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명사전 - 강아지 애칭에 담긴 희로애락의 순간들
지모 지음 / 뜻밖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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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려서부터 반려견과 함께한 반려인이다. 지금까지 한마리는 파보장염으로, 두마리는 교통사고로, 한마리는 누가 훔쳐갔고, 한마리는 내 실수로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지금, 두 마리의 반려견과 함께하는 중이다. 반려견을 키우면서 개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돌보기 시작한건 결혼 전, 12년을 함께한 '쪼꼬'가 노견으로 접어들면서부터였던 것 같다. 그전까진 제대로 알지도, 알려고 하지도 않았었다. 그저 예뻐할 줄만 알았던 내가 반려견에 대한 정보를 쌓아가고 시각이 달라지게 된건 쪼꼬 덕분이다. 그래서인지 반려동물, 특히 개와 관련된 책을 보면 가장 먼저 생각나고 뒤를 이어 지금 8년째 동거 중인 '럭키&세븐'가 떠오른다. 이 책을 읽는 동안에도 그랬다. 내 반려견들에게도 여러 애칭과 별명이 존재했다. 상황에 맞춰 수시로 바꿔 부른 덕에 모든 애칭을 기억할 수는 없지만, 이 책 덕분에 아무 생각없이 붙였던 애칭과 그 애칭이 붙여졌던 이유를 생각해보게 되었고 웃을 수 있었다.



나도 반려견을 키우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동물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유기동물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도울 방법을 고민해보다가 임시보호를 마음 먹었었지만, 우리집 두 녀석의 사회성이 좋지 못해 한번도 실천하지 못했다. 도움이 필요한 유기동물은 왜 이렇게 많은건지.. 볼때마다 마음이 안좋다. 사랑받아 마땅한 존재들이고, 존중받는게 당연한 생명체임에도 너무 많은 이들이 쉽게 반려동물을 키우고, 다양한 이유로 유기한다. 가족이라면서 학대하고 방치하고 버리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게 가슴을 답답하게 만든다. 최대 20년까지 함께 한다고 가정하고 여러 방향에서 충분히 고민하고 신중하게 결정했으면 좋겠다.



반려견에게 붙는 애칭은 참 많고 다양하다. 정작 반려견들은 별명이니 애칭이니 관심도 없지만, 행동 하나하나가 사랑스러워 붙이는 말이 자꾸 생긴다. 키워보지 않으면 결코 알 수 없는 부분이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코코'가 얼마나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나름 반려견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 생각했는데, 책을 읽다보니 여전히 많이 부족하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내 반려견들의 행복한 견생을 위해 좀더 노력을 해야할 것 같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많은 유기동물들이 따뜻한 가정의 일원이 되었으면 좋겠고, 학대 받거나 유기되는 동물이 줄었으면 좋겠다. 동물들의 행복한 소식이 많이 전해지는 한해가 되길, 그래서 이렇게 행복한 견생을 보내는 이야기를 더 많이 만날 수 있기를 바래본다.

-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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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해야 산다 - WWW 월드와이드웹소설 공모전 대상작
김찬수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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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 소설을 좋아하기도 하고, 즐겨 읽는 편이라 이 소설을 보자마자 관심이 갔다. 그간 읽었던 디스토피아 소설 중에서도 특이한 소재로 이야기가 진행되서 너무 궁금했다. 정말 독특하게도 소설은 멸망을 앞두고 전국민이 공부를 해야만 한다는 설정이다. 정말 살기 위해서, 살아남기 위해서 죽기살기로 공부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인 것이다. 이런 설정이 황당하면서도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공모전 대상작이라는 점도 이 소설을 선택했던 이유 중 하나다. 지금까지 다양한 공모전들의 대상작 중 재미없게 읽었던 작품이 딱 떠오르지 않을만큼 검증된 소설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망설임없이 선택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내 선택은 옳았다.



2030년, 해성 충돌로 지구의 종말을 앞두고 세계는 모든 자원을 자원을 총 동원해 남극 지표 밑 5킬로미터 지점에 벙커를 짓는다. 그리고 그 벙커는 최대 1만명만 수용이 가능했고, 각 나라별 국력과 인구수를 고려한 생존자 수가 결정된다. 대한민국은 5천만 국민 중 단 108명만이 벙커에 입성 가능한 티켓을 쥐게 되었다. 주인공 김수석은 이 소식에 당장 알바를 때려치우고 그간 모아두었던 600만원으로 미친듯이 공부를 해서 5천만 인구 중 2천만 인구를 추리는 1차 시험을 통과한다. 수석의 집안은 난리가 났고, 수석은 집안 어른들의 지원금 3천만원을 흥청망청 쓰며 시간을 흘려보내게 된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수석은 생존자 티켓을 손에 쥘 수 없었고, 그렇게 세계는 멸망하고 말았다. 그런데.. 왠일인지 수석은 6년전 과거로 타임슬립을 한 상태로 깨어났고, 기회를 다시 얻었다는 생각에 체계적으로 계획을 세워 반드시 98위 안에 들고 말겠다고 다짐한다. 시험을 처본 경험자로서 결코 혼자 힘으로 공부하기엔 너무나 방대한 분량과 난이도라고 생각했고, 최상위권의 인재들을 모아 스터디 그룹을 만들기로 한다. 무료 강의를 찍어서 올리고, 카페를 개설한다. 하지만, 아직 세상은 해성 충돌이라는 이슈가 발표되기 전이라 그의 영상과 카페는 조용할 수밖에 없었다.



