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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의 습관
최장순 지음 / 홍익 / 201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보통 '기획'이라는 단어를 보면 먼저 어떤 생각이 떠오를까?
두툼하고 칼라풀한 서류뭉치, 핵심키워드, 잘 정리된 각종 도표와 사진, 프리젠테이션, 창조적 행위, 어렵다 등 일 것이다.
우리는 흔히 기획은 어려운 작업으로 전문가가 하는 작업으로 나와는 상관없는 분야라고 많이 생각한다.
그러나 저자는 다르게 생각한다.
기획은 전문가만의 영역이 아닌 우리의 삶이며, 우리의 일상이 기획의 연속이라는 것이다.
'기획자의 습관'의 저자인 최창순님은 기획의 개념에 대해서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
“기획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어떻게 하면 되지?’라는 생각이 곧 기획이다.
기획은 ‘어떻게 하면’이라는 방법의 차원과 되지?라는 효과의 차원을 동시에 담고 있다.
원하는 결과를 먼저 정하고, 그것이 효과로서 나타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여행일정을 짜는 일, 일상에서 메뉴를 고르는 일, 청소의 순서를 정하는 일, 옷을 고르는 일, 대화를 나누고, 상대를 바라보는 일 등등이 다 기획이다.
‘점심은 뭘 먹을지’ 고민하는 것도 기획이다.
만약 ‘영양’을 기획한다면 삼계탕을 먹자고 할 수도 있다. 삼계탕 집에 언제나 긴 대기줄이 있다면, 점심시간 되기 20분 전에 나가야 한다는 구체적인 행동까지 정한다.
원하는 결과를 먼저 정하고 그것이 효과로 나타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 이 개념에 부합되었다면 바로 기획인 것이다.
만약,
‘새로운 맛’이 목적이라면 그간 먹어보지 못한 음식이 무엇인지, 무얼 좋아하는지 동료에게 물어보고(타겟 분석), 범위가 좁혀져 근처 식당 후보군이 선정되면 포탈이나 인스타 검색으로 핫한 곳이 어디인지 다시 알아본다. 그리고 그곳의 메뉴는 무엇이고, 누가 먹어봤는지, 소비자 반응은 어떠했는지 리뷰를 찾아본다.
이 모든 과정이 일상에서 일어나는 고도의 기획 과정이다.
저자는 '기획자의 습관'이라는 책을 통해 일상생활 중에서 기획 감각을 기르는 자신만의 습관을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기획력을 기르는 저자의 생활 습관 중에 “해시태크에는 기획 아이디어가 숨어 있다.”, “사진만 잘 읽어도 답을 얻을 수 있다.” 는 소제목이 가장 크게 와 닿기에 가볍게 정리해 본다.
#사진
나는 무엇에 대해 알고자 할 때 가장 먼저 이미지 검색을 하는 편이다.
주로 포털사이트와 인스타그램을 활용한다.
놀이공원이라는 브랜드를 컨설팅할 때의 일이다.
먼저 구글에 #Amusement Park 혹은 #Amusement-Park라고 입력해 본다. 사진들이 등장한다. 이미지를 쭉 보며 ‘놀이공원’에 대한 대략적인 묘사를 마친다.
이후엔 교차검색을 통해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본다 .
교차검색이란 키워드를 두 개 이상 중복해서 검색한다.
Amusement Park, People 이라는 식으로 말이다.
교차검색을 통해 검색된 사진을 보면 비명을 지르는 사람, 환호를 지르는 사람, 웃는 사람들 등 놀이공원 내 다양한 모습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이렇게 사진을 하나씩 묘사하면서 키워드를 요약한다.
그렇게 묘사하다 보면, 기획자의 관점과 분석의 맥락에 따라 키워드를 몇 가지로 묶어 개념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해시태크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면서 대부분 코멘트를 함께 기록한다. 바로 해시태크다.
해시태크는 게시물에 일종의 꼬리표를 다는 기능이다.
사람들은 해시태크를 입력하면서 비슷한 취향을 지닌 유저들은 서로 팔로우 한다. 작은 그룹화 되는 것이다. 이런 해시태크를 통해 사람들의 다양한 관점과 유행을 알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에 #망리단길을 입력해 보자.
13만개의 사진이 나온다.
사진을 눌러보며, 입력된 해시태그를 골고루 살핀다.
#망리단길, #먹스타그램, #카페, #술스타그램이 함께 나온다.
이런 해시태크가 사진마다 많이 나온다는 것은 망리단길을 찾는 주 목적 중 하나가 카페, 먹거리, 술 때문이라는 이야기다.
만약, 여러 사진에 #망리단길, #서울여행, #서울이라는 태그가 많이 나온다면, 지방에서 서울 여행을 할 때 필수코스로 망리단길이 급부상했다는 의미다.
사진과 해시태크를 통해 나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간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게 해준다.
지금까지 기획은 무엇인가 무에서 유를... 무언가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는 작업이라 여겨졌지만, 이 책을 통해 기획은 우리 내면 속에 숨겨진 공통된 무언 가를 꺼내서 이해하기 쉽게, 따라 하기 쉽게 이미지화 시키는 작업이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