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학이라는 세계 - 생각하는 힘을 잃어버린 어른들을 위한
시라토리 하루히코 지음, 양필성 옮김 / 클랩북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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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학이라는 세계』를 읽고 나서 가장 오래 남았던 질문은 이것이었다.

AI 시대에 인간은 왜 여전히 스스로 생각해야 할까.

요즘은 궁금한 것이 생기면 먼저 검색하고, 이제는 AI에게 묻는다.

나 역시 그 편리함을 매일 느끼며 살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은 그 편리함이 너무 당연해진 시대에 오히려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모든 판단과 해석을 AI에게 맡긴다면, 과연 나는 무엇으로 존재하는가.

누군가가 대신 내려준 답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산다면, 그것이 정말 나답게 사는 일일까.

『독학이라는 세계』는 단순히 혼자 공부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독학을 통해 ‘비로소 자신이 되는 법’을 말하는 책에 가깝다.

저자는 AI에게 물으면 금방 답이 나오는 문제라도 일부러 시간을 들여 생각하고, 책을 읽고, 며칠이고 몇 주고 탐구해보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인간은 스스로 탐구할 때만 자기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이 특히 인상 깊었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정답을 맞히는 방식에 익숙해져 있다.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외우고, 시험지에 옮겨 적고, 정해진 답을 맞히면 공부를 잘한다고 평가받는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방식은 로봇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피타고라스 공식을 외우는 것과, 그 공식이 어떻게 나왔는지 스스로 증명해보려는 일은 완전히 다르다.

전자는 암기지만, 후자는 탐구다.

그리고 진짜 공부는 바로 그 탐구에 있다고 말한다.

책에서는 아이는 학습을 하고, 어른은 독학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학습은 모방이다.

글씨를 따라 쓰고, 선생님의 방식을 흉내 내고, 정해진 틀 안에서 배우는 일이다.

하지만 어른이 해야 할 공부는 거기에서 멈추면 안 된다.

어른의 공부는 단순히 배우는 것이 아니라 깊이 파고드는 일이어야 한다.

그래서 저자가 말하는 독학은 외롭게 혼자 책상 앞에 앉아 있는 공부가 아니다.

특정한 스승을 두지 않는 대신, 최고의 책들을 스승으로 삼는 일이다.

이 문장이 참 좋았다.

독학은 고독한 일이 아니라, 오히려 수많은 스승을 곁에 두는 일이라는 점.

좋은 책 한 권을 제대로 읽는다는 건, 한 사람의 사고방식 전체를 만나는 일이기도 하다.

책을 읽으며 중요한 건 저자의 말에 무조건 동의하는 게 아니다.

그가 어디에서 출발해 어떤 경로로 결론에 이르렀는지 살펴보는 일이다.

책은 믿고 따르는 금과옥조가 아니라, 더 깊이 생각하기 위한 도구라는 말이 오래 남았다.

저자는 명저라고 해서 모두 옳은 것은 아니라고도 말한다.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을 예로 들며, 유명한 학자의 이론도 결국 특정 시대와 조건 속에서 만들어진 하나의 가설일 뿐이라고 설명한다.

이 부분을 읽으며 책을 읽는 태도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됐다.

우리는 유명한 책, 유명한 저자, 권위 있는 이론 앞에서 쉽게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독학하는 사람은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정말 그럴까?”

“다른 가능성은 없을까?”

그 질문을 던질 때 비로소 생각이 시작된다.

또 하나 크게 와닿았던 부분은 교양에 대한 이야기였다.

지식이 많다고 해서 곧바로 교양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교양은 지식을 지혜로 바꾸고, 그것을 삶의 태도로 옮길 때 완성된다.

저자는 교양을 세상에 잘 보이기 위한 처세술로 보지 않는다.

끊임없이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고, 가진 지식을 어떻게 삶에 적용할지 고민하는 윤리적인 태도로 본다.

이 부분에서 ‘책을 많이 읽는 사람’과 ‘책을 통해 달라지는 사람’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학이라는 세계』는 읽으면서 책의 밀도가 꽤 높다고 느껴졌다.

한 장 한 장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책이라기보다, 모르는 개념과 낯선 인물, 익숙하지 않은 사유의 방식이 계속 등장해서 자주 멈춰 서게 되는 책이었다.

처음에는 내가 책을 제대로 읽고 있는 게 맞나, 내 독서 방법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평소에도 책을 읽고 나면 내용이 쉽게 잊히는 것 같아 아쉬움과 스트레스가 있었는데,

이 책에서 말하는 ‘머리에 남는 독서’와 ‘직접 조사하고 정리하는 공부’에 관한 부분을 읽으며 조금은 그 답답함이 해소가 되는 느낌이었다.

그동안 내가 책을 못 읽었던 것이 아니라 너무 빨리 이해하고 너무 빨리 넘기려 했던 것은 아닐까?

조금 느리더라도 직접 키워드를 적고, 모르는 내용을 찾아보고,

내 언어로 정리해보는 독서라면 한 번쯤 도전해볼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학의 방법에 관한 부분도 현실적이었다.

인터넷에 검색하면 그럴듯한 답은 금방 나온다.

하지만 그것은 정보일 뿐이고, 살아 있는 지식은 직접 조사하고 정리할 때 생긴다고 말한다.

