떠났고, 아이는 공부하고 와서 학원다녀온 기분이라나 뭐라나! 그걸 보고 있는데 어쩐지 남일같이 느껴지지 않더라. 혹시 우리 아이도 조금 더 크면 엄마가 준비한 여러 프로그램이 구속처럼 느껴지려나. 그러던 와중, 마음에 닿는 건축가 유현준 교수의 한마디, “아이들이 건축을 통해 세상의 지식을 연결하고 창의력을 키워나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이거야말로 많은 엄마들이 여행이나 문화 등을 통해 아이에게 주고싶은 마음 아닐까. 이 마음을 듬뿍 담아 세상으로의 문을 만들어주는 책, 『유현준의 세계건축대모험』을 소개한다. 

 

『유현준의 세계건축대모험』은 세계의 여러 건축물을 바탕으로, 그에 연결되는 과학, 기술, 예술, 경제, 역사, 심리, 환경, 관계 등을 유기적으로 이어낸다. 그래서 건축을 통해 세상을들여다보고,. 그 속의 의미나 삶 등까지 생각해보게 해주는 것. 그런 연결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교과서에서 배우는 지식들을 조금 더 입체적으로, 삶과 연결하는 구심점을 얻게 된다. 더욱이 이렇게 유익한데 재미있기까지 하니, 이 책을 어떻게 안 읽을 수 있겠어!

 

더욱 흥미로운 것은 『유현준의 세계건축대모험』속에서는 아이로 변하는 유현준 교수님을 만날 수 있다. 전 세계의 랜드마크를 사랑하는 건축가 유현준 교수는 게임만 시작되면 어린이로 바뀌게 된다. 엄마의 꾐에 빠진 아키와 함께 랜드마블 게임을 하는 어린이 현준이에게서 아이들은 동질감을 느끼기도 하고, 이야기에 더욱 극적으로 빠져들게 된다. 또 세상 귀여운줄만 알았던 고양이들이 지하세계를 이루고 랜드마크를 지키고 있다니! 아이들의 상상력이 마구마구 자극될 수 밖에. 이렇게 설렘을 안고 떠나는 여행은 첫째는 이집트, 두번째는 프랑스다. 

 

아이와 『유현준의 세계건축대모험』을 읽으며 미리 이집트와 파리 편에서 등장할 랜드마크나 문화 등에 대해 이야기해보았는데, 아이가 생각보다 많은 것을 기억하고 있어 신기했다. 또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아이는 자신이 이야기한 것이 책에 나오는지 알기 위해 더욱 집중하는 등 책에 풍덩 빠져들어 이야기를 즐겼다. 『유현준의 세계건축대모험』이 무척 흥미로웠던 이유를 이야기하자면, 첫째는 군데 군데 탐험카드나 설계도의 조각 등을 만날 수 있어 아이가 직접 보드게임에 참여한 것처럼 생생하게 이야기를 즐기게 하는 것. 덕분에 아이는 이집트나 프랑스에 더욱 깊이 집중하였던 것 같다. 

 

두번째로는 군데군데 다양한 상식을 담고 있다는 점. 만화의 사이사이에 상식을 전달하는 페이지를 만들어두었는데, 이 페이지의 내용들이 무척이나 다양하고 깊어서 어른에게도 꽤나 도움을 주더라. 에펠탑과 산업혁명을 연결하고 피라미드에 숨은 권력을 직접 읽고 배우면서 아이는 보다 입체적으로 생각을 만들고 확장시킬 수 있었다. 또 책송의 퀴즈나 퍼즐, 숨은그림찾기 등으로 작은 재미들도 만날 수 있어 아이가 책 자체를 즐기고 좋아하게 되는 것도 도움을 준다. 