우연히 차원 접속 레코드를 통해 자신이 과거로 돌아온 것이라는 것과 자신과 같은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성취도에 따라 능력이 더 생길 수 있음을 알게 된다. 우연히 자신처럼 과거로 돌아온 인물을 만나 정보를 교류하는데, 느닷없이 그 사람이 자살을 했다며 형사가 찾아온다. 도무지 그가 왜 자살을 선택한건지 이해가 안되는 수석이었지만, 이미 죽은 그에 대한 생각을 할 시간이 없었다. 공부를 해야 했으니까. 이런 수석의 모습이 형사의 눈에는 이상했는지 그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주시한다. 이를 알지 못하는 수석은 세상이 해성 충돌로 시끄러워지고 시험이 발표되는 등 다시 일어난 일들에 대처해가며 스터디 그룹 만들기에 돌입한다.

재미있게 읽고 있다가 갑자기 끝이 나버렸다. 알고보니 완결된 작품이 아니었다. 이럴수가.. 1권이라는 표시가 있는 것도 아니고, 미완결이라는 표시가 있는 것도 아니라 갑작스럽게 끝나버린 이야기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함께 수록되어 있는 작가노트와 심사평을 읽어보니 작가가 아직 소설을 집필하고 있는 듯 했고, '스토리플레이'라는 앱을 통해 후속 이야기가 연재된다고 되어 있었다. 앞으로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한만큼 '스토리플레이'앱을 깔아야 할지, 완결까지 기다렸다가 출간되는(출간이 되기는 하는건지?!) 다음권을 기다리는게 나을지 고민이 된다. 완결되지 않은 작품을 기다리면서 보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터라 다음권을 기다릴 확률이 더 높긴 하다.

미완결이라는 것이 아쉽고, 또 갑자기 흐름이 끊겨버린 점이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꽤 흥미롭게 읽었던 작품이다. 공부를 해야 살아남는다는 설정도, 차원 코드를 습득해 과거로 되돌아가 다시 치열한 경쟁에 뛰어든다는 설정도 독특하면서 매력있다. 다만, 은근히 상대방을 평가하고 깎아내리며 경쟁을 부추기는 현대 사회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어 이런 부분이 드러날때면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꽤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이니만큼 결말까지 잘 마무리 되어 빠른 시일내에 다음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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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휩쓴 전쟁 세계 대전 나의 첫 세계사 17
박혜정 지음, 박재현 그림 / 휴먼어린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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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들은 '전쟁'이라는 단어를 몰랐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역사적 전쟁은 알아야 하고, 현재 세계에서 벌어지는 전쟁 또한 알아야만 한다. 아이들에게는 '싸우면 안된다, 잘못은 인정하고 다른 사람을 때리는 행동은 하면 안된다.' 등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고 가르치면서 정작 어른들은 각자의 이득을 위해 싸우고, 남의 것을 탐하고, 빼앗고, 때리는 행동을 한다. 아이들이 본보기가 되어야 하는 어른들이 잘못된 행동을 하고 있으니 전쟁도 반복되는게 아닐까? <나의 첫 세계사> 시리즈 중 <세계를 휩쓴 전쟁 세계 대전>편을 읽다보니 참 여러 생각이 오고갔다.



책에는 세계적으로 많은 피해를 입히고 또 오래 지속되었던 전쟁이 왜 일어나게 되었는지 잘 요약해서 설명해 주고 있다. 방대한 분량을 압축시켜 놓은 느낌인데, 이 책으로 전체적인 큰 틀을 잡아놓고 각 전쟁에 대한 자세한 부분은 따로 찾아보면 맞을 듯 하다. 근데 사실 이정도만해도 초등 저학년까지는 충분한 지식이 아닐까 싶다. 사실 세계사가 잘못 접근하면 지루할 수 있는데, 지루한 부분 없이 읽을 수 있다는게 이 세계사 그림책의 장점인 것 같다.



