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몽살구클럽
한로로 (HANRORO) 지음 / 어센틱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굿즈라고 생각하면 마음편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 마음의 위기를 다스리는 철학 수업 마흔에 읽는 서양 고전
강용수 지음 / 유노북스 / 2023년 9월
평점 :
품절


쇼펜하우어 열풍의 수혜를 받은 대표적인 책으로 알고 있는데 무언가 독특한 해석이 있기보다는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평이하게 풀어놓는 책에 가까웠다. 이럴바에는 쇼펜하우어가 직접 쓴 책을 읽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든다. 쇼펜하우어는 글도 잘 쓰는 편이라 난해하지 않고 재미있는 글을 쓴다. 그가 좋은 철학가이자 작가라는 걸 이 책을 읽고 알게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직 멀었다는 말 - 권여선 소설집
권여선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엔트로피에 대한 얘기를 들을 때마다 잘 정리된 방이 떠오른다. 넓은 창이 하나 달려 있고 창을 통해서 들어온 빛이 방안을 부드럽게 밝혀진다. 포근한 이불이 덮인 침대도 하나 있고 방주인이 썼을 법한 책상에는 여러 권의 책이 꽂혀있다. 엔트로피는 쉽게 말해서 이렇게 정리된 방이 개판이 된다는 것을 뜻한다. 더러워지는 방을 치워주는 주인이 없다면 집은 개판이 된다. 집안은 먼지로 뒤덮일 것이고, 누군가가 던진 돌멩이에 창문이 깨진다. 밖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먼지를 어디론가 쓸어가고 집을 수리해 주었으면 좋겠지만, 바람은 방을 더욱 흐트러트릴 뿐이다. 집안을 치워주는 사람이 없다면 집은 개판이 된다. 유감스럽게도 이것은 이 우주의 법칙이다.

 

그리고 더욱 유감스러운 것은 우리 인생도 가만히 있으면 점점 더 나빠지는 방향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젊을 때 공부하지 않은 사람은 나이 들어 나쁜 직업을 얻고. 나쁜 직업을 얻은 사람은 건강을 잃을 확률이 높다. 인간은 다양하고 그만큼 인생도 다양하지만, 인생의 몇몇 나쁜 징조는 인간을 더욱 깊은 수렁으로 이끌기도 한다. 인간의 생이란 결국엔 그 수렁에서 한 발짝이라도 더 멀어지려는 투쟁이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끝없이 어질러지는 방을 치우는 것과도 같다. 집을 어지르는 게 싸가지없는 동생이라면 등짝이라도 때릴 텐데 무시무시하게도 집을 어지르는 건 우주의 법칙이다. 이건 뭐 답이 없다.

 

권여선의 <아직 멀었다는 말>에는 우주의 법칙처럼 끝없이 나빠지는 인생이 더러 등장한다. <손톱>의 주인공 소희는 어렸을 적에 어머니가 언니의 돈을 들고 집을 나간 경험을 했고, 최근엔 언니가 소희가 모은 돈을 들고 도망친다. 소희는 겨우 이십대 초반이지만 자신의 미래가 훤히 보이는 인생을 살고 있다. 그 인생은 조금 더 나은 생활을 위한 장기적인 플랜이다. 그를 위해서 소희는 질 나쁜 일자리에 목을 메야하고 모든 일에 대해서 금전적인 계산을 하며 살아간다. 짬뽕을 더 맵게 할 500원이 아까워서 중국집에서 나오기도 한다. 우주의 법칙에서 이겨내기 위해서 그녀는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지만, 우주의 법칙은 점점 나빠지는 방향으로 전개되어 그녀는 뜻하지 않는 부상을 얻는다. 그런 부상은 소희의 계획에 없는 일이었기에 그녀는 치료비 7만 원을 포기한다. 많은 사람이 인생의 예측할 수 없음을 예찬하고 도전하라고 하지만 이 사회에서 우리는 예측되는 뻔한 인생을 두려움 섞인 눈으로 바라본다. <손톱>은 그렇기에 예외적인 서사는 아니다. 뻔하고 뻔하다. 예외 없이 꽉 막힌 소희의 인생처럼 공짜 껌을 씹는 노파의 인상은 뻔한 결말이지만 그렇기에 섬칫하다.