 

더불어 『유현준의 세계건축대모험』-프랑스 편의 초판은 “에펠탑 타임라인 맵”도 제공되고 있어, 에펠탑이 건립되던 시기의 세계를 만나는 또 다른 모험도 가능하여, 방학동안 많은 아이들이 이 책을 만나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은 이집트와 프랑스, 두 권의 책만 나와있지만, 앞으로는 또 어떤 건축물에서 어떤 이야기들을 이어가고, 어떤 생각을 확장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유현준의 세계건축대모험』, 완전 강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인생을 바꾸는 이메일 쓰기
이슬아 지음 / 이야기장수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부터 비장하다. 『인생을 바꾸는 이메일 쓰기』.

사실 책 표지의 @사이에 이슬아 작가님이 슬쩍 보이지 않았더라면 나는 영영 이 책을 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나 역시 '남의 돈 벌어먹기'가 거의 20년 차에 달해가지만 (생각해보니 진짜 20년이 다 되어간다. 맙소사! 그 돈은 다 어디로 갔는가) 여전히 노골적인 “영업비밀” 등의 책은 참 읽히지 않는다. 순전히, 이슬아 작가님 책이라서 읽었지만, 읽고 보니 진작 읽을 걸 싶어지는 책, 『인생을 바꾸는 이메일 쓰기』을 소개한다. 

 

 

이슬아 작가와 이메일을 뗄 수 있으려나. 이슬아 작가는 기성 시스템이 아닌 직접적인 소통으로 스스로의 길을 열어온 작가로 유명하다. '일간 이슬아' 프로젝트를 통해 이메일을 발송하는 형식으로, 콘텐츠를 직거래(!)해왔다. 그런 그녀의 비법이나 마음, 생각 등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는 책이었던 것 같다. 사실 『인생을 바꾸는 이메일 쓰기』는 위에서도 언급했듯, 나에게 그리 매력적인 제목이 아니었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어쩔 수 없이 사용해야 하는 매체, 카톡이나 문자보다 느린 매체, 시간을 벌어주는 예의 바른 매체”의 대표주자라는 말에 공감하며 이 책에 점점 빠져들었다. 결론적으로는 “내 실속을 챙기면서도 무례하지 않은 법”, “상냥하면서도 얕보이지 않는 법”을 가르쳐주는 극도의 실용서라고 미리 말하고 싶고. (심지어 유익한데 무척 재밌다.)


『인생을 바꾸는 이메일 쓰기』를 읽으며 놀라웠던 포인트들이 있다. 그저 정보를 주고받는 한 매체라고만 생각했던 이메일을 두고 “진심의 구체성을 나눈다”라거나 “누군가의 기억 한구석에 남기는 씨앗”이라고 생각할 줄 몰랐다. 어쩌면 누군가는 작다고 넘겨버린 한 페이지를, 그녀는 진심으로 정성을 다해 대하고 있는 사람이었음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고. 그렇게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정성스레 채워왔기에, 우리는 그녀의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겠지.

 

아무튼, 『인생을 바꾸는 이메일 쓰기』 안에는 이메일을 쓰는 진짜 기초 예절에서부터 타인의 마음을 얻는 법, 눈을 끄는 제목을 쓰는 법, 여기에 “아름답게 돈 받는 법” 등이 줄줄이 들어있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이메일이 내 욕망을 잘 정리하여 상대방의 예절에 비벼보는 일, 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기도 했다.)

 

