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바 2 - 제152회 나오키상 수상작 오늘의 일본문학 15
니시 카나코 지음, 송태욱 옮김 / 은행나무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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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kindlyhj/220611994976 ☞ '사라바 1'

​2권에서 만난 성인이 된 아유무는 나약하고 찌질하기까지한 못난 남자였다. 어수선한 집안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학교생활에 적응해 보려고 했던 청소년기의 아유무와 달리 성인기로 접어든 아유무는 방탕하고 게으른 형편없는 남자였다. 어쩌다 이렇게 성장하게 되었을까..!! 아유무는 이혼한 아버지가 사준 집과 돈으로 생활하면서 끊임없이 다른 남자들을 만나는 엄마와 신흥종교라 할 수 있는 '사토라코몬사마'로 인해 다시 한번 큰 충격에 빠져있다가 두바이로 전근을 가는 아버지를 따라 나간 누나와 더이상 엮이고 싶어하지 않았다. 그래서 대학을 집에서 멀리 떨어진 도쿄로 들어갔고, 마침내 매우 낡았지만, 혼자만의 공간이 생긴 아유무는 새로운 생활에 대한 꿈에 부풀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공부는 뒷전, 약 1년간 성욕을 풀기 위한 가벼운 관계를 끊임없이 맺었고 그렇게 그는 나락으로 슬며시 떨어졌다. 그러다 영화 동아리에 들어갔고, 약간 정신을 차리는가 싶었지만.. 아유무는 변하지 못했다. 자신을 버려두었고, 자신이 지닌 가능성을 외면했다.

문제를 일으키기 싫어 어영부영 우물쭈물한 행동을 보였고, 어쩌다 문제가 생길 것 같으면 미리 피했다. 직면해야 하는 문제들에서도 이런 태도를 보이니, 대부분의 관계는 오래가지 못했다. 남을 탓하기에만 급급할 뿐, 스스로에게 문제가 있을거라고는 조금도 생각치 않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가 사귀는 여자들의 미모는 급이 떨어져만 갔고, 어느날 갑자기 시작된 탈모로 인해 그나마 있던 자신감마저 사라져버리니.. 아에 사회부적응자가 된것처럼 행동했다. 어느날 정신을 차려보니 전성기를 지나 나이는 먹고 잘 찾아주지 않는 자유 기고가가 되어 있었던 아유무. 한심했다. 아뮤무 자신의 삶을 망친것은 엄마와 누나가 아니라 그 자신이었다. 애인에게 이용 당한 것도, 애인이 바람이 나버린 것도 알고보면 그가 자초한 일이었지만 그는 상대방에 대한 분노만 표출하기 바빳다.

그의 이런 성장을 어느정도 이해할 수는 있었다. 속내를 모두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는 갑자기 무언가에 홀린듯 변해버린 후 연락을 하지 못했고, 바쁜 아버지와는 자주 만나지 못하는데다 만나도 어색해 했고, 엄마와 누나는 자신들의 일만으로도 힘든 사람들로 아유무가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철저하게 혼자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 역시도 아유무 자신이 만든 고립감이었다. 조금만 행동을 했더라면, 생각만 하지 말고 실천에 옮겼더라면, 자신의 생각을 주장할 줄 알았더라면.. 그랬다면 이런 상황까지 되었을까? 제각각이 되어버린 가족들 중 의외로 제대로 된 성장을 이룬 사람은 누나 다카코였다. 물론 그렇게 되기까지는 정말 많은 시간이 필요했고, 또 여러 사건들이 있었지만 다카코는 스스로 일어섰다. 그런 다카코의 성장에 아유무는 당황했고, 그래서 그녀의 충고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이번에 시간이 필요한건 아유무였다.

