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후와 철학자들 - 덕질로 이해하는 서양 현대 철학 자음과모음 청소년인문 20
차민주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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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왜 철학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걸까? 나는 철학에 대해 큰 관심은 없지만 철학하면 왠지 의도적으로 노력해야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된다. 사회의 대다수가 철학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동참하는 사람이 되고싶은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읽어봐도 모르겠고, 왜 철학이 중요한지도 모르는 삶을 살아왔지만 위대한 철학자의 이야기나 입문서가 있다면 읽어봐야한다는 의무감이 생겼다. 예전부터 철학과 관련되면 더 고고해보이고 더 똑똑해보이기 마련이라 알아서 나쁠것도 없고, #덕후와 #철학자들에 나오는 위대한 철학자들 중에는 모르는 철학자들이 많아서 지적 허영심을 채우기에 아주 좋아보였다.

페르디낭 드 #소쉬르 - 시니피앙ㆍ시니피에

찰스 샌더스 #퍼스 - 아이콘ㆍ인덱스ㆍ심벌

에마뉘엘 #레비나스 - 초월

장 폴 #사르트르 - 실존주의

게오르크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 - 정반합

카를 #마르크스 - 사용가치와 교환가치

레이먼드 #윌리엄스 - 감정의 구조

앙드레 #브르통 - 초현실주의

롤랑 #바르트 - 푼크툼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언어놀이, 질 들뢰즈 - 리좀

덕후와 철학자들 차례 중 1부 덕후의 세계

결론적으로 [덕후와 철학자들], 이 책은 정말 기대없이 봤는데 철학에 대한 생각을 스스로 해보게되고, 요새 사람들이 쓰는 인터넷 용어(또는 덕후들의 용어)와 흐름들, 예술과 철학의 관계 등에 대한 생각들에 대해 알게 됐다.

철학을 어떻게 이야기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차민주 작가님은 특이하게도 철학을 설명할때 덕후의 이야기를 한다. 덕후들의 기호놀이, 덕질과 초월, 굿즈, 케이팝의 변증법, 덕후의 노동, 덕후들의 예술, 상상계를 위한 덕질 등과 같이 덕질을 철학적으로 설명하는데 어쩜 찰떡같은지 보는 내내 내가 철학으로 덕질을 배우는 느낌이었다. 덕질도 멋진 일인걸? 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알고보면 덕질 입문서인가?

[덕후와 철학자들]을 읽고 철학이 덕질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것처럼 철학은 인간과 자연, 사회에 대해 설명하기위해 나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세상에 호기심 많고 똑똑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자연 현상을 설명하기위해 과학자가 있는 것처럼 철학은 자연부터 세상의 모든 일들을 설명하는 학문이었다는 사실을 이제야 명확하게 깨닫게 되다니... 차민주 작가님은 많은 철학자의 이론을 독자에게 제대로 가르치기 위해서인지 삽화로 요약까지 하셨다. 글자체부터 일러스트까지 나의 취향에 잘 맞아 소장가치가 있는 책이기까지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재미있으니까. 그리고 내가 몰랐던 인터넷 용어 짤과 밈에 대해서 알 수 있게됐다. 사실 아직도 명확히 구분이 되진않지만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나 유전자처럼 모방되고 공유되어 확산되는 온라인의 유행, 그리고 덕후들의 짤의 제작에 대해서도 알게됐다. 그리고 네임드, 쿠크, 모에, 덕후존, 덕계 등등 몰랐던 덕후들의 은어에 대해서도 새로 알게됐다는 사실이 새로운 철학 이론을 배우는 것보다 더 중요했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다. 어느새 나도 나이가 들고 덕후들의 삶을 전혀 모르고 살고 있었다는 자각을 가지게되고 어쩌면 온라인 용어들에 대해서도 낯설어져 버렸구나 하는 현타가 온다. 이외에도 엄청 많은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은데 20세기 미술사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사르트르의 실존주의와 스피노자의 시발비용이 인상깊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덕후와 철학자들] 상단에 청소년 인문이라고 씌여있는데 청소년들만 덕질을 하는 것은 아니고 그냥 좋은 책이니까 다들 읽어보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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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땅 로어랜드 로어랜드 시리즈
제니 맥라클란 지음, 도현승 옮김 / 위니더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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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판타지 아동 소설을 읽게 됐다. #비밀의#로어랜드! [비밀의 땅 로어랜드]를 읽기 전에는 해리포터나 약간은 유치한 모험 소설을 예상했더랬다. 그런데 제니 맥라클란 작가님은 중학교 영어 교사여서인지 술술 소설이 눈에 들어오더니 곧 로어랜드에서 아이들과 같이 모험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의 몰입감을 경험했다. 생각보다 미스터리한 느낌과 청소년기의 어두운 마음들에 주목해서 소설 느낌이 연령대보다 어른스러웠다. 해리 포터처럼 현실의 어두움과 문제들은 판타지 세상 로어랜드에서 모험을 하면서 주인공들이 성장한다. 어찌 보면 마법 세상의 사악한 어른 앞에 어린아이들이 대책 없이 내던져진 해리포터보다는 더 현실적이며 있을 법한 이야기 인지도 모르겠다. 그렇다. [비밀의 땅 로어랜드] 영화로 만들어지지 않을까? 책에 삽화가 아주 귀여워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다면 더 좋을 것 같다.