궁금한 주제가 있다면 먼저 키워드를 세분화하고, 백과사전과 관련 책을 찾아보고, 목차와 색인, 참고문헌까지 확인하라고 한다.

가능하면 직접 서점에서 책을 살펴보고, 필요한 자료를 모으고, 읽을 책과 참고할 책을 분류하는 과정까지 거쳐야 한다. 조금 번거롭고 느린 방식이지만 바로 그 과정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판단하는 눈이 생길 수 있다.

생각해보면 요즘 나는 너무 빨리 답을 얻는 데 익숙해져 있었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바로 검색하고, 책도 빨리 읽고, 필요한 문장만 뽑아내려 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오래 붙잡고 생각하는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느꼈다.

독학은 효율과는 조금 먼 세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비효율 속에서 인간다운 힘이 자란다.

추리력, 지구력, 다각도로 보는 능력, 가설을 세우는 힘 같은 것들 말이다.

저자가 니체의 말을 빌려 설명하듯, 공부가 남기는 진짜 가치는 지식의 양이 아니라 공부하는 과정에서 단련되는 능력에 있다.

『독학이라는 세계』는 당장 시험 점수를 올리는 책도 아니고,

빠르게 써먹을 수 있는 기술을 알려주는 책도 아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실용적이지 않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그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처럼 느껴졌다.

이 책은 더 빠르게 배우는 법이 아니라, 더 깊이 생각하는 법을 말한다.

남이 정리해준 답을 소비하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질문하고 탐구하는 사람이 되라고 조용히 등을 밀어준다.

책을 읽고 나니 독학이라는 말이 읽기 전과는 다르게 다가오는 것 같다.

독학은 혼자 공부하는 일이 아니라 자기 삶을 자기 힘으로 이해해가는 과정이었다.

AI가 답을 알려주는 시대에도, 아니 오히려 그런 시대이기 때문에 인간은 더더욱 스스로 생각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는 단순히 정보를 소비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만의 판단과 사고를 가진 존재로 살아갈 수 있다.

요즘 배우고는 있는데 이상하게 공허한 사람,

정보는 넘쳐나는데 정작 내 생각은 희미해진 것 같은 사람,

책을 읽어도 오래 남는 것이 별로 없다고 느끼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천천히 읽어보면 좋겠다.

빠르게 읽고 넘기기보다, 한 문장 앞에서 멈추고 자기 삶과 연결해볼수록 더 깊게 들어오는 책이었다.

ㅡ

'클랩북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독학은 배움(Learn)이 아니라 스터디(Study)다. 여기서 말하는 스터디란 ‘깊이 파고드는 행위’를 뜻하는데, 우리말로 딱 들어맞는 표현이 없다. ‘연구’라고 해석하면 뉘앙스가 조금 다르다.
그러니 앞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표현인 학습이나 공부라는 단어를 쓰더라도, 그 속에 담긴 의미는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스터디’라는 점을 기억해 주길 바란다.
독학이라는 말에는 왠지 고독한 느낌이 묻어난다. 혼자서 묵묵히, 다소 우울하게 책상 앞에 앉은 모습이 떠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독학의 ‘독(獨)’은 외로움을 뜻하는 게 아니라 특정한 스승을 두지 않는다는 뜻이다. 특정한 스승을 두지 않는 대신, 많은 것들을 스승으로 삼는다. 그것도 어설픈 스승이 아니라 최고 수준의 스승을 곁에 둔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최고의 ‘책’을 스승으로 삼는 것이 독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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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살 백만장자 투자일기 - 20대에 5년 수익률 2,000%를 가능케 한 단 하나의 시스템
홍종호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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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살 백만장자 투자일기』는 제목부터 강렬하다.

서른 살에 백만장자가 되었고, 20대에 5년 수익률 2,000%를 기록했다는 문장만 보면

처음에는 조금 자극적인 투자 성공담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이 책이 단순히 “나는 이렇게 돈을 벌었다”는 자랑에 머무는 책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저자가 말하고 싶은 핵심은 수익률 그 자체보다, 그 수익률을 가능하게 만든 사고방식과 반복 가능한 투자 시스템에 가깝다.

저자는 2020년 코로나가 휩쓸던 시기에 5,000만 원 남짓한 시드로 투자를 시작했고,

5년이 지난 현재 자산을 30배 이상 불렸다고 말한다.\

현재는 미국 주식과 가상화폐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며, 다음 목표인 100억 원을 향해 가고 있다고 한다.

흥미로운 점은 저자가 자신을 처음부터 투자에 능숙했던 사람으로 포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제·경영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PER이나 PBR, 재무제표를 깊이 분석하며 시작한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직장생활을 시작한 뒤 돈에 대해 본격적으로 고민했고, 유튜브 무료 강의와 얕은 기업 분석을 거치며 시행착오 속에서 배웠다고 고백한다.

그래서 이 책의 이야기는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저자가 투자 성공의 출발점을 ‘기술’이 아니라 ‘생각의 전환’에서 찾는다는 점이다.