내가 말을 걸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처럼, 『인생을 바꾸는 이메일 쓰기』에서는 꾸준히 상대에게 말을 걸고, 나를 전달하는 법을 알려준다. 또 그 안에 진심을 담아내는 법을 읽으면서, 삶의 태도, 순간 순산의 정성스러움까지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과정”의 중요성을 생각해보게 되기도 했고, “관계의 확장성을 만들어내는 신호탄”이라는 문장에서는 그동안 그녀의 문장에서 느껴온 온도가 이런 마음가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책을 다 읽은 뒤, 한참이나 가만히 앉아 '내가 그토록 정성을 기울여 이메일을 쓴 것이 언제였던가' 생각해보았다. 1달, 1년, 2년…. 앞으로 기억을 더듬어가며 문득, 반성의 마음이 들기도 했다. “가을, 진심, 거룩함, 위안, 사랑, 그렇고 그런, 아쉬움, 친구, 그리고 언덕 같은 말들, 손이 아끼고 아껴놨다가 벗들한테만 겨우 꺼내 쓰는 말들. (p.191)”을 쓰려면 평소에 쓰는 문장들에 마음을 담아야 했었음을 느끼며, 언젠가 나도 현피(!)뜰만큼 당당해진 문장을 쓸 수 있길 바라본다. 일단 그 전에! 한 줄 한 줄, 마음을 먼저 담아봐야겠지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시적인 필사 - 천천히 쓰며 나의 마음을 키우는
김종연 지음 / 필름(Feelm)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느새 필사는 나의 굵직한 취미로 자리잡았다. 그렇다보니 종종 필사책을 선물받곤 하는데, 이번에 선물받은 김종연 작가 『천천히 쓰며 나의 마음을 키우는 시적인 필사』를 쓰며 또 한번, 나와 마주하는 시간을 가졌던 것 같다. 『천천히 쓰며 나의 마음을 키우는 시적인 필사』는 다양한 시의 한구절을 옮겨담았는데, 그저 유명한 시를 베껴 쓰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을 천천히 읽고 쓰며 마음에 담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만들었던 것 같다. 

 

사실 시라는 영역은 꽤나 호불호를 타는 영역이 아닐까. 혹자는 시의 매력을 쉬이 느끼지 못하고,  한번 빠져든 이들은 쉬이 헤어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쩌면 시야말로 필사가 가지는 매력, “천천히 쓰며 나와 대화하는 시간”을 깊이 느끼게 하는 것 같다. 『천천히 쓰며 나의 마음을 키우는 시적인 필사』에서는 일상의 깊이, 장소의 깊이, 감각의 깊이, 사랑의 깊이, 함께의 깊이라는 테마로 시들을 묶어두었는데, 이 갈무리 자체가 무척이나 인상깊게 느껴졌다. 감각의 깊이라니. 이 얼마나 시적인 말인가. 그래서 작가덕분에 각 시가 가지는 깊이를 다시금 생각해보기도 하고, 내가 느꼈던 깊이와의 차이를 떠올리기도 하며 보다 깊이 시를 즐길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깊이”라는 단어로 인해 우리는 세상의 눈과 나의 눈, 그리고 각 시의 감정이나 탐색의 영역을 보다 깊이 인식하고, 제대로 느끼게 되는데, 이 과정이 단순히 글씨를 베껴쓰는 것 뿐 아니라 마음을 읽고, 마음에 세겨지는 필사와 무척이나 닮아있지 않았나 생각했다. 그래서 『천천히 쓰며 나의 마음을 키우는 시적인 필사』를 쓰는 내내 내 마음을 토닥이고, 여러 감정을 곱씹을 수 있었다. 아마 평소 필사를 즐기는 이들이라면, 이런 감정이 어떤 것인지 단박에 알아챌 수 있으리. 짤막한 구절이었지만, 그 구절이 주는 깊이는 결코 낮지 않았음을 다른 필사가들과 나누고 싶다. 

 

더불어 아직 필사를 접해보지 않았지만, 이제 필사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꼭 추천해주고 싶은 까닭은, 일단 구절이 길지 않아 꾸준히 펜을 잡는 습관을 늘리기에 좋고, 시라는 감각적 언어를 통해, 다양한 좋은 문장을 만날 수 있다. 또 완전히 펼쳐지는 제본이라 필사를 하기에 더 없이 훌륭하다. 