귀를 기울이면 모두가 이미 얘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거야! 아무나 붙잡고 가장 좋아하는 놀이가 뭐냐고 물어봐. 그럼 눈빛에 쓰여 있을 거야. 그곳으로 돌아가 잠시 동안 마법 같은 시간을 떠올리지. 진짜 세계를 말하고 있다는 사실은 모를 거야. 이미 과거의 놀이로만 남아있거든. 이미 인터넷에도 있어. 유령과 트롤, 요정, 호수 괴물까지! 그런 게 다 어디서 나왔겠어?

본문 중 263쪽

비밀의 땅 로어랜드에서 주인공은 쌍둥이 남매 아서와 로즈인데 소설의 화자는 아서다. 며칠 후에 중학교에 들어가야 하는데 아서는 축구도 못하고 생일 선물로 휴대폰 대신 망원경을 원하며 세상에서 여동생 로즈와 노는 것이 제일 좋은 아이다. 반면 로즈는 조금 더 컸다고 친구들과 더 어울리며, 휴대폰만 들여다보고 더 이상 아서와 노는 것을 거부하고 아서가 무서워하는 것들을 이용해 싸움을 하고 영악한 짓들을 해서 서로 같이 놀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그런

쌍둥이 남매가 할아버지 집에서 방학을 보내는 동안 과거의 추억이 깃든 다락방을 정리하면서 발견한 간이침대를 통해 로어랜드에 들어가게 된다. 엄마와 아빠, 집이 있는 현실 세계와 환상적인 로어랜드의 세계 중에서 더 현실처럼 느껴지는 로어랜드에서의 모험은 보는 나조차도 조마조마하고 무섭게도 느껴지는 일이었는데 로어랜드가 비밀의 땅인 이유가 있다. 나중에 밝혀지지만 읽으면서 로어랜드에서 일어나는 이상한 일에 대한 이유를 생각해 보면서 읽어보면 무릎을 딱 치게 된다. 당연한 인과관계지만 어찌 보면 반전이라고 할 수 있어 왜 [비밀의 땅 로어랜드]가 영국 아마존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었는지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남매인 아이들이 읽어보면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있을 것만 같다. 제니 맥라클란 작가님의 상황 설정 능력과 그들의 싸움이 아주 현실적이다. 그리고 갈등을 해소하고 또 그 갈등이 생긴 이유에 대해서도 청소년기 아이들이 가진 문제와 불안함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이야기해 주고 있어서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들을 이해해 보기 위해 읽어보길 잘 한듯하다. 어른들은 세대 차이라는 것이 있어서 아이들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고 공감해 주는 능력이 거의 제로에 가까운데 이 책의 할아버지는 멋진 어른은 어떤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도 한다. [비밀의 땅 로어랜드]의 유일한 어른으로 나오는 할아버지인데 정말 훈훈하다. 어른과 아이들 모두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 좋다.

