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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경십서 1 : 손자병법, 오자병법 - 중국의 모든 지혜를 담은 10대 병법서
신동준 역주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고,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된다.”
세상에는 분명히 선과 악이 존재하겠지만, 국가관계에서 이를 적용하기란 매우 어렵다.
진정한 정의는 무엇일까?
플라톤은 국가론에서 정의란 각자의 소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했다.
통치자는 나라를 잘 통치하며, 보조자는 통치자를 돕고, 농부나 직공은 농사를 잘 짓고 직물을 잘 만드는 데 있다.
나라를 잘 통치한다는 것은 사실 굉장히 어렵고,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일이다.
물론 자기 몸 하나 잘 보존하겠다는 생각으로 국가의 권력을 자신의 이익을 세우는데 이용하는 사람에겐 국가의 무게란 깃털만큼 가벼운 것이겠지만, 사실 국가라는 이름 뒤에는 수 백, 수 천만 명의 먹고 사는 문제, 즉 삶과 운명이 달려있다.
나라를 통치한 다는 것, 즉 국가를 움직이는 것은 단순한 이념을 넘어 그들의 생과 사를 유지하기 위한 이익을 우선 시 해야 된다는 점에 방점을 찍고 있다.
우리나라의 현대사를 보면 ‘유신체제’라는 지울 수 없는 아픈 상처가 있다.
국가의 근본이념인 헌법을 넘어선 사상 초유의 권력체제가 만들어 진 것이다.
이에 대해서 엄정한 역사적 평가가 있어야겠지만 그 평가가 오늘날에 이르러서도 여러 의견들로 분분한 것은 유신체제의 중심에 있는 박정희 대통령이라는 존재가 국민들의 생과 사, 즉 경제발전과 같은 먹거리에 대한 기초적인 문제를 우선 시 하여 현 경제체제의 기초를 닦았다는 점에 의거 엇갈린 평가가 나오는 것이 아닌가 싶다.
무려 2차례라는 세계대전을 겪은 이후, 세계의 여러 나라들은 전쟁의 아픔과 위험성을 매우 뼈저리게 경험했다. 그런 까닭에 앞으로 더 이상의 세계 대전은 없겠지만, 그렇다고 지구상에서 전쟁이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세계의 도처에서는 국지전의 양상을 보이는 곳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전쟁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겠지만, 혹시 전쟁에 임하게 된다면 반드시 승리를 해야 한다.
그것도 빠른 속도로 승리해야 전쟁으로 인한 부작용이 적을 것이다.
전쟁에서 가장 좋은 것은 싸우지 않고 적을 이기는 것이다.
싸우지 않고 적을 이기기 위해선 상대보다 강해져야 한다.
강대한 힘을 갖추어 적이 감히 쳐들어올 생각조차 못하게 하는 것이다.
즉, 부국강병이 최선의 방법인 것이다.
그렇다면 부국강병을 만들기 위한 기초는 무엇일까?
관중은 “관자, 치국”편 에서 “무릇 치국평천하의 길은 반드시 우선 백성을 잘살게 하는 데서 시작한다. 백성이 부유하면 다스리는 것이 쉽고, 백성이 가난하면 다스리는 것이 어렵다”라고 이야기 한다.
국민이 잘사는 길, 경제적인 윤택함이 부국강병의 기초가 된다는 이야기이다.
그런 까닭일까?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이지만, 경제적인 부분에서 만큼은 탈 사회주의를 표방하며 경제적 강화를 꾀하고 있다. 역시 세계적인 병법서 중 그 으뜸을 배출해낸 나라답다.
춘추전국시대와 5호16국 시대 등을 거쳐 중국역사는 수많은 전쟁의 기록들을 가지고 있다.
어떤 이들은 그 당시와 지금은 시대가 다르니 옛 기록들이 그다지 유용하지 않다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역사적 기록들이 중요한 까닭은 “권력에 대한 인간의 욕망과 욕심은 과거나 지금이나 동일하며, 이것은 전쟁을 불러오는 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다만, 과거에는 무력전쟁을 통해 주도권 쟁탈을 벌여온 것이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무력이 아닌 경제전쟁을 통해 싸운다는 차이만 있을 뿐이다.
형태만 다를 뿐 똑같은 전쟁이다. 지금은 병법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이다.
중국은 어려운 과제에 직면할 때마다 조상들이 남긴 병법서를 통해 이를 극복해 갔다.
많은 병법서 중 무경십서를 그 으뜸으로 치는데, 무경십서란 무경칠서(손자병법, 오자병법, 사마법, 울료자, 당리문대, 육도, 삼략.)라 부르는 일곱 권의 병법서와 21세기에 와서야 그 가치를 대중적으로 인정받기 시작한 “손빈병법, 장원, 삼십육계.” 이 세 권을 합하여 무경십서라 한다.
그러한 무경십서 중 “손자병법”과 “오자병법”에 대하여 가볍게 이야기 해본다.
손자병법.
총 13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병법서의 바이블로 여겨지는 손자병법은 기원전 6세기 춘추시대 제나라 손무에 의해서 쓰여진 것으로 많이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역사적 사건에 의하면 이 책은 손무나 아닌 다른 사람에 의해서 쓰여졌다고 보여지는 증거들이 더욱 많다.
또한 지금 우리에게 전해져 오는 손자병법은 과거로부터 손자병법이라고 전승되어 온 것을 조조가 재정리하여 주석을 넣은 것으로 기존에 잘못된 해석이나 불분명한 내용을 벗어나 새롭게 정리한 것이다.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를 보면 조조는 간웅으로만 알려져 있으나, 역사 속에서 조조는 병법과 문장의 달인일 뿐만 아니라 인재를 매우 아끼고 출신성분과 상관없이 능력에 따라 높게 등용할 줄 아는 탁월한 경영자였다고 한다.
그런 조조에 의해 타인들에 의해 82편으로 늘어난 손자병법을 정수만을 추려 13편으로 만들어낸 손자병법. 이 책이 시대를 넘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말하고 싶은 바를 조용히 들어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오자병법.
우리나라에서는 오자병법이 손자병법만큼 대중의 유명세를 타지는 못했지만 중국에서는 일찍이 무경칠서 중 하나로 채택될 만큼 유명한 병법서이다.
오자병법도 그 지은이에 대한 여러 학설이 있으나, 춘추전국시대 오기 혹은 오기의 제자가 썼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손자병법과 오자병법 모두 전쟁에서 승리를 그 목표로 삼은 점에는 모두 같다. 그러나 어떻게 이길 것인가에 대한 방법적인 측면에서는 사뭇 다른 점을 보인다.
손자병법은 전쟁에서 승리를 위한 전략과 같은 방법적 측면을 보인다면, 오자병법은 전쟁에서 승리를 만들기 위한 전술적 측면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격변하는 오늘날에 있어 전략과 전술이 적절히 운용되어야만 승리를 쟁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자병법 또한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병법서 중 하나일 것이다.
위즈덤 하우스에서 금번에 무경십서를 4권으로 걸쳐 펴냈다.
그 중 1권의 책은 ‘손자병법’과 ‘오자병법’을 다루고 있다. 무경칠서 중 이 두 권의 병법서를 흔히 ‘손오병법’이라 하면서 제일 으뜸으로 친다. 병법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1권을 반드시 읽어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