 

물론 세상에는 수많은 취미생활이 있다. 그런데 스마트폰이나 각종 전자기기, 여러 즐거움 속에서 우리가 점점 잃어가는 '고요한 몰입'을 생각한다면, 필사만한 취미가 없지 않나 생각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회사에서 바로 통하는 파워포인트 FOR STARTERS - 왕초보가 시작하는 파워포인트 입문서, AI 도구 활용, 모든 버전 사용 가능, 전면 개정판 ㅣ 회사에서 바로 통하는 시리즈
이화진 지음 / 한빛미디어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전 회사에서도 그랬는데, 이직한 회사에서도 한 달에 몇 개씩 제안서 등을 만들며 살고 있다. 거의 20년에 가까운 생활을 직장생활 하며 PPT를 만들다보니 처음에는 디자인에 치중, 중간즈음에는 텍스트에 치중하는 삶을 살았으나, 요즘의 내 PPT는 “쉽게”에 치중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디자인도 핵심도 포기하지 못하는 욕심쟁이 대표님과 일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점점 더 심플하게, 점점 간단하게를 생각하게 된다. 그런 나에게 무척이나 큰 도움을 주는 책, 『회사에서 바로 통하는 파워포인트』가 전면 개정판이 나와 소개하고자 한다. 

 

『회사에서 바로 통하는 파워포인트』의 핵심은 “쉽다”라고 말할 수 있겠다. “파워포인트는 포토샵이나 일러스트가 아닌 메시지를 잘 보이게 하는 요소”임에 무게를 두고 PPT에 많은 시간을 허비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진짜 실용서이니, PPT입문자나 왕초보, PPT때문에 야근을 한다거나, PPT때문에 머리를 쥐어 뜯는다거나, PPT때문에 사표쓸까(?)를 고민해본 사람이라면 『회사에서 바로 통하는 파워포인트』를 꼭 한번 만나보길 바란다. 특히 『회사에서 바로 통하는 파워포인트』는 왕초보들도 쉽게 PPT에 입문하도록 무척이나 쉽게 설명해준다는 점이 포인트. 더불어 유튜브 무료강의인 “파워포인트티처”를 통해 더욱 쉽도록 도와주니, 이 책 한 권과 유튜브 무료강의만 있다면 왕초보나 입문자도 PPT가 완전 쉬워질 수 있다. (물론 PPT를 계속 사용해온 사람들에게도 무척 유용하다. AI 도구 활용법까지 업데이트 완료!)

 

『회사에서 바로 통하는 파워포인트』를 열자마자 만나게 되는 '우선순위 핵심기능' 페이지에서는 기본적인 프레젠테이션 작성기능, 슬라이드 배경이나 내용서식, 프레젠테이션 시각화 및 멀티미디어 활용, 슬라이드 정리 및 발표준비 등 핵심기능들을 쏙쏙 빼먹을 수 있도록 페이지정리도 해주어서, 급할 때 야금야금 꺼내먹기 좋다. 책 전체 내용이 무척 유용해서 반드시 통독하시길 추천드리지만, 회사에서 급할 땐 이 페이지를 참고하길 추천!

 

거만한 생각이지만 나름 PPT를 잘 다룬다고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회사에서 바로 통하는 파워포인트』를 읽으며 또 한번 내가 몰랐던 영역을 배우기도 하고, 알고 있었으나 잘 활용하지 못했던 점을 짚어보기도 했다. 『회사에서 바로 통하는 파워포인트』는 진짜 쉽게 만든 입문서다보니 글꼴 바꾸기나 서식 통일하기 등의 기초적인 작업을 다룸은 물론 차트 디자인하기, 강조하기 등 실질적으로 PPT를 사용하며 많이 쓰게 되는 기능들도 쏙쏙 잘 간추려 두셔서, 완전 유용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회사에서 매일 “맨 땅에 해딩”이 아니라 잘 만들 자료 사골 우려먹기도 할 수 있도록 서식 저장하는 법 등을 알려주는 점은 초보 직장인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가장 도움을 받은 것은 AI 도구 활용! 요즘 AI 도구 활용 없이 무엇인가를 하기 어려워지는 것은 알지만, 막상 그것을 업무에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도 분명 있었는데, 『회사에서 바로 통하는 파워포인트』덕분에 다양한 AI 도구 활용으로 PPT를 더욱 쉽게 만드는 법을 배울 수 있어 너무 좋았다. 진짜 『회사에서 바로 통하는 파워포인트』는 왕초보부터, 실 사용자들까지 전체를 아우르는 책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냅킨이나 샷츠, 미드저니 등을 잘 활용하여 PPT에 활용하는 법을 무척 상세히 다뤄주셨는데 시각화자료 생성하기나 다운로드하기, 변경하기 등을 단꼐적으로 다뤄주셔서 무척 유용하다는 생각을 했다. 덕분에 어렵게만 느껴지던 냅킨, 샷츠, 미드저니도 조금 가까워질 수 있지않을까 생각해본다. 