📓책좋사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서적만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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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버스 특서 청소년문학 20
고정욱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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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소설 책을 많이 읽지 않았는데 청소년 성장 소설을 읽게되고 부터 열심히 읽게된다.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서 일 수 도 있지만 지친 마음에 적당한 갈등과 기발한 해결책, 그리고 어른들의 반응을 읽으며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수있는 장점이 있다. 아직은 어리디 어린 내 아이들인데 이번주는 너무 힘들었다. 내가 상상도 못할 사고를 치거나, 아무리 이야기 해도 듣지를 않아서 내버려두다보면 도가 넘는 장난으로 보답을 받게되는... 그렇지만 아이를 너무 몰아부친것같아서 후회되는 마음이 너무 크다. 뭐가 맞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나의 감정을 잘 다스려봐야지. 책을 읽으면서도 배우고, 이미 실수를 한 것을 통해서도 배우는 것이 있어야 한다.

요새 아이들을 키울때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자존감이다. 나 어릴때는 국민학교 때부터 책임감을 강조하는 교육이었다. 교육을 한다고 해서 책임감이 좋아지는 것은 아닐것이고 지금 나와같은 세대들을 바라보면 그때의 교육이 효과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른이 된 지금 책임감 또한 중요한 덕목인것은 사실이다. 학교 교육보다는 청소년들이 책임감에 대한 책을 읽게되는 것이 더 나을 일이다.

청소년기의 책임감에 대해 이야기하는 #스토리 #텔링 #버스 책은 어떤 내용일까? [스토리 텔링 버스]의 고정욱 작가님은 까칠한 재석이 시리즈의 유명한 작가님이라고 한다.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다보니 고정욱 작가님이 장애가 있으시다고 해서 나무위키를 검색해서 찾아보았다. 소설보다 더 극적인 삶을 살아온 작가님의 인생이 더욱 소설처럼 읽혀졌다. 그리고 스토리 텔링 버스의 시작을 연 사우디아라비아 건설 노동자의 이야기 또한 너무 극적인데 실화를 바탕으로 했나 싶어 나무위키와 네이버 지식인을 찾아보았다. 언급된 기사가 없었던 점을 볼 때 결론적으로 80년대 풍문으로 나도는 이야기였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고정욱 작가님의 스토리 텔링에 푹 빠져 실제 있었던 사건들인듯 여겨졌고 어찌보면 사우디아라비아의 건설 현장에 있었던 현실들이 소설보다 더 극적일 수도 있었겠지 싶다. 또 스토리 텔링의 또 다른 소재는 60년대 집안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군인 장교의 이야기와 글의 힘, 카피라이터의 이야기가 있는데, 나이가 좀 더 들 수록 이해되는 소재일 수도 있는데, [스토리 텔링 버스]를 읽다보면 어른들끼리 버스에서 서로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라 그렇다. 옛날과 달리 요즘은 핵가족화되어 아이들은 아이들만의 세계가 확고해서 어른들과 대화하는 것이 어려울텐데 책을 통해 어른들의 삶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좋겠다.