 

<너머>에서 보여주는 인상은 손톱과도 비슷하지만, 조금은 미묘하게 다르다. 여기서도 서사는 비슷하게 진행된다. 젊지 않은 나이, 기간제 교사,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알력다툼, 우주의 법칙은 상황을 귀찮고 지겹게 만든다. 독자가 느끼는 지겨움도 N이 학교에서 겪는 지겨움과 다르지 않다. 겨우 식판 따위로 아웅다웅하는 학교 내의 갈등은 교육청의 개입에 시시하게 끝이 난다. 이런 알력에 처음에는 관심을 가지던 N도 나중에는 지겹고 귀찮기만 하다. 그러한 귀찮음과 권태는 정확하지는 않아도 우주의 법칙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권태하는 인간은 인간을 수단으로 여기고 결국엔 세계를 더욱 개판으로 만든다. N의 어머니는 욕창으로 고통받고 교실의 뒷문은 고쳐지지 않는다. 그런 법칙에 일단 항복할 뻔한 N은 연장된 한 달의 기간 동안 어머니가 돌아가신다면 부조금이라도 더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소설은 놀랍게도 마지막 순간에 반전한다. N은 인간을 수단으로 여기는 세계에 저항하기로 한다. 말을 잃고, 죽어가며 점점 존엄을 잃어가는 어머니를 인간으로 여기고 포기하지 않기로 한다. 그녀의 말처럼 포기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모든 것이 개판이 되어가는 우주의 법칙에 저항하기 위해서는 인간은 인간을 수단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인간이 수단으로 다뤄지지 않을 때 인간은 더 나은 삶을 꿈꿀 수 있다. <손톱>의 비관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권여선의 여러 소설은 우주의 법칙에 저항하는 인간의 모습을 그려낸다. <송추의 가을>의 막내아들은 수단으로 다뤄지는 어머니의 죽음에 분노하고, <모르는 영역>에서는 서로를 진정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부녀의 모습은 인간이 마땅히 추구해야 할 소통의 방법이다. 누군가를 진정으로 이해하려 할 때 우리는 점점 나빠지는 우주의 법칙에 저항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누가 봐도 연애소설
이기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국 문학의 유쾌한 소설가로 기록될 이기호 작가의 연애 소설집이다. 짧은 소설들 그중에서 연애 소설을 모아 놓은 이 책은 작가의 다른 소설집인 <웬만해서 아무렇지도 않다>에서 연애와 관련된 이야기를 모아놓은 소설집이다. 사실 읽다 보며 느낀 것은 딱히 연애소설만 모은 게 아니라 남녀 사이에 일어난 여러 이야기를 모아 놓은 소설집에 가깝다.

 

표지가 참 귀엽게 느껴져서 사서 읽어봤지만, 이기호 작가의 대표적인 단편들보다는 분량도 짧고 느낌도 많이 다르다. 물론 짧은 소설이 작가의 다른 단편이나 장편과 똑같은 느낌이 든다면 그것도 어처구니 없는 것이다. 엄연히 장르란 것이 있는데. 이기호 작가의 소설은 초창기엔 현대판 실화나 기담같은 느낌이 있었는데 최근 들어선 현실 세계의 구체적인 상황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교회오빠 강민호>의 소설들이 그러했고 다른 짧은 소설집인 <웬만해서 아무렇지도 않다>에서도 이어지는 추세다. 이런 변화가 진보나 퇴보로 보이지는 않는다. 많은 소설가가 중년에 들면서 젊은 시절의 특성과 달라지고는 건 한다. 김영하도, 하루키도 그랬다.