1권과 마찬가지로 2권 역시도 잔잔하고 담담하게 아유무의 성인 이후의 삶을 다루고 있었다. 담백하기만한 이런 류의 소설은 사실 평소에 잘 읽지 않기도 하고 나랑 안맞는 경우가 많은데, '사라바'는 신기하게도 책장이 술술 잘 넘어갔다. 앞으로 나서는 것을 꺼리고, 잘못된 일이건 아니건 문제가 될 것 같은 일에 끼어들지 않으려고 하며, 제대로 감정 표출을 하지 못하던 아유무의 모습은 어쩐지 현대인의 모습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모두 아유무처럼 상대방을 이해하고 다가가려는 노력보다 한발짝 떨어지거나 외면하는 행동을 하진 않았나? 각자의 삶을 중시하는 이기주의로 삭막해져만 가는 요즘, 그의 이런 나약하고 못난 모습은 우리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은근한 흡입력으로 매력있었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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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바 1 - 제152회 나오키상 수상작 오늘의 일본문학 14
니시 카나코 지음, 송태욱 옮김 / 은행나무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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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일본에서 최장기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다는 소설을 만났다. 제목부터 독특한 '사라바'. 뜻을 찾아보니 조사로 쓰이면 '그렇다면, 그러면'이라는 뜻으로 쓰이지만, 남과 헤어질 때의 인사로 '그러면 안녕'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일본어였다. 조사로 쓰였다기보다 '그러면 안녕'이라는 뜻으로 쓰였을 것으로 짐작되는 제목!! 어떤 내용으로 많은 일본 독자들의 마음을 훔쳤을지 궁금했다. 책의 뒷면에 있는 짧은 글로는 도통 내용을 짐작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줄거리나 다른 정보를 찾아보지 않고 그냥 읽어보기로 했다. 읽다보니.. 성장소설이었다. 현재 나이 37이라는 문장이 있었으니, 아마 주인공 아유무의 37살까지의 일생을 담아내고 있을거라 생각된다. 1권에선 고2가 된 아유무까지 만나봤으니 2권에선 성인이 된 아유무를 만날 수 있을 터였다.

이야기는 지나치게 담백하다. 꾸밈없이 담담하게 한 사람의 인생이 흘러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에서 놓아지질 않는다. 책장은 천천히 넘어갔지만, 가독성 또한 나쁘지 않다. 딱히 별다른 반전이나 혹은 사건 없이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약간 독특하다 느껴지는 아유무의 가족은 호기심을 유발했고, 그 사이에서 나름의 고군분투로 성장해야하는 아유무의 성장기는 흥미로웠다. 즐겁거나 유쾌한 이야기가 있는 건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손에 쥐고 있게 만드는 매력. 이게 이 소설의 인기 비결이 아니었을까?

아유무의 아버지 아쿠쓰 겐타로는 약간은 자주 해외 근무를 하는 샐러리맨으로 말수가 적고 묵묵히 주어진 일을 해내는 성실함과 정직함을 지녔다. 몸을 움직이는 걸 좋아해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는 평범한 아버지였다. 어느 정도 학력만 되면 대기업으로도 옮겨갈 수 있는 성장하는 경제, 종신 고용제도, 연공서열. 이런 시기에 거의 실패 없이 젊은 시절을 보낸 인물이다. 아유무의 어머니 나오코는 엄마가 되어서도 자신이 '여자'임을 포기하지 않은 인물이다. 잠깐 외출을 하더라고 몸을 단장하는 천상 여인이었다. 하지만 남에게 필요 이상으로 알랑거리거나 거드름을 피우는 일 없는 올곧다고 형용되는 성격으로 대부분의 일을 자신의 직감으로 결정하곤 했다.​ 별다른 특이함을 보이지 않는, 평범해 보이는 부모님이었다. 아유무의 가족 중 제일 독특하고 알 수 없는 캐릭터는 그의 누나 다카코였다. 모두 '예스'라 할 때, 혼자 '노'라고 대답할 아이. 마음 내키는 대로 행동하고, 이유없이 반항하고, 떼를 쓰고. 어릴때부터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아이였다. 결국 친구 하나 없이 왕따가 되어 학교를 거부해버리고 신흥종교라 할 수 있는 곳에 속해버렸다.

다카코의 반항은 내내 눈쌀을 찌푸리게 만들었지만, 내가 볼 때 이것은 그녀의 엄마 나오코 탓도 있었기 때문이다. 나오코가 엄마의 역할보다 여자의 역할에 어울리는 여인이었던 탓이다. 나름대로 자신의 딸을 사랑했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방치에 가깝게 딸을 ​놓아버린 것으로 보였다. 다카코가 왜 그런지를 이해하려 하기보다 감당하기 힘들다고만 여기고 누군가의 도움을 바랬을 뿐, 그녀가 제대로 다카코를 마주하려 한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성장하는 내내 반항으로 일관된 삶을 산 다카코. 그녀는 대체 어떤 성인으로 성장했을까? 일 때문에 집에 잘 없는 아빠, 앙숙과도 같은 엄마와 누나 사이에서 눈치만 늘고, 주장 한번 제대로 펼쳐보지 못하는 소심한 성격으로 자라게 된 아유무. 그의 성격에는 이런 가정배경이 매우 큰 영향을 끼쳤다. 그럼에도 누나와는 다르게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있는 학생으로 학교생활을 무난하게 이어갔다.

