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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의 퍼즐
김규아 지음 / 창비 / 2024년 9월
평점 :
2038년. 그리 멀지 않은 미래. 로봇의 사용이 일반화 된 일상 속 초등학생 아이들의 이야기를 그려낸 작품이다. 책 속 이야기가 아닌 현실도 계속 로봇의 개발은 이어지고 있고, 꽤 여러 로봇들이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치료 목적의 로봇들도 존재하고 있고, 더 많은 이들을 돕기 위한 기술 개발은 계속되고 있는 중이다. 이제는 AI가 당연한 세상이 되어버려서 10년 후엔 또 얼마나 많은 발전을 이루고 있을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그만큼 빠른 속도로 로봇들이 진화하고 있고, 사람들을 대체하고 있다. 이로 인한 일자리 부족으로 시끄럽기도 하고, 기계에 의존하는 세상이 올바른가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언젠가 SF 영화나 소설처럼 AI가 인간을 공격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으리란 법이 없지 않냐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흘러나온다. 현실이 이러하기에 책 속 이야기가 마냥 허구로 여겨지지 않았다. 14년 후, 우리 세상은 책 속 세상처럼 로봇이 일상화 되어 신체 일부를 대체하는게 당연한 세상이 되어 있을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시대를 막론하고 한 집단 안에는 이상하게도 꼭 물을 흐리는 미꾸라지 같은 사람이 하나씩 있다. 무난하게 잘 지내고 있던, 한쪽 팔을 로봇이 대신하고 있는 '은오'네 반에도 반의 분위기를 흐리게 되는, 종이봉투로 얼굴을 가린 '지빈'이 전학생으로 등장하게 된다. 반 아이들은 종이봉투로 얼굴을 가린 지빈을 따뜻하게 맞아준다. 얼굴을 가린 종이봉투를 지빈만의 특징으로 받아들이고 지빈이가 적응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 한다. 그런데 무엇 때문인지 좀 비뚤어져 있던 지빈은 유독 인기가 많은 은오와 반 아이들 사이를 교묘하게 갈라놓기 시작한다. 대놓고 은오를 면박주기도 하고, 은오의 로봇팔을 비꼬기도 하며 은오를 고립시키려 한다.
눈에 빤히 보이는 행동들이었지만, 아이들은 지빈의 말에 선동되기 시작했고, 급기야 제일 친한 친구인 '수아'와의 사이도 틀어지게 되면서 반에서 외딴섬처럼 고립되고 만다. 대체 지빈이의 속셈은 무엇이고, 왜 이런 행동들을 하는 걸까. 이번 일로 꽤 많은 상처를 받은 은오였지만,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려 노력하며 의연하게 대처하려고 애를 쓴다. 지빈의 얄미운 행동들은 눈쌀을 찌푸렸지만, 아이들 사이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도 했다. 다만, 가정사로 인한 비뚤어진 마음을 엄한 사람한테 푸는 행동은 도무지 좋게 봐줄 수 없었다. 나쁜 행동들은 결국 드러나기 마련인 것을..
다가올 미래 어느 학교에서 벌어지고 있을 일이라고 생각하니 마냥 책의 이야기로 여겨지지 않았다. 그래도 다행히 현실의 잔인하기까지한 아이들의 따돌림 문제로까지는 번지지 않았으니.. 그나마 순수한 아이들이란 생각도 들었다. 앞으로는 지금보다 더 아이들을 신경쓰고 케어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안그래도 곤두박질 치는 출산율이 아닌가.. 소중한 아이들이 서로 상처 입히는 일이 되도록 줄어들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잔잔하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근 미래 속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