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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 양심을 밝히는 길 ㅣ 살림지식총서 453
윤홍식 지음 / 살림 / 2013년 4월
평점 :
공자의 논어. 들어본 적은 많으나 사실 제대로 접해본 적은 거의 없는 '논어'를 조금이나마 맛볼 수 있는 책이다. 맹자, 묵자에 이어 공자의 논어를 이렇게 접하고 보니 다르면 다르다 할 수 있지만, 세 성인들의 말씀엔 공통적인 부분이 꽤 많다 느껴진다. 특히 인간, 사람에 대한 사랑, 군자의 도리와 역할에 대한 부분은 거의 동일했다. 깊이 파고들면 또 어떨지 모르겠으나 얇은 이 책들 속에서 만난 성인들의 말씀은 그러했다. 옛 성인들의 말씀은 이렇게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빛이 바래지지 않는다. 되려 더 빛을 발한다. 오랜 세월의 흐름에도 여전히 배울점이 많고, 익혀야 하는 부분이 많다. 옳은 말씀이라 여기지만, 실천이 힘든 성인들의 말씀. 하지만 모두가 함께 실천한다면 현대사회가 지닌 문제점의 많은 부분들이 해소될 것만 같은 기분이 드는건 나 뿐일까?
공자는 자신이 고생해서 얻은 진리를 남과 공유할수록 더욱 그 가치가 커지며 학문의 즐거움 또한 남과 나눌수록 더욱 커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모두 함께 진리를 배우고 익히기를 즐기며, 또 서로 얻어낸 정보를 나누는 사회야말로 공자가 꿈꾸던 이상사회였을 것이다. 흔히 현대를 '정보화 사회'라고 부르는데 정보를 창출하고 이를 공유해 더 큰 사회적 가치를 창조해낸 공자야말로 정보화 사회의 가장 모범적인 모델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 P. 19-20
지금은 정보가 너무 넘치고 흘러 진짜 정보를 가려내야하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정보의 가치가 예전보다는 떨어졌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정보들을 손쉽고 빠르게 얻을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공자가 지금의 '정보화 사회'를 본다면 뭐라 말할까? 그가 그토록 추구하던 정보의 공유가 이뤄짐에 감탄하고 놀라워할까, 아니면 너무 많은 정보 속에 허우적대며 그 속에서 진짜 정보를 찾아야 하는 것에 실망을 할까. 현실에 덜컥 소환되어 멍하니 서 있는 공자의 모습이 불현듯 상상되어 피식 웃음이 나왔다.
욕심(인간적인 마음인 인성)은 자신에게 이익인지 손해인지를 귀신같이 따지는 마음이다. 반면 양심(진리의 마음인 도심)은 모두에게 이익인지 손해인지를 귀신같이 따지는 마음이다. 전체의 이익은 그대로 선이 되며 전체의 손해는 그대로 악이 된다. 그래서 양심을 추구하는 군자는 선을 좋아하고 악을 미워하며, 욕심을 추구하는 소인은 이익을 좋아하고 손해를 싫어하는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다 보면 반드시 나와 남 모두에게 큰 피해를 주기 마련이다. 내가 살자고 남의 것을 취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남이 나를 원망하게 되어 결국 모두에게 손해가 된다. 모두에게 손해가 되는 것을 악이라고 하니, 결국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다 악을 짓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인간이 지닌 큰 문제점이다. - P. 25
군자는 '자신이 당하기 싫은 것을 남에게 가하지 말라'는 양심의 요구를 충족시키고자 노력하기에 늘 정의에 밝다. 그러나 소인은 자신의 욕심만을 추구하기에 매사에 무엇이 자신에게 이익인가에 밝다. 군자는 누군가에게 피해가 가는 것을 귀신같이 알아차리며, 소인은 자신에게 피해가 가는 것을 귀신같이 알아차린다. - P. 51
'내가 남에게 바라는 것'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남이 나에게 바라는 것'을 정확히 헤아려 남에게 베푸는 것, 이것이아말로 사랑을 실천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남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싶다면 남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베풀 수 있어야 한다. 사랑을 실천함에 있어 이 이상의 방법은 없다. 이것이 성인들의 공통된 가르침이다. 인류가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가르침이다. - P. 58
소인과 군자, 사랑에 대한 부분에서만큼은 세 사람 모두 동일한 생각을 지녔다. 모두 소인이 되는 것을 경계하고 지양하라 말했고, 군자와 대인의 마음가짐을 명확히 말했다. 함께 더불어 살아감에 있어서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한다. 모두 맞는 말이다.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가 간다. 하지만.. 실천하기란 왜이리 어려운 걸까. 실천의 어려움을 먼저 떠올리는 나는 아무래도 군자도 대인도 되기 힘든 사람인가보다.
우리는 인간관계를 잘 경영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 흔히 윗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하소연을 한다. 그러나 사실 우리는 그 답을 이미 알고 있다.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라. '내가 아랫사람에게 당해 싫은 것'을 윗사람에게 하지 말라. 이것이면 충분하다. 우리는 이미 답을 알고 있다. 아랫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내가 윗사람에게 당해 싫은 것'을 아랫사람에게 하지 말라. 이것이면 충분하다. 늘 이렇게 살아가자. 그러면 인간관계의 달인이 될 것이다. 점차 더 익숙해지면 장차 군자와 성인에 이르게 될지도 모른다. - P. 77
누구나 겪는 윗사람과 아랫사람과의 관계. 맞다. 우리 모두는 답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왜 이리 우리는 인간관계에 힘들어할까? '공자의 말씀대로 상대방은 다른 생각을 지닌 다른 사람이니 내마음과 같지 않은게 당연하므로 그 사람의 생각과 마음을 존중하고, 내가 싫은 것을 남에게 강요하지 않는다면 힘들어하지 않아도 될텐데..'라고 생각하지만, 이게 사실 말이 쉽지, 현실에선 그게 어디 쉬운 일이던가!!! 그러니까.. 이 문장에 대한 결론은.. 모두 마음 속엔 답을 지니고 있지만, 실천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힘든거라는 얘기가 된다. 군자와 성인이 되는 길은 참 멀고도 험하다.
'자신이 남에게 바라는 것을 먼저 남에게 베풀라(사랑)', '자신이 남에게 당하기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가하지 말라(정의)'는 '양심의 명령'을 충실히 따르는 것이야말로 인류가 당면한 모든 부정부패와 부조리를 타파하는 최고의 처방이 될 것이다. 또 물질문명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문명을 여는 열쇠가 될 것이다. - P. 106
사랑과 정의가 최우선이 되는 사회. 그래서 모두가 행복하고 부정부패가 없어 평화로운 사회. 누구나 꿈꾸는 그런 사회가 오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내 살아생전(?)에선 참 희박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래사회에선 이루어지게 될까? 글쎄.. 미래에 관한 소설들을 봤을때 부정적인 미래사회를 그려놓는 이야기가 대부분인걸 보면 많은 사람들이 이런 이상적인 사회는 그저 현실 불가능한 일이라 여기는게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언젠가 이런 사회가 오기를 희망하고 꿈꾼다. 모두가 행복하고 평화로운 그런 시대가 오기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