 

<누가 봐도 연애소설>은 드라마에서 나오는 예쁜 선남선녀의 연애담을 다루는 책이 아니다. 사실 드라마에서나 예쁜거지 실제 연애는 얼마나 지루하고 피곤한 일인가. 그럼에도 인간은 다른 이성의 관심을 원하고 끝없이 연애한다. 그 관계의 양상은 멀리서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가까워지면 다채롭고 새롭다. 피츠제럴드는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의 수 만큼 다양한 사랑의 종류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 소설집도 그런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그렇기에 찌질하고 아련하고 당황스러운 감정들이 가득한 소설집이다.

 

마치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 같은 소설들을 보면 약간은 평이한 이야기 같다고 느껴진다. 특별할 게 없다. 하지만 그렇기에 이 소설집을 읽고 나서 약간의 아련함을 느낀다. 책을 덮고 나선 마치 친구의 롤러콘스터 같은 연애담을 듣고 난 것 같다. 그렇기에 이 소설들을 끝까지 읽고 기분이 좋았다. 책의 중간중간에는 표지와 비슷한 일러스트가 실려있는데 그런 일러스트들도 책을 읽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그렇다면 다들 즐겁게 책을 읽으시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두루미의 잠 문학과지성 시인선 586
최두석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자연을 소재로 한 시에 대해서 거부감을 느껴왔다. 평생을 도시 사람으로 살아왔기에 시골 생활의 느린 패턴에 익숙하지 않다고 할까? 아니면 서정시를 가장해서 사랑’, ‘희망’, 같은 감정을 어떤 고민 없이 풀어내는 얄팍한 시들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런 시들은 언어의 대한 고민보다는 인간 공통이 느낄 수 있는 감정에 의지해서 타인의 공감을 이끌어내려고 한다. 그리고 그런 공감에 의지한 시나 소설의 경우는 서점에 가면 수도 없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언제부터 문학의 목적이 공감이되었나. 자연을 소재로 한 시의 경우에는 거의 대다수가 자연예찬으로 흐르는 경우가 많다. 얄팍한 이런 시들은 자신이 무엇을 보고 감탄을 했다는 직설적인 내용이 대다수다. 나는 그런 감상에 가까운 시들을 볼 때마다 그들의 귀에다가 당신이 왜 그런 감정을 느꼈는지 이야기해주는 것이 시가 아니냐고 소리치고 싶었다. 독자는 작가가 느끼는 감정을 느낄 수 없다.

 

최두석 시인의 <두루미의 잠>은 그런 점에서 첫머리의 시를 읽고 약간은 움찔거렸던 게 사실이었다. 이 시집도 자연 예찬으로 흐를까? 그런 고민을 하며 시집을 읽었다. 결론적으로는 자연 예찬이 맞았으나 내가 우려하는 방향으로 그러한 것은 아니었다.

이 시집의 시들은 오래도록 자연을 관찰하고 그 관찰의 결과를 단순함에 가까운 언어로 표현해나간다. 그 단순함에 어쩐지 마음이 끌린다. 시는 새와 물속의 생물들과 그 모든 것을 품은 산과 강과 흙에 대해서 말한다. 생태 시라는 관점에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한 인간의 삶을 충실하게 묘사하는 것만으로도 정치적일 수 있는 것이 문학이다. 굳이 생태시라고 표현하지 않더라도 자연을 성실하고 충실하게 묘사하는 것만으로 시는 무엇보다도 훌륭한 생태시가 되는 것이다.

시를 읽을 때마다 묘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찌보면 단순하며 요즘 젊은 시인의 시에서 보여주는 상상력이라고 할만한 것이 거의 없지만 시를 읽을 때마다 시인이 그려나가는 자연의 요소요소가 자연스럽게 상상된다. 단순하기까지 한 언어만으로도 이런 걸 느낄 수 있구나 하고 충격을 받기까지 했다.

아름다운 곳에 가서도 그저 좋다라고 말하는 것이 나를 비롯한 대다수 사람들의 감상일 것이다. 아는 것이 많을수록 더 사랑하게 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이 시집의 시들은 그만큼 시인이 사랑하는 것이 많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