저자는 돈을 운에 맡기는 사람, 돈을 욕망으로만 바라보는 사람, 돈을 남의 것이라 여기는 사람은 결국 출발선에 서기도 전에 스스로를 제한한다고 말한다. 부는 거창한 비밀 정보보다 “어떻게 생각하느냐”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투자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종목 하나를 맞히는 능력이 아니라, 시장이 흔들릴 때도 나를 붙잡아줄 기준을 가지고 있는가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투자 여정은 처음부터 매끄럽지 않았다.

단타에 몰두하기도 했고, 채권을 공부하며 안정성을 붙잡으려 하기도 했으며,

차트 분석에 빠져 특정 종목에 큰돈을 넣고 불안한 밤을 보내기도 했다.

수익이 나면 우쭐했고, 손실이 나면 남 탓을 하던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저자는 그 시간을 실패로만 남기지 않았다.

수익이 났을 때 왜 그랬는지, 손실이 났을 때 무엇을 놓쳤는지 기록했고, 그 기록 속에서 반복되는 패턴을 발견했다.

성공할 때는 늘 어떤 기준을 지켰고, 실패할 때는 감정에 휩쓸려 그 기준을 놓쳤다는 사실이었다.

이 지점에서 책의 핵심인 4단계 투자 프로세스가 등장한다.

돈을 끌어당기는 마인드 장착, 흔들리지 않는 기본기 습득, 새롭게 태어나는 투자습관 체화, 수익을 현실화하는 기술 활용.

이 네 단계는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저자가 시행착오를 통해 구조화한 투자 시스템에 가깝다.

저자는 투자를 운에 맡기는 게임이 아니라 언어를 배우는 것처럼 익히고 반복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말한다.

이 부분이 좋았다. 투자 초보에게 필요한 것은 복잡한 공식보다, 먼저 무너지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라는 메시지가 분명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또 하나 기억에 남는 문장은 “1조 원을 가진 투자자처럼 생각하라”는 대목이었다.

저자는 부자처럼 사고한다는 것은 이름 모를 동전주나 미확인 루머를 쫓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어디로 흘러가는지를 보는 훈련이라고 말한다.

“내가 1,000억 원이 있다면 이 종목을 사겠는가?”라는 질문을 반복하면,

단기 차트와 갑작스러운 호재에 덜 흔들리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투자의 크기를 결정짓는 것은 시드가 아니라 마인드이고, 성공을 결정짓는 것도 돈의 크기가 아니라 사고의 크기라는 말이 오래 남았다.

작은 돈으로 시작하더라도 생각의 스케일이 작으면 작은 판에 갇히고, 반대로 크게 생각하는 사람은 작은 시드에서도 확장되는 방향을 찾게 된다.

이 책은 미국 주식과 가상화폐를 중심으로 세계 자본의 흐름을 바라보는 태도도 강조한다.

저자는 한국인이라는 감정적 배경에 갇혀 국내 자산에만 머무르는 현상을 경계하며, 돈은 국적이 아니라 성장성, 구조적 경쟁력, 시장의 신뢰를 따라 움직인다고 말한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같은 글로벌 기업뿐 아니라 팔란티어, 아이렌, 오라클 같은 기업들을 언급하며,

앞으로 자본이 어디로 흐를지 바라보는 시야가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특히 팔란티어를 데이터의 흐름을 지배하는 기업이자 디지털 시대의 의사결정 엔진으로 보는 관점은,

단순한 종목 추천이 아니라 산업의 방향성을 읽는 방식처럼 느껴졌다.

낙관주의에 대한 부분도 이 책의 중요한 축이다.

저자는 낙관주의를 근거 없는 희망회로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세상은 발전하고 기업은 성장하며 자산은 우상향한다는 믿음에서 비롯된 전략적 태도라고 설명한다. 2021년 QQQ에 큰 비중을 투자한 직후 오미크론 사태로 계좌가 한 달 만에 20~30% 이상 급락했을 때, 저자는 “지금 이 판단이 틀렸는가? 아니면 시기가 잘못된 것인가?”라고 스스로에게 물었다.

그리고 나스닥 기업들의 가치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시장이 잠시 흔들리는 것이라고 판단해 매달 꾸준히 ETF 투자를 이어갔다.

2년 뒤 100% 이상의 수익률을 얻었다는 경험은, 이 책이 말하는 낙관이 왜 중요한지 잘 보여준다.

물론 이 책을 읽는다고 누구나 5년 만에 2,000% 수익률을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 기대만으로 읽으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의 진짜 가치는 수익률 숫자보다 그 숫자 뒤에 있는 태도에 있다.

저자는 완벽해질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작게라도 시장에 참여하라고 말한다.

돈이 들어가는 순간 뇌가 움직이고, 막연했던 시장이 내가 이해하고 책임져야 할 현실이 되기 때문이다.

투자는 공부의 끝이 아니라 시작점이라는 말이 꽤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30살 백만장자 투자일기』는 빠르게 부자가 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시장 안에서 오래 살아남기 위한 태도와 구조를 알려주는 책이다.

감정에 흔들리지 않는 원칙, 실수를 기록하는 습관, 큰 목표를 세우는 시야, 시장을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힘이 이 책의 중심을 이룬다.

결국 투자는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 기준을 세우고 오래 버티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일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이제 막 투자를 시작하려는 사람뿐 아니라,

이미 투자하고 있지만 자꾸 감정에 흔들리는 사람에게도 좋은 점검표가 되어줄 책이다.


