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해야 산다 - WWW 월드와이드웹소설 공모전 대상작
김찬수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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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 소설을 좋아하기도 하고, 즐겨 읽는 편이라 이 소설을 보자마자 관심이 갔다. 그간 읽었던 디스토피아 소설 중에서도 특이한 소재로 이야기가 진행되서 너무 궁금했다. 정말 독특하게도 소설은 멸망을 앞두고 전국민이 공부를 해야만 한다는 설정이다. 정말 살기 위해서, 살아남기 위해서 죽기살기로 공부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인 것이다. 이런 설정이 황당하면서도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공모전 대상작이라는 점도 이 소설을 선택했던 이유 중 하나다. 지금까지 다양한 공모전들의 대상작 중 재미없게 읽었던 작품이 딱 떠오르지 않을만큼 검증된 소설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망설임없이 선택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내 선택은 옳았다.



2030년, 해성 충돌로 지구의 종말을 앞두고 세계는 모든 자원을 자원을 총 동원해 남극 지표 밑 5킬로미터 지점에 벙커를 짓는다. 그리고 그 벙커는 최대 1만명만 수용이 가능했고, 각 나라별 국력과 인구수를 고려한 생존자 수가 결정된다. 대한민국은 5천만 국민 중 단 108명만이 벙커에 입성 가능한 티켓을 쥐게 되었다. 주인공 김수석은 이 소식에 당장 알바를 때려치우고 그간 모아두었던 600만원으로 미친듯이 공부를 해서 5천만 인구 중 2천만 인구를 추리는 1차 시험을 통과한다. 수석의 집안은 난리가 났고, 수석은 집안 어른들의 지원금 3천만원을 흥청망청 쓰며 시간을 흘려보내게 된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수석은 생존자 티켓을 손에 쥘 수 없었고, 그렇게 세계는 멸망하고 말았다. 그런데.. 왠일인지 수석은 6년전 과거로 타임슬립을 한 상태로 깨어났고, 기회를 다시 얻었다는 생각에 체계적으로 계획을 세워 반드시 98위 안에 들고 말겠다고 다짐한다. 시험을 처본 경험자로서 결코 혼자 힘으로 공부하기엔 너무나 방대한 분량과 난이도라고 생각했고, 최상위권의 인재들을 모아 스터디 그룹을 만들기로 한다. 무료 강의를 찍어서 올리고, 카페를 개설한다. 하지만, 아직 세상은 해성 충돌이라는 이슈가 발표되기 전이라 그의 영상과 카페는 조용할 수밖에 없었다.



우연히 차원 접속 레코드를 통해 자신이 과거로 돌아온 것이라는 것과 자신과 같은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성취도에 따라 능력이 더 생길 수 있음을 알게 된다. 우연히 자신처럼 과거로 돌아온 인물을 만나 정보를 교류하는데, 느닷없이 그 사람이 자살을 했다며 형사가 찾아온다. 도무지 그가 왜 자살을 선택한건지 이해가 안되는 수석이었지만, 이미 죽은 그에 대한 생각을 할 시간이 없었다. 공부를 해야 했으니까. 이런 수석의 모습이 형사의 눈에는 이상했는지 그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주시한다. 이를 알지 못하는 수석은 세상이 해성 충돌로 시끄러워지고 시험이 발표되는 등 다시 일어난 일들에 대처해가며 스터디 그룹 만들기에 돌입한다.

재미있게 읽고 있다가 갑자기 끝이 나버렸다. 알고보니 완결된 작품이 아니었다. 이럴수가.. 1권이라는 표시가 있는 것도 아니고, 미완결이라는 표시가 있는 것도 아니라 갑작스럽게 끝나버린 이야기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함께 수록되어 있는 작가노트와 심사평을 읽어보니 작가가 아직 소설을 집필하고 있는 듯 했고, '스토리플레이'라는 앱을 통해 후속 이야기가 연재된다고 되어 있었다. 앞으로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한만큼 '스토리플레이'앱을 깔아야 할지, 완결까지 기다렸다가 출간되는(출간이 되기는 하는건지?!) 다음권을 기다리는게 나을지 고민이 된다. 완결되지 않은 작품을 기다리면서 보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터라 다음권을 기다릴 확률이 더 높긴 하다.

미완결이라는 것이 아쉽고, 또 갑자기 흐름이 끊겨버린 점이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꽤 흥미롭게 읽었던 작품이다. 공부를 해야 살아남는다는 설정도, 차원 코드를 습득해 과거로 되돌아가 다시 치열한 경쟁에 뛰어든다는 설정도 독특하면서 매력있다. 다만, 은근히 상대방을 평가하고 깎아내리며 경쟁을 부추기는 현대 사회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어 이런 부분이 드러날때면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꽤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이니만큼 결말까지 잘 마무리 되어 빠른 시일내에 다음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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