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멍 때리기의 기적 - 생각을 멈추고 여유를 찾는 뇌의 비밀
스리니바산 필레이 지음, 안기순 옮김 / 김영사 / 2018년 6월
평점 :
품절
1.유레카
“이 왕관이 순금으로 제작된 것인지 아니면 은을 섞어 만든 것인지를 알아내라. 단, 왕관을 절대로 손상시켜서는 안된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요 수학자인 아르키메데스는 왕으로부터 명령을 받고 깊은 고민에 빠진다. 그러던 어느 날 머리를 식히기 위해 들어간 목욕탕에서 우연히 부력의 원리를 발견하고 ‘유레카’를 외치면서 이 난제를 해결해냈다.
어떤 난제를 해결했을 때의 대명사가 된 ‘유레카’는 깊은 고민이 아닌 휴식 중에 일어난 역사적 사건이었다.
2. 뇌에도 휴식을
건강한 몸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휴식이 필요하듯, 우리의 뇌에도 휴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대인의 뇌는 휴식을 할 시간 없이 늘 혹사당하고 있다.
회사에선 바쁘게 일하고, 퇴근길엔 휴대폰에 푹 빠져있으며, 퇴근해서는 TV를 보거나 게임을 한다. 사람들은 잠시도 쉬지 않고 무엇인가에 계속 집중하고 있다.
집중, 집중, 집중.
어떤 프로젝트에 오랫동안 시간과 예산을 투자했지만 그것을 해결할만한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했을 때, 일반적으로 우리는 더욱 더 프로젝트에 집중할 것을 강요 받는다.
오직 집중만이 이 난제를 해결할 유일한 비책인 것처럼 말이다.
왜일까?
아마도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집중’은 좋은 것, ‘비집중’은 나쁜 것, '집중'은 생산적인 것, '비집중'은 비생산적인 것이란 이분법적 사고를 강요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들은 ‘멍 때리기’를 통해 난제를 해결하거나 새로운 창의적인 문제를 발견해 왔었다.
뉴턴의 만유인력은 그렇게 발견되었으며, GE의 유명한 잭 웰치 전회장도 매일 1시간씩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곤 했다고 한다.
또한 운전 중 ‘중합효소 연쇄반응 기법’의 아이디어를 떠올린 미국 생화학자 캐리 뱅크스 멀리스, 2년간 서곡을 200편 작곡한 조지 필립 텔레만, 시카고심포니오케스트라를 세계 정상 반열에 올린 프리츠 라이너 등의 업적은 모두 멍 때리기의 소산이었다는 것을 안다면 ‘멍’ 때리기가 비생산적이고 나쁜 것이라는 섣부른 주장은 쉽게 나오지 못할 것이다.
3. 멍 때리기의 효과.
뇌는 외부에서 자극하지 않으면 일단 휴식을 취한다.
몽상을 하거나 잠을 자는 동안 우리의 뇌는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이하 ‘DMN’이라고 함)라는 것이 작동된다. DMN은 집중력과 창의력을 높여주며,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넘어가게 해주는 일을 한다. 다시 말해 ‘멍’ 때리는 동안 뇌는 그동안 입력했던 정보를 정리하고 불필요한 것을 지워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핸드폰의 어플리케이션이 서로 뒤엉켰을 때, 잠시 껐다가 켜면 이것이 해결되는 듯한 효과를 만든다. 어떤 면에서 멍 때리기란 이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두뇌의 새로운 셋업을 위해 일상생활에서 너무 자주 ‘멍’ 때리기를 하는 것은 곤란하다. 그러나 계획 있는 멍 때리기는 뇌를 비집중모드로 변환시키고, 두뇌의 처리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권장할 만한 일이다.
4. 멍 때리는 법
‘멍’ 때리는 법이 궁금한 사람들을 위해 간략하게 ‘멍 때리는 방법’을 소개해 본다.
· 몽상하기.
19금이라도 좋다. 검열 받지 않은 비현실적이거나 실재하지 않는 생각을 막연히 머릿속에 떠올리다 보면 오히려 끙끙 앓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보인다.
· 상상하기.
미래에 관해서나 특정상황을 다루는 방법에 관해 “만약~라면 어떻게 될까?”를 상상하는 것이다.
· 자기대화.
흔히 말하는 자기 혼자 중얼거리기다. 혼자 중얼거리는 사람은 제정신이 아니라고 췹게 치부하지만 자기 대화는 특히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유용한 전략이다.
이 방법을 사용할 때는 자신이 1인칭이 아니라 ‘너’라고 부르거나 이름으로 부르는 식으로 대화 상대로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유체이탈 화법)
· 몸을 사용하기.
몸을 특정 방식으로 사용해 자신만의 인지 리듬을 활성화하는 방법이다.
· 명상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주기적으로 하고 긴장에서 벗어나는 명상 또한 도움이 된다. 하던 일에 대한 생각을 접고 아무 곳에도 집중하지 않는 일명 ‘마음 방랑’ 역시 멍 때리는 데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