ㅡ




수십억 원의 투자수익, 보기엔 단순한 숫자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 뒤에는 숱한 시행착오와 후회, 긴 시간에 걸친 내면의 전환, 그리고 나 자신을 무너뜨리고 다시 세워가는 과정을 포함한, 결코 짧지 않은 여정이 존재한다. 나는 처음부터 투자를 잘했던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초창기에는 돈을 잃을 수밖에 없는 모습의 집합체였다. 감에 의존해 매수하고, 남의 말을 듣고 흔들리고, 수익이 나면 우쭐해지고, 손실이 나면 남 탓을 하며 원망했다. 그때의 나는 투자를 통해 ‘돈을 벌겠다’는 생각만 있었지, ‘투자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 시간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내가 얻은 단 하나의 성과가 있다면 그건 수익도, 기술 습득도 아닌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시도했다’는 사실 그 자체였다. 나는 정말 많은 길을 헤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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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층에서 본 거리 - 다섯손가락 이두헌 노래글
이두헌 지음 / 이은북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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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층에서 본 거리』를 읽다 보면 이상하게 다섯손가락 밴드의 노래를 하나하나 찾아 듣고 싶어진다.

책장을 넘기고 있는데 어느 순간 머릿속에서는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이 흐르고, 또 어느 순간에는 〈풍선〉의 멜로디가 떠오른다.

처음에는 익숙한 노래라 반가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노래가 만들어진 사연을 알고 나니 예전에 들었던 그 노래들이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냥 흘려듣던 가사 한 줄에도 누군가의 청춘과 고독, 짝사랑, 시대의 공기, 오래된 거리의 냄새가 묻어 있었다.

『이층에서 본 거리』는 다섯손가락의 이두헌이 자신이 쓴 노래 가사와 그 노래가 태어난 순간들을 함께 풀어낸 책이다.

〈고독한 이에게〉,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새벽 기차〉, 〈풍선〉, 〈눈물 없는 나라에〉 같은 노래들이 실려 있고, 노래 뒤에는 그 노래가 어떤 마음과 기억 속에서 만들어졌는지가 이어진다.

읽다 보면 이 책은 단순한 노래 해설집이 아니라, 노래를 통해 한 사람의 청춘과 한 시대의 풍경을 다시 꺼내보는 산문집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다섯손가락은 1980년대 한국 대중음악 안에서 유난히 서정적인 감성을 들려주던 밴드였다.

그 시절의 노래들은 지금처럼 강렬한 퍼포먼스나 화려한 사운드보다는, 마음을 천천히 적시는 가사와 멜로디에 가까웠다.

고독, 짝사랑, 이별, 그리움, 어린 시절의 꿈 같은 감정들이 노래 안에 자연스럽게 스며 있었다.

그래서인지 다섯손가락의 노래는 시간이 지나도 낡아버리지 않고, 오히려 어느 날 문득 다시 들으면 더 깊게 와닿는 힘이 있다.

이 책이 좋았던 건 노래 가사를 먼저 읽고,

그 뒤에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읽고 나면 다시 그 가사를 처음부터 읽고 싶어진다는 점이었다.

그냥 들었을 때는 익숙한 후렴이나 멜로디로만 남아 있던 노래가 사연을 알고 나면 전혀 다른 얼굴로 다가온다. 노래는 듣는 순간의 감정으로 남지만, 그 노래가 태어난 이야기를 알고 나면 마음속에 훨씬 깊은 기억으로 남는다.

〈고독한 이에게〉는 특히 오래 머물렀던 부분이다.

저자는 고독을 혼자 있는 선택이 아니라 관계의 결핍에서 비롯된 피할 수 없는 감정에 가깝게 이야기한다.

스무 살 무렵, 음반에 실릴 것을 전제로 처음 온전하게 만든 노래가 바로 이 곡이었다는 고백도 인상적이었다.

미술에는 재능이 없었지만 미술가를 동경했고, 고독한 날 미술관의 그림 한 점에서 마음의 온기를 되찾았다는 이야기를 읽고 나니 “고독은 결국 내게 가장 다정한 친구”라는 문장이 더 깊게 느껴졌다.

고독을 밀어내야 할 감정이 아니라, 결국 나를 가장 오래 지켜본 친구로 받아들이는 마음이 참 쓸쓸하면서도 다정했다.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의 이야기는 뜻밖에 귀엽고도 애틋했다.

대학 시절 5분 만에 끝나버린 짝사랑, 비 오는 수요일, 버스 뒷자리에서 들려온 여학생들의 싱거운 대화, 명동 거리에서 보았던 장미.

그 사소한 장면들이 하나로 엮여 한 시대의 노래가 되었다는 사실이 참 신기했다.

우리는 보통 명곡이라고 하면 아주 거창한 순간에서 태어났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오래 남는 노래는 이렇게 별것 아닌 하루의 장면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르겠다.

사소한 순간도 누군가의 마음을 통과하면 오래 기억되는 노래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풍선〉을 읽을 때는 나의 어릴 적 모습이 떠올라 좋았던 부분이었다.

저자는 어린 시절 즐겨 읽던 《소년중앙》, 길창덕의 〈꺼벙이〉, 고우영 만화, 동네 만화방, 월간 만화 《보물섬》, 그리고 〈요정 핑크〉를 떠올린다.