그림부터 쭉 살펴보는 첫째. 올해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걱정이 많은 엄마가 이런저런 책들을 들이밀어도 다행히 거부감없이 잘 보는 편이다. 아직 한글을 문장을 바로바로 이해하는 수준이 아니다보니 읽어줘야 하지만, 세계 대전을 읽어주면서 재미없다 생각하지 않고 흥미있어 하니 다행이다 생각되었다. 세계사를 어렵지 않게 다가갈 수 있도록 자꾸 읽어주고 보여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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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향해 문을 연 동아시아 나의 첫 세계사 16
박혜정 지음, 김정진 그림 / 휴먼어린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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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계속 알아가고 공부해야 하는 세계사. 흥미를 잃지 않으면서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역시 책이 최고인 것 같다. 하지만 세계사와 관련된 책은 너무나 많고 그중에서 우리집 남매가 보기 좋은 책을 골라내는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다 이 책을 발견했다. <나의 첫 세계사> 시리즈인데, 가장 최근에 출근된 16번째 책 <세계를 향해 문을 연 동아시아>를 읽어보게 되었다.



굵직한 사건들을 시간의 흐름에 맞게 그 사건이 왜 어떻게 일어나게 되었는지 짧고 간략하지만 재미있게 설명해 줘서 내가 봐도 재미있다. 역사, 옛 이야기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그저 그 이야기 자체에 흥미가 있을 뿐이라 신기하게(?) 흐름이나 순서는 외워지지도 않고 관심도 가지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니 세계사에 관심이 생기고 다른 시리즈도 읽어보고 싶고 흥미가 생기는 것 같다. 아이들에겐 이 세계사 시리즈로 큰 틀을 잡아준 뒤, 나중에 사건 하나하나를 좀더 자세하게 알 수 있는 책을 골라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 집에 온 책이 궁금한 첫째. 이건 무슨 이야기냐며 열심히도 본다. 왠만큼 글자를 읽기는 하지만, 글자만 읽지 문장으로는 이해를 못하는 단계라 아직 읽어줘야 어떤 이야기인지 안다. 자꾸 읽어주면서 이야기를 이해시키고 흐름을 알 수 있게 해줘야겠다. 마음에 쏙 든 <나의 첫 세계사> 시리즈. 다른 시리즈도 하나씩 하나씩 만나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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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꼬리의 전설
배상민 지음 / 북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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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소문'. 그 소문으로 인해 생과 사가 갈리기도 한다. 그래서 아주 오래전부터 '소문'은 정치나 사업, 연애에 이용되어 왔다. 좋은 방향으로 소문을 이용하기만 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악의를 품고 타인을 해하려는 소문 역시 수없이 존재했다. 이 책은 이런 악의를 담은 소문 뒤에 숨은 악인을 찾는 수사극이다. 배경은 고려 말, 어지러운 정치 상황 속에 백성들의 삶도 팍팍했던 시기다. 일년에 서너달은 소문과 이야기를 쫓아다니는 선비 최정은 그가 살고 있는 마을에 생긴 변고에 호기심을 보인다. 4~5년 전부터 마을의 처녀들이 참혹하게 죽임을 당하는 일이 생겼는데, 범인으로 여우가 지목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 여우가 갈수록 변화를 시도하더니 급기야 구미호가 되었다. 거기다 감무(하급 지방관)가 귀신 때문에 몇이나 죽어나가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쇠를 먹는 불가살이가 등장했다.



당시 고려는 하루가 멀다하고 귀신, 영물, 요괴들이 출몰하고 있었다. 봤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최정처럼 실체를 확인하고 싶어 안달인 사람도 있었다. 이런 시국에 구미호가 처녀를 죽이고 있다하니 조정에서도 이 소문을 듣고 빠른 사건의 해결을 바라며 새로운 감무를 마을에 파견한다. 새로운 감무는 최정의 지인 금행이었고, 우직한 금행은 최정에게서 여러 소문과 사건에 관련된 이야기, 그리고 의문점들을 듣고 수사를 시작한다. 최정은 자신의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금행을 도와 수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는데, 이들의 수사는 오래전부터 이 마을을 관리해오던 호장가와 번번히 부딪히게 된다.

와, 정말 술술 읽히는 이야기에 푹 빠져서 읽었다. 소문 뒤에 모습을 감춘 진짜 악인의 정체와 소문으로 그 악인을 감싼 인물과 그 이유가 차근차근 드러나니 경악스러웠다. 악인은 지금으로 따지면 완전 싸이코패스였는데, 조금의 죄책감 없이 재미삼아 사람을 죽이고 난도질 해놓는 소름돋는 인물이었다. 들키고나서도 당연히 반성이라고는 눈꼽만치도 하지 않았던.. 그야말로 처죽일 놈이었다. 이 악인 때문에 금행은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했고, 최정은 뜻하지 않게 조정의 관리가 되어야 했지만 이 사건 덕분에 두 사람은 더욱 돈독한 우정을 쌓았다. 위기를 넘기고 우정을 얻었다고나 할까. 빠른 전개 덕분에 지루할 틈이 없었던 꽤 흥미진진했던 수사극이었다.

-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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