1권은 큰 변화 없이 아유무의 성장기를 그려내고 있었다.​ 그럼에도 나는 그가 어떤 성인으로 성장했고, 성인이 된 이후 그는 어떤 모습으로 사회생활을 했을지 궁금했다. 또 다카코의 성장도 궁금했고. 그래서 얼른 2권을 집어들었다.

우리는 손을 들어 "사라바!" 하고 외쳤다. 처음에는 '안녕'이라는 뜻의 아라비아어인 '맛살라마'를 썼다. 그런데 내가 장난스럽게 "맛사라바!"라고 했던 것이 시작이었다. 아라비아어인 '맛살라마'와 일본어인 '사라바'를 조합한 '맛사라바'를 나는 무척 마음에 들어 했지만, 야곱은 단순히 '사라바'라고 하는 걸 마음에 들어 했다. -중략- 우리의 '사라바'는 '안녕'이라는 의미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의미를 내포한 말이 되었다. '내일도 만나자', '잘 있어', '약속이야', '굿 럭', '갓 블레스 유', 그리고 '우리는 하나야'. '사라바'는 우리를 이어주는 마법 같은 말이었다.  - P. 256~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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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심장 단비어린이 그림책 17
조대현 글.그림 / 단비어린이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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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동화책 한권을 만났다. 그림은 딱 우리 조카가 좋아할만한 큼직하고 선명하다.

요즘 동화책들은 내용도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교훈을 담아내서 좋은 것 같다.

글자를 모르는 조카가 아직 읽기도, 이해하기도 힘들긴 하겠지만,

읽어주며 그림의 상황들을 설명해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만큼 그림이 적절하게 그려져 있다. 호랑이의 변화무쌍 표졍이 재미있기도 하다.​

 

 

산 중의 왕인 호랑이의 지배 아래 평화로운 어느 산속의 이야기이다.

 

 

어느날, 호랑이는 심장에 아픔을 느끼고 부엉이 의사를 찾아간다.

그리고 뜻밖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심장 이식 수술을 받아야한다고.

그렇지 않으면 죽을 수 있다는 진단이 내려진다.

 

 

하지만. 문제는 호랑이에게 이식할 호랑이 심장이 없다는 것!

하나 있는 호랑이 심장은 그의 스승에게 이식하기로 예약이 되어 있는 상황이었다.

이식은 해야하고 심장은 없고. 이에 부엉이 박사는 제안을 한다.

현재 있는 사슴 심장을 이식하자고.​ 이에 호랑이는 당황한다.

산중의 왕, 용맹스러운 자신의 심장에 사슴의 심장이라니?!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이란 말인가. 일단 병원을 나와 고민에 빠진 호랑이.

 

 

몇일을 고민 끝에 호랑이는 사슴 심장이라도 이식 받기로 결정한다.

사슴의 심장을 이식 받는 것보다 죽음이 더 무서웠던 것이다.​

​자신이 사슴의 심장을 이식 받았다는 사실을 비밀로 해달라고 한뒤, 수술을 받는 호랑이.

​과연, 호랑이에겐 사슴 심장을 이식받은 후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짧고 깜찍한 내용이지만, 이 동화에 담긴 교훈은 컸다.

내가 알고 있는 상대방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든 상관없이

있는 그대로의 그의 모습을 인정하고 보아주는 것.

그렇게 서로를 인정하고 지내는 것..!!

호랑이와 동물 친구들이 주는 교훈은 이랬다.

호랑이와 동물 친구들처럼 서로의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고

사이좋게 지낸다면 왕따, 은따, 따돌림과 같은 일들은 일어나지 않겠지?

정말 이런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편하게 웃으며 모두 사이좋게 지내는 세상.

그래서 학교폭력이 사라지는 그런 세상. 이 동화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호랑이와 동물 친구들이 주는 따뜻한 마음이 충분히 전달되기를 바란다.