현실은 답답하고 무거웠지만, 만화책 한 권과 작은 상상은 그 시절을 견디게 해주는 구원 같은 것이었다.

1983년의 대학을 음울한 잠수함 같았다고 표현한 부분도 오래 남았다.

학교에 가서는 시대의 분위기 속에서 돌을 던지고, 만화방이나 전자오락실로 피신하던 청춘의 모습은 씁쓸하면서도 묘하게 순수했다.

그리고 그 모든 기억이 〈풍선〉이라는 노래로 이어졌다는 사실이 좋았다.

지나가버린 어린 시절의 작은 꿈들이 노란 풍선처럼 하늘로 떠오르는 느낌이었다.

〈눈물 없는 나라에〉에 담긴 해운대 포장마차 이야기도 오래 기억에 남는다.

돈 한 푼 없이 부산을 헤매던 청년에게 포장마차 주인이 홍합과 소주를 내어주고, 기타와 노래를 청하던 장면은 그 시대에만 가능했을 법한 낭만처럼 느껴졌다.

저자는 그날 처음으로 최루탄 없이도 눈물을 흘렸다고 말한다.

그 문장을 읽는데 마음이 괜히 먹먹했다.

누군가가 건넨 투박한 한 끼, 무심한 듯한 말 한마디가 한 사람의 마음을 살릴 수도 있다는 걸 다시 생각하게 됐다.

이 책을 읽으며 좋았던 건 저자의 추억을 따라가다가 어느새 내 추억까지 같이 떠오른다는 점이었다.

만화책을 펼쳐놓고 시간 가는 줄 모르던 어린 날, 오락실 앞에서 괜히 서성거리던 순간, 좋아하는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서툰 시절, 비 오는 날 괜히 창밖을 오래 바라보던 마음 같은 것들.

본문 속 이야기와 내 기억이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그 안에 흐르는 감정은 묘하게 닮아 있었다.

그래서 읽는 내내 조금 그립고, 조금 웃기고, 조금 쓸쓸했다.

『이층에서 본 거리』는 노래 해설집이라기보다, 노래가 태어난 마음의 풍경을 따라가는 책에 가깝다.

읽고 나면 익숙했던 노래를 다시 찾아 듣게 되고, 가사를 한 줄씩 다시 읽게 된다.

그리고 어느 순간 내 기억 속 거리와 사람들, 지나간 나이와 감정까지 함께 떠오른다.

그 시대에는 분명 그 시대에만 느낄 수 있었던 낭만이 있었다.

편지를 쓰고, 우체통 앞에 서고, 만화방에 숨어들고, 전자오락실로 도망치고, 비 오는 거리를 걸으며 누군가를 생각하던 시간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저자의 이야기를 읽고 있었지만,

동시에 내 안에 남아 있던 어린 나와도 조용히 마주하고 있었다.

좋은 노래는 한 시대의 배경음악이 되지만, 좋은 이야기를 만나면 한 사람의 추억까지 다시 깨운다.

『이층에서 본 거리』는 내게 그런 책이었다.

익숙한 노래를 다시 듣게 만들고, 잊고 있던 기억을 다시 꺼내보게 하고,

지나온 시절을 조금 더 다정하게 바라보게 해준 책이다.

읽고 나니 다섯손가락의 노래들이 전보다 조금 더 깊고 따뜻하게 들리기 시작했다는 점도~!

ㅡ

‘정림올제 서평단 @bagjeongrim21‘을 통해

'이은북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눈물 없는 나라는 여전하다. 이제는 인공눈물로 빽빽한 눈을 적시는 메마른 시대가 되었지만, 나는 여전히 편지를 쓴다. 눈물 없는 나라의 어느 우체국으로, 닿지 않을 진심을 부친다. 기쁨 없는 세상에서 기쁨을 노래하면 언젠가 행복한 날이 올 거라는 그 시절의 순수했던 주문을 되뇌면서 말이다. 비록 그녀의 눈물은 얻지 못했으나, 그날 해운대의 포장마차 주인이 내게 건넨 그 ‘재미있었다’라는 한 마디가 오늘의 나를 여전히 노래하게 한다. 따뜻한 마음이 생길 거라는 그 간절한 기도는, 어쩌면 그녀가 아닌 나 자신을 구원하기 위한 주문이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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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팝니다 - 사랑받는 매장의 여섯 가지 리테일 전략
김용일 지음 / 시공사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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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웬만한 물건을 굳이 매장에 가지 않아도 살 수 있다.

가격 비교도 쉽고, 후기 확인도 빠르고, 배송도 편하다.

그런데도 어떤 매장은 일부러 찾아가게 되고, 어떤 공간은 한 번 다녀온 뒤에도 오래 기억에 남는다.

반대로 분명 유명한 브랜드였고 예쁘게 꾸며진 공간이었는데도 이상하게 금방 잊히는 곳도 있다.

『기억을 팝니다』는 바로 그 차이가 어디에서 만들어지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책 제목을 처음 봤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매장이 기억을 판다고? 였다.