[스토리 텔링 버스]를 읽으면서 가정의 해체 문제는 IMF때 심각한 문제였는데 그 당시 어린 아이부터 청소년기까지

어려움을 겪은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현재 힘든 삶을 살고 있다고 한다. 물론 가정의 해체는 지금도 문제다. 가정의 해체와 이성 관계에서 오는 책임감을 재밌지만 가볍지 않게 풀어낸 [스토리 텔링 버스]가 그들에게도 위안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청소년들이 [스토리 텔링 버스]를 읽고난 후의 서평까지 실려있으니 아이들의 다양한 시각 또한 알아볼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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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하늘도 색색 빛깔 하늘로 바뀔 수 있어
환자 정 씨 지음 / 찜커뮤니케이션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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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주변에서 #암에 걸리는 경우가 많아졌다. 나도 아이를 낳고 한 해, 두 해가 지나가면서 없던 두통과 불면증,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물론 소소하게 관절이 아프거나, 점이 많아지거나, 티눈들까지 하면 내 몸은 정말 자잘한 병들이 점령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물론 주변에도 암뿐만 아니라 당뇨, 통풍, 갑상선, 골다공증 등등 셀 수 없는 많은 병들이 있다. 당연하게도 남이 암에 걸렸어도 내 티눈이 더 중요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그래서 그렇듯 남에게 '아프면 병원에 가서 검사해. 진통제 먹어. 약 사 먹어.'라고 쉽게 말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회색 #하늘도 #색색 #빛깔 #하늘로 #바뀔 수 있어, 이 책은 주변의 아픈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생각하고 어떻게 병을 극복할 수 있는지 알고 싶어 보게 됐다. 실제로 유방암과 정신과 약 부작용 극복 체험 수기라고 할 수 있다. [회색 하늘도 색색 빛깔 하늘로 바뀔 수 있어] 책의 작가님은 유방암과 정신과 약 부작용에 대해 알리고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서 쓴 책이라고 하셨는데, 또한 고된 유방암 투병기를 글로 남겨서 정신적으로 더 큰 안정도 얻으셨을 것 같다.

책에는 서론에는 작가님이 책 전체에서 이야기하고 싶었던 유방암과 정신과 약과 수면제의 단약의 큰 줄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암 투병 환자의 가족 이야기, 병원에서 정신 바짝 차리고 확인해야 할 사항, 그리고 일기이다. 마지막으로 치료를 위해 필요한 여러 가지 방법들(운동, 마음의 안정, 마사지, 식습관, 혈액순환)이 실려있다. 약간의 반복적인 내용들이 나와서 읽어도 계속 같은 자리를 맴도는 느낌이 있었지만 사실 나도 기저질환을 가진 가족이 있기에 정독하고 작가님의 마음에 동조하는 마음이 컸다. 전문 작가님이 아니지만 환우를 생각하는 따스한 마음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기저질환이 있는 가족을 떠올리며 읽어보니 작가님과 비슷한 점도 많았다. 세상에 부끄럽지 않게 살아오셨는데 너무나 참고 사신 스트레스로 아프신 겐지 보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 인생을 그럴 수밖에 없었으나 억울하게 생각되는 많은 일들을 품고 또 그렇게 사셨던 삶이 이해 안 되는 바는 아니지만 간병하는 가족들이 그것을 다 감내하는 것도 힘든 일이다. 그렇더라도 이렇게 비슷한 환우의 이야기를 접하게 되니 가족을 조금은 더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결국 본인의 병은 본인이 제일 잘 알고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것이 젤 중요한 깨달음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몸도 힘들고 마음도 너무 힘들어서 정신과에 가고 싶었었고 가족에게도 정신과 약을 추천했던 적이 있었다. 나는 시간이 너무 없어서 그냥 감내하기로 결정했고, 가족은 정신과 약의 부작용을 예로 들어 완강히 거부했었다. 전에는 근거 없는 불안이라고 생각했었는데, [회색 하늘도 색색 빛깔 하늘로 바뀔 수 있어] 책을 읽고 나니 내 생각이 전면적으로 잘못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나는 이겨낼 수 있는 고통에 약을 들이부을 생각이었고, 가족은 정말 부작용으로 힘들었을 가능성이 높으니 말이다. 인터넷에 정신과 의사 엄마의 정신과 약 예찬론에 빠져서 감기약처럼 정신과 약을 취사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현실은 그것이 잘 못된 것일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친구의 가족도 간호사였는데 정신과 약을 복용하는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어 친구의 추천도 있었기는 했다. 그런데 환자는 사람 수만큼 모두 경우가 다르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얼마나 다행이에요? 그것으로 고마워하세요."