 

이렇듯 PPT 왕초보의 입문에서부터 AI 도구 활용까지 도와주는 『회사에서 바로 통하는 파워포인트』! 많은 분들께 더 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나도 너덜너덜해지도록 활용해봐야겠다. 추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소년 동주 ㅣ 창비교육 성장소설 15
정도상 지음 / 창비교육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
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거외다.
('별 헤는 밤' 중에서)


윤동주 시인을 제하고 우리 시를 이야기할 수 있을까. 김광석의 노래가 우리의 삶 굽이에 묻은 멜로디라면, 윤동주 시인의 시는 우리의 역사 굽이를 담았다고 말할 수 있지 않겠나 싶다. 늘 그런 마음으로 그의 시를 읊어왔기에, 윤동주 서거 80주기 기념소설인 『소년, 동주』는 알 수 없는 안타까움과 설렘과 기타 등등의 감정으로 만나게 되더라.


『소년, 동주』는 제목에서 엿볼 수 있듯, 청소년기와 성장기의 동주를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눈물 나도록 아름다운 그의 시가, 어떤 씨앗으로 자라났는지를 유추해볼 수 있도록 동주의 내면을 깊이 탐색한다. 물론 진짜 윤동주 시인의 속내는 우리 모두 끝끝내 알 수 없겠지만, 『소년, 동주』을 읽으며, 꿈과 고뇌가 함께 자라는 그의 마음이 어땠을까 싶어 자꾸만 코끝이 찡해졌다. 




인생이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여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쉽게 씌여진 시' 중에서) 

개인적으로 윤동주의 시 중 가장 서글픈 마음이 드는 게 '쉽게 씌여진 시'인데, 이 책을 읽는 내내 이 시가 머리에서 맴돌았다. 친구들과 웃고, 별을 보며 미래를 고민하던 소년이, 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해야 하고, 무엇을 써야 하는지, 자신이 가진 재능과 시대의 무게를 고민해야 했는지 안타까워졌다. 그러면서도 윤동주의 시에 짙게 깔린 감성이, “부끄러움”이 아닌 시대가 그에게 얹어버린 “자기반성”임을 또 깨닫게 되더라. 『소년, 동주』를 읽으며 그의 시도 같이 다시 읽고, 왜 이런 시를 썼을지를 상상하기도 하며, 그의 시를 조금 더 깊이 이해해보려고 애썼다.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서시' 중에서)

『소년, 동주』가 인상적이었던 또 하나의 포인트는 동주와 몽규의 관계를 깊이 있게 다룬다는 점이었다. 적극적인 몽규와 사색하는 동주의 상호작용이 그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읽으며, 서로를 이끌어주는 존재였음을 느낄 수 있었다. 또 윤동주가 얼마나 치열한 고민을 하며 시를 썼을지 조금 더 깊이, 입체적으로 느끼기도 했고. 


『소년, 동주』는 소설이지만, 우리가 오늘날을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우리는 어떤 곳을 바라보며 세상을 살아야 할지를 진지하게 고민해보게 하기도 했다. 물론 이 책은 윤동주를 조금 더 이해하기만 해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그러나 『소년, 동주』는 그것을 너머, 우리의 내면에 대해 내적 성장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었던 것 같다.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가을이 있는 그 우물 속 깊이 있는 사나이를 미워하고, 그리워하며 자신을 갈고닦았을 그처럼, 나 역시 내 안의 나를 조금 더 들여다볼 마음을 먹게 하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