보통 매장은 상품을 파는 곳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옷가게는 옷을 팔고, 카페는 커피를 팔고, 서점은 책을 판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 보면 고객이 실제로 오래 붙잡고 있는 것은 상품 그 자체만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매장에 들어섰을 때의 첫인상, 공간의 온도, 조명, 동선, 직원의 말투, 상품을 발견하는 순서, 결제하고 나오는 순간의 기분까지 모두 합쳐져 하나의 기억이 된다.

저자 김용일은 리테일 마케팅이 다루는 대상은 자리가 아니라 기억이라고 말한다.

사람의 머릿속에 무엇이 남는가, 어떤 감정으로 떠오르는가, 시간이 지난 뒤에도 다시 떠올려지는가.

결국 리테일 마케터는 이 질문을 현장에 옮겨 답을 내놓는 사람에 가깝다.

특히 인상 깊었던 문장은 오프라인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역할이 바뀌었다는 부분이었다.

이제 매장은 물건을 쌓아두는 장소가 아니라 브랜드를 체험하고 해석하고 기억하는 공간이 되었다.

진열의 기술이 아니라 인식의 설계가 필요한 시대라는 말이 오래 남았다.

이 책이 좋았던 점은 감각적인 매장을 만들어라처럼 막연하게 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쁜 인테리어, 화려한 포토존, 유행하는 팝업스토어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한다.

고객이 어떤 길로 움직이는지, 어디에서 멈추는지, 어떤 정보 앞에서 피로감을 느끼는지,

무엇을 보았을 때 브랜드를 이해하게 되는지까지 세밀하게 살핀다.

그래서 매장은 상품을 진열하는 그릇이 아니라, 브랜드의 생각이 물리적으로 구현된 인터페이스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이해된다.

특히 기억되는 매장과 잊히는 매장의 차이를 설명하는 부분이 좋았다.

저자는 사람들은 매장을 통째로 기억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조명, 사인, 진열대, 가격표, 직원의 표정, 음악, 바닥의 촉감, 공기의 냄새와 온도까지 수많은 정보가 한꺼번에 들어오지만,

인간의 뇌는 이 모든 것을 저장하지 않는다.

뇌는 기록 장치라기보다 편집 장치에 가깝다. 대부분은 버리고, 일부만 남긴다.

그래서 기억되는 매장은 전체가 아니라 하나의 장면으로 저장된다.

입구에서 느낀 첫 공기의 온도, 직원과 눈이 마주쳤던 순간, 계산대 앞에서 흐르던 음악,

문을 열 때의 무게감 같은 작은 장면들이 전체 경험을 대표하게 된다.

이 부분을 읽으며 내가 좋아했던 공간들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꼭 크고 화려한 곳만 기억에 남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작은 매장이라도 들어갔을 때 부담스럽지 않고, 물건을 보는 흐름이 편안하고, 직원의 응대가 과하지 않으며,

나에게 맞는 것을 자연스럽게 발견하게 해준 곳들이 오래 기억에 남았다.

반대로 사진은 예쁘게 찍히지만 막상 머무는 동안 피곤했던 공간은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결국 좋은 공간은 많이 보여주는 곳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느꼈는지 분명하게 남겨주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 말하는 기억 설계는 단순히 인상적인 장면을 더하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인상적인 불편을 먼저 제거하는 일에 가깝다.

안내가 불명확하거나, 결제가 복잡하거나, 직원의 거리감이 맞지 않거나, 동선이 막히거나,

향과 소리가 과하면 아무리 멋진 디스플레이가 있어도 기억은 쉽게 망가진다.

불편함은 편안함보다 더 오래 남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억되는 매장은 화려해서가 아니라 일관되게 단단해서 남는다.

운영의 태도, 응대의 기준, 공간의 리듬이 흔들리지 않을 때 소비자는 무의식적으로 신뢰를 형성한다.

정보를 다루는 방식도 인상적이었다. 저자는 사람이 빈칸을 견디지 못한다고 말한다.

소비자가 멈추는 순간은 정보가 충분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적당히 모자랄 때 생긴다.

긴 설명보다 자기 이야기를 대입할 수 있는 한 줄의 문장이 사람을 붙잡는다는 것이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빈칸은 낚시가 아니다.

소비자가 스스로 의미를 만들도록 돕는 장치다.

가격과 조건은 투명하게 보여주되, 제품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될 수 있는지는 스스로 연결할 수 있도록 여백을 남겨야 한다.

블로그 글도 그렇고 매장도 그렇고, 사람을 오래 머물게 하는 것은 모든 것을 다 설명하는 친절함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적당한 여백일지도 모른다.

감각에 대한 장도 오래 남았다.

책은 사람이 논리로 공간을 경험하기 전에 몸으로 먼저 걷는다고 말한다.

밝기, 온도, 소리의 밀도, 냄새의 방향, 바닥의 탄성, 진열대와 몸 사이의 거리 같은 것들이 동시에 작동하며 하나의 상태를 만들고, 그 상태가 감정이 되고, 감정이 기억의 접착제가 된다.

특히 냄새와 기억을 연결하는 부분이 좋았다.

저자는 어느 매장에서 맡은 향이 나중에 다시 떠올라 그 공간을 생생하게 재생시켰던 경험을 이야기한다.

로고도 제품도 기억나지 않는데, 아까 그곳이라는 감각만 또렷하게 남는다는 것이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프루스트 효과다.

어떤 향을 맡는 순간 잊고 지냈던 장면이 설명 없이 되살아나는 비자발적 회상이다.