편견없는 예쁜 마음으로 친구들 모두와 사이좋게 지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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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어떻게 권력을 잡았나 - 정신의학자이자 여섯 아이의 아버지가 말하는 스웨덴 육아의 진실
다비드 에버하르드 지음, 권루시안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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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국가로 명성이 자자한 스웨덴. 그곳은 육아정책 또한 잘 구축이 되어있다고 한다. 예를들어, 엄마가 6개월 육아휴직을 하고나면, 바로 바통터치로 아빠가 육아휴직을 6개월 이어받아 사용한다. 육아는 부모 공통의 몫이라는 인색이 사회 전반적으로 깔려있어, 부모 모두 육아휴직을 사용하는게 당연하는 인식이 깔려있다. 또한 엄마가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제도장치가 여럿 마련되어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저출산 국가로 국가에서는 육아와 관련된 여러가지 제도를 시행하려 하고 있지만,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하거나 번복되어 되려 원성만 쌓여간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고 한다지만 여전히 육아는 여성의 몫이고, 육아휴직 역시 남자들도 사용할 수 있지만 승진과 진급, 주변 동료들의 눈치로 있으나마나한 제도나 다름이 없다. 또 여성이 출산휴가에 육아휴직을 사용할 시기가 되면 회사에서는 온갖 눈치를 준다. 승진과 진급에도 영향을 미치고, 동료들 또한 오랜시간 비워지는 자리를 달갑지 않아한다. 아이를 임신함과 동시에 그만둘 상황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황에 누가 아이를 낳으려고 하겠는가. 그래서 요즘은 아이 없이 둘만의 삶을 더 즐기며 살려는 딩크족과 결혼제도 자체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젊은이들이 늘어가고 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저출산 사태를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우리와 같은 상황을 벗어난 다른 국가들의 사례와 저출산을 겪지 않는 국가들의 제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 중 한곳이 바로 스웨덴이다.

그런데..! 그렇게 좋다고 알려진 스웨덴의 육아정책이나 스웨덴 육아에도 단점이 존재한단다. 물론 어떤 제도든 단점이 없을 수는 없지만, 대부분은 장점만 부각되고 어필되어 단점이 가려지기 마련이다. 저자는 누구나 이야기하는 장점이 아닌 단점을 시원시원하게 드러내며 고쳐야할 점과 바뀌어야할 점들을 생각케한다. 달리 생가개보면 이런 단점들을 통해 우리가 더 배울 점이 있지 않을까? 좋은 정책이라도 이런 부작용이 있다는 것이니, 단점까지 충분히 고려해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다듬어 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책을 집어들면서 어쩐지 매우 흥미진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지금 당장 아이를 키우는 엄마는 아니지만, 언젠가 나도 엄마가 되어 이런 부분들을 고민하고 생각하게 될테니 미리 공부한다 생각하며 읽어보기로 했다.

​읽다보니 저자가 이야기하는 대부분의 문제들은 스웨덴의 육아정책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책은 달라도 그가 이야기하는 것들은 우리나라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일들과 별로 다를바 없었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오늘날의 육아가 예전에 비해 더 힘들고 어려워진 이유들 중엔 너무 아이들 중심적이 되어버린 문화와 적절한 체벌보다 무조건 아이에게 맞추려는 양육 방식, 나이든 사람들의 충고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태도 등이 있다고 했다. 또한 10년 전에 비해 아이들의 자유는 늘어나고 커졌지만, 그에 따른 합당한 의무에서는 해방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이런 부분만해도 지금 우리에게도 벌어지고 있는 문제가 아니던가! 그렇다면, 정책 자체에 문제가 있다기 보다 그것을 받아들이고 사용하는 사람들의 인식과 태도에 더 문제가 있는건 아닐까? 읽는동안 '아!', '그러네', '맞아' 등등. 혼자 맞장구를 치는 부분들이 상당히 많았다. 현재 우리나라의 육아를 떠올려 보기도 했다. 책을 다 읽고나선 얼마전 끝나버린 드라마 '응답하라, 1998'이 생각이 났다. 내 어릴때.. 정말 그런 분위기였더랬다. 이웃에 누가 사는지도 잘 모르고 관심을 두지 않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정겨운 분위기. 그때가 그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처럼 마을 사람들이 공동체가 되어 함께 도와가며 육아를 한다면, 현재 쏟아지는 육아 문제들 중 상당한 부분들이 해소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정답이 없는 육아지만, 혼자가 아닌 함께라면 좀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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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사랑
쯔유싱쩌우 지음, 이선영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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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제 3의 사랑>의 원작소설을 만났다. 영화를 통해 만난 두 주연배우 송승헌과 유역비가 실제 연인으로 발전했다는 소식에 더 화제를 모았던 영화의 원작소설은 무려 7년 동안 중국 1000만 독자의 마음을 훔친 베스트셀러였다. 영화를 개봉하기에 앞서 원작소설을 먼저 만나는 건 영화를 보기 전의 또 다른 기쁨! 두 주연배우를 연인으로 이어준, 7년이라는 시간동안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 했다는 이 소설이 대체 어떤 이야기일지 궁금했다. 감기에 심하게 걸려 일찍 잠에 빠진 신랑 옆에서 조용히 책을 집어들고 읽기 시작했다. 오! 가독성 좋다. 게다가 흥미진진하다. 재벌과 일반 여성의 로맨스지만 흔한 신데렐라 이야기도 아니다. 결말도 괜찮았다. 실제 재벌과 일반 여성의 로맨스가 벌어진다면, 이 소설 속 결말이 더 현실에 가깝지 않을까 싶을.. 그런 결말이라고나 할까?