(책의 본문 중 눈이 잘 보이지 않아 진료를 봤던 안과 의사_ 좋지 않은 위로)

"암 환우는요, 기수를 떠나서 다 힘드신 것 같아요.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책의 본문 중 정신건강의학과 의사_ 좋은 위로)

책 뒤표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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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개의 폭력 - 학교폭력 피해와 그 흔적의 나날들
이은혜 외 5명 지음 / 글항아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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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이를 먹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제일 큰 걱정은 학교에서 잘 적응을 할 것인가이다.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과 비슷하게 잘 크고 있지만 항상 찜찜한 마음이 드는 것은 왜일까? 부모들은 내 아이가 왜 다른 아이들과 비슷하게 커야 하고 사회성, 자존감에 관심을 가지는가? 그것은 '모난 돌이 정 맞는다.'와 같이 다르다는 것에 사회가 인정하지 못하고 가해를 정당화하는 문화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인생의 반 정도는 학교에서 공부를 했고, 1/4은 회사에 다녔고, 1/4이 안되게 아이를 키워오면서 지금이 제일 중요하다 생각할 수 있는 이유는 그것은 과거를 많이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잊어야 할 정도로 상처받은 일들은 대다수 학교에서였다. 내가 당한 부당한 일들, 물론 뉴스에 나올 정도로 심각한 일들은 아니었지만 주변인들에게 눈물을 흘리면서 이야기할 정도는 되었다. 나의 인생에서는 잊히지 않는 일들... 10년이 지나고 더 이상 친구나 학교가 필요 없어진 시점에서 이야기를 꺼내면서 너무 슬펐고, 다시 10년이 지나니 담담해진다.

여섯 개의 폭력, 이 책에 깊은 공감을 가질 수 있었다. 이유는 학교 폭력에 대한 피해자들의 분석과 아직도 끝나지 않은 학교 폭력을 외면하지 말자는 외침, 지금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에 대한 배려가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부모이자 선생님으로서 자식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는 임지영 선생님의 글에서는 눈물이 펑펑 나왔다. 어째서 사회는 피해자들에 대한 공감이 부족한가! 세월호 사건에서조차 너무 오래 세상을 분열시킨다거나, 돈을 위해 시끄럽게 한다고 떠들어 댔으니... 일 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말이다. 왜 피해자에게만 잊어버리라고 강요하는가 말이다.

폭력 상황에 부딪혔을 때는 그 상황을 제대로 인식할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또 그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은? 비단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임에도 피해자가 되는 경우는 허다하다. 성폭력에 대한 미투는 전 세계적으로 일어났고, 지금도 뉴스를 보면 군대 조직의 집단적인 피해 은폐에 좌절하고 자살한 군인도 그렇다. 세상에서 죽어야만 하는 죄는 없건만 끊임없이 정신적, 신체적 피해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하고 마는 피해자들... 우리는 그들을 위한 세상이 되어 줘야 한다. 가해자가 아닌. 특히 학폭에서는 더욱더. 이 책에서는 학폭 미투에 대해 언젠가는 일어나야 했을 일이라고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그리고 학생끼리의 학폭보다 더 심각한 일은 어른들의 무관심이라고... 학생 수가 많다는, 나도 피해자라는 선생님들의 변명은 그저 책임 회피일 뿐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한다.

몇 년 전 회사 동료의 딸이 학폭 위원회, 경찰서까지 가서 상황 설명, 피해 사실까지 제시했으나 결국에는 다수의 가해자들에게서 괴롭힘 당할 짓을 했으니 당해도 싸다는 식의 말을 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피해자로서 학교, 학폭 위원회, 경찰서를 찾아다니는 일이 쉬운 것도 아니지만 결론은 더 황당하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일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알 수 있게 한다.

내 아이들에게는 언제든 비상문이 옆에 있음을, 학교생활이 전부가 아님을, 너의 선택을 언제나 우선순위에 두겠다고 꼭 이야기해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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