향은 이해를 거치지 않고 회상을 만든다.

하지만 책은 향을 쓴다고 곧바로 기억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 분명히 말한다.

향은 단독 자산이 아니라 경험의 레이블이다. 같은 향이라도 매장이 붐비고 응대가 불편했던 날에 맡으면 불편함의 태그가 되고, 조용하고 안내가 명료했던 날에 맡으면 안심의 태그가 된다. 그래서 향 설계는 좋은 향을 고르는 일이 아니라, 그 향이 붙을 경험을 무엇으로 만들 것인가에서 시작해야 한다. 교보문고가 자주 언급되는 이유도 이 지점에서 이해됐다. 종이책, 목재, 잔잔한 건조감 같은 정서를 향으로 번역해 공간에 적용했고, 그 경험이 다시 상품으로 이어졌다. 중요한 것은 향 자체의 판매가 아니라, 책을 떠올리는 정서를 교보문고라는 장소에 귀속시켰다는 점이다.

결국 향이 브랜드보다 오래 남으려면, 향이 좋은 냄새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브랜드의 태도와 경험을 대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은 매장을 운영하는 사람에게 특히 실용적이지만, 꼭 리테일 업계에 있는 사람만 읽을 책은 아니라고 느꼈다.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사람, 브랜드를 만들고 싶은 사람,

고객에게 무언가를 전달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연결해서 읽을 수 있다.

결국 콘텐츠도 매장과 닮아 있다.

사람들이 들어와서 무엇을 보고, 어디에서 멈추고, 어떤 감정을 느끼고, 무엇을 기억한 채 나가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목차를 보면 이 책은 단순히 매장 인테리어를 잘하는 법에 머물지 않는다.

1장에서는 사람들이 기억하는 매장의 비밀과 기억되는 매장과 잊히는 매장의 차이를 다루고,

2장에서는 리테일 마케팅이 기억을 만드는 방법을 설명한다.

선택 피로, 빈칸, 반복, 익숙함 같은 심리 구조가 매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도 짚는다.

3장에서는 냄새, 색, 조명, 소리, 촉각, 온도와 밀도처럼 기억을 고정시키는 감각의 법칙을 다룬다.

4장에서는 그 기억이 어떻게 구매로 이어지는지, 5장에서는 축적된 기억이 어떻게 브랜드가 되는지 보여준다.

마지막 6장에서는 기억을 설계하는 사람들의 역할과 리테일 마케터의 판단 기준, 오래가는 매장의 조건까지 이야기한다.

부록에는 리테일 마케터와 자영업자를 위한 To Do List까지 담겨 있어 실제 매장을 운영하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될 만하다.

책을 읽다 보면 리테일은 단순히 판매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읽는 일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고객이 무엇을 불편해하는지, 어떤 순간에 오래 머무는지, 어떤 경험을 했을 때 다시 방문하고 싶어지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결국 매장을 운영한다는 것은 상품을 진열하는 일이 아니라 고객의 시간을 설계하는 일이다.

『기억을 팝니다』는 팔리는 매장을 만드는 법을 말하지만, 결국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는 법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고객의 발걸음을 붙잡는 공간, 다시 떠올리게 되는 장면,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어지는 경험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차근차근 보여준다.

책을 읽고 나면 매장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달라진다. 이제는 예쁜 공간인지 아닌지만 보게 되지 않는다.

이 공간은 나에게 어떤 기억을 남기려고 하는지, 그리고 나는 무엇을 기억하고 나가게 되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좋은 매장은 고객에게 물건을 판 뒤 끝나는 곳이 아니라, 고객의 기억 속에서 다시 시작되는 곳이다.

이 책의 제목처럼 결국 리테일의 본질은 상품을 파는 일이 아니라 다시 떠올리고 싶은 기억을 남기는 일이다.


ㅡ

'시공사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그런데 앞서 거듭해 강조했듯이 결국 사람을 멈추게 하는 것은 긴 설명이 아니라, 자기 이야기를 대입할 수 있는 한 줄의 문장이다.
그 빈칸이 머릿속에서 스스로 채워지기 시작할 때, 발걸음은 멈추고 손은 움직인다.
정보 격차 이론information gap theory이 이 현상을 가장 간결하게 설명한다.
사람은 알고 있는 것과 알고 싶은 것 사이에 간극이 생기면 그 간극을 메우기 위해 행동한다.
핵심은 간극의 크기가 아니라 간극의 형태다. 너무 작으면 ‘대충 알겠다‘로 끝나고, 너무 크면 ‘어차피 모르겠다‘로 포기한다.
행동을 만드는 빈칸은, 금방 채울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지금은 확신이 서지 않는 정도의 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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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만에 블로그 일 방문자 수 1,000명 만들기 - 개정증보판
권호영 지음 / 푸른향기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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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오래 해오면서 가장 자주 들었던 말이 있다.

“열심히 쓰는데 왜 방문자가 안 나올까요?”라는 말이었다. 사실 나도 비슷한 고민을 정말 오래 했다. 하루에 몇 시간씩 글을 쓰고, 사진을 정리하고, 제목도 고민하는데 조회수는 그대로일 때가 많았다. 공들여 쓴 글보다 별생각 없이 올린 글 하나가 더 많이 읽히는 걸 보면 괜히 허탈해지기도 했다. 블로그를 계속해야 하나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었다.