이야기는 직장 상사를 짝사랑해 자살소동까지 벌인​ 동생 추월 때문에 잔뜩 신경이 날카로워진 추우가 화를 내면서도 동생의 일을 알아보려고 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같이 일하는 고변호사를 통해 알아본 바로 추월의 짝사랑 상대는 32세의 임계정으로 훤칠한 키에 잘생긴 외모, 대기업 치림의 둘재 아들로 현재 후계자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이며 깔끔한 매너를 지닌 한마디로 흠잡을 데 없는 황태자였다. 또한 그는 올 국경절에 결혼을 앞두고 있기도 하다. 이런 인물을 짝사랑하고 있었다니..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아니던가! 이런 상황이 너무 못마땅했지만, 그래도 동생의 일이기에.. 추우는 그냥 내버려둘 수가 없었다. 임계정의 지시로 추월의 사표가 수리되지 않았고, 한달간의 휴가로 대체되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추우는 직접 그를 만나 이 문제를 정리하기로 한다. 하지만 그날의 만남은 별로 소득이 없었다. 일단 한발 물러선 추우. 추월의 고용 계약서를 검토한 후 다시 문제제기를 해보기로 한다. 다음날, 강도사건으로 법원에 갔다가 우연히 그곳에 있던 임계정과 마주친 추우는 사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대법원장을 만날 수 있는 저녁식사 자리에 초대받게 된다. 뜻밖의 호의에 한 사람을 살릴 수 있는 희망이 생겼다. 그 이후.. 어쩐지 자꾸만 만나게 되는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 호감을 갖게 된다.

어려운 사랑. 하지만 이기적인 사랑이었다. 두 사람의 사랑은. 그래서 결코 행복할 수 없는 사랑이기도 했다. 모든 것을 포기하기엔 가진 것이 너무 많은 남자 임계정. 그가 그 모든 것을 포기하고 추우를 선택한다면.. 과연 두 사람은 행복할 수 있을까? 초반 몇년은 행복할지 몰라도 좀더 시간이 흐르면 자신이 무엇을 포기했는지를 자꾸 떠올리게 되지 않을까? 그것이 두 사람 사이를 갈라놓지 않을까? 추우 역시 자신 때문에 그가 너무 많은 것을 포기했다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 물론 이렇지 않을 수도 있다. 정말 행복하게 평생을 함께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본 소설 속 임계정은 자신의 자리를 놓지 못할 인물이었다. 그러면서도 사랑도 놓칠 수 없었던 그. 이게 현실이라면 누가 저런 자리를 마다하고, 모든 것을 버리고 과감히 사랑만 선택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임계정의 마음도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독립적이고 능력있지만, 너무 심지가 곧은 여자 추우. 그래서 자신이 동생 추월의 짝사랑 상대와 사랑에 빠져버렸다는 사실을 인정하기까지, 그에게 마음을 열기까지 참 힘들었다. 왜냐하면 그와의 사랑은 드러낼 수 없는, 몰래 숨어서 해야하는 사랑이었기 때문이다. 숨겨진 여자로, 정부로. 추우의 성격상 절대 그런 삶은 살 수 없었고, 그러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힘들게 자신의 마음을 외면하려고 했던 거였다. 추우의 입장도 이해가 되었다. 그 누가 떳떳할 수 없는 사랑을 하고 싶겠는가. 계속 만남이 이어진다면 불륜녀라는 타이틀과 사람들의 온갖 비난어린 시선을 감수해야 하는, 그런 사랑을 말이다. 그럼에도 만일 그녀가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면, 그래서 정부가 되어 계정에게 3년의 시간을 주기로 했다면.. 그랬다면 두 사람은 어떻게 되었을까? 3년 후, 계정은 정말 홀로 우뚝 설 준비가 되어 있을까? 자리를 굳건히 지킬 힘을 갖고, 이혼을 하고 온전히 추우에게 돌아왔을까? 모르겠다. 두 사람의 사랑이 더 굳건해졌을 수도, 시들해졌을 수도 있겠지. 미래는 알 수 없으니 말이다.

억지로 두 사람을 이으려는 장치들이 보이지 않아 좋았고,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듯 결말을 지은 것도 좋았다. 생각하게 만드는 결말이라고나 할까? 후의 일을 추측하고 상상하는 즐거움이 있기도 했다. 책을 다 읽고나니 영화가 궁금하다. 영화의 결말도 책과 같을까? 그것도 궁금! 개봉하면 보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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