『한 달 만에 블로그 일 방문자 수 1,000명 만들기』는 딱 그런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이었다. 블로그를 시작했지만 방향을 못 잡은 사람, 1일 1포스팅을 해도 방문자가 늘지 않아 지친 사람, 내 기록을 단순한 일기가 아니라 하나의 브랜드로 키우고 싶은 사람에게 꽤 현실적인 안내서가 되어준다. 책은 제목처럼 방문자 수 1,000명을 말하지만, 막상 읽어보면 단순히 숫자를 올리는 요령만 알려주는 책은 아니었다. 오히려 블로그를 왜 하는지, 어떤 목표로 운영할 것인지부터 다시 묻게 만든다.

책의 초반에서 저자는 하루 이틀 운동한다고 몸이 갑자기 변하지 않듯, 하루 이틀 블로그를 한다고 갑자기 달라지는 건 없다고 말한다. 제목만 보고 이 책을 읽으면 누구나 방문자가 늘 것처럼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결국 중요한 건 실천이고, 더 정확히 말하면 책에 나온 팁을 적용한 실천이다. 이 부분이 좋았다. 막연히 열심히 하라는 말이 아니라,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고 꾸준히 움직여야 한다는 말처럼 들렸다.

특히 인상 깊었던 질문은 이것이었다.

“블로그 왜 하고 싶으세요?”

이 질문을 보는 순간 조금 멈칫했다. 나는 블로그를 운영하면서도 정작 이 질문에 또렷하게 답하지 못한 적이 많았다. 일상 기록을 하고 싶은 건지, 책 리뷰를 쌓고 싶은 건지, 협찬이나 수익을 염두에 둔 건지, 나라는 사람의 취향과 생각을 오래 남기고 싶은 건지. 목적이 흐릿하면 글도 흐려지고, 블로그의 방향도 쉽게 흔들린다. 책에서는 일상 기록용인지, 사업 홍보용인지, 체험단이나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하는지 먼저 계획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냥 하고 싶어서 시작한 사람과 진심으로 블로그를 키워보고 싶은 사람의 결과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말이 꽤 현실적으로 와닿았다.

이 책이 좋았던 건 블로그를 무조건 하나의 방식으로만 설명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네이버 블로그, 티스토리, 블로그 스폿, 개인 도메인 홈페이지형 블로그까지 각각의 장단점을 비교해준다. 네이버 블로그는 국내 이용자가 많고 소통과 마케팅 활동에 유리하지만 정책에 맞춰 운영해야 한다. 티스토리는 애드센스 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독립적인 운영이 가능하지만 네이버 상위노출은 쉽지 않다. 블로그 스폿은 구글 기반의 안정성이 있지만 국내 타깃에는 다소 맞지 않을 수 있다. 개인 도메인 블로그는 자유도가 크지만 제작과 관리 부담이 있다. 결국 어떤 플랫폼이 좋으냐보다, 내가 무엇을 위해 블로그를 하는지가 먼저라는 점이 분명해진다.

키워드에 대한 설명도 많이 남았다. 책에서는 블로그가 검색어 기반 플랫폼이라는 점을 반복해서 말한다. 내가 쓰고 싶은 글만 쓰는 것과, 사람들이 검색할 만한 단어를 글에 녹이는 것은 다르다. 예를 들어 제목을 ‘나의 주말’이라고 쓰는 것보다 ‘경기도 주말에 가볼 만한 곳’이라고 쓰는 편이 검색 유입에는 훨씬 유리하다. 너무 당연한 말 같지만, 막상 내 글 제목을 돌아보면 나 혼자 알아보기 편한 제목이 많았다. 책을 읽으며 블로그 제목은 내 기록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누군가가 나를 찾아오는 입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초보 블로거가 가장 많이 실수하는 부분도 제목이라고 한다. 나도 예전에는 제목 앞에 [서평], [일상], [여행 1일차] 같은 식으로 나만의 분류를 붙이는 게 정리되어 보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책에서는 이런 표기가 검색어를 잡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미 카테고리에서 분류가 되고 있으니, 제목에는 사람들이 검색할 만한 핵심 키워드를 한두 개만 깔끔하게 넣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이 대목을 읽고 내가 그동안 얼마나 나를 위한 제목을 써왔는지 돌아보게 됐다.

카테고리에 대한 조언도 실용적이었다. 처음 블로그를 만들면 욕심이 생겨 카테고리를 많이 나누게 된다. 맛집, 카페, 책, 문구, 일상, 여행, 생각, 기록처럼 하나씩 만들다 보면 정리된 것 같지만, 실제로 방문자가 카테고리를 하나하나 눌러보는 경우는 많지 않다. 책에서는 큰 카테고리는 최대 3개 정도로 간단하게 시작하라고 말한다. 비슷한 주제는 묶고, 너무 세분화하지 말라는 조언이 현실적이었다. 블로그는 보기 좋게 정리하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결국 검색을 통해 들어온 사람이 원하는 정보를 편하게 볼 수 있어야 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또 좋았던 건 일상 글과 정보성 글 사이의 균형을 말해준 부분이었다. 책에서는 가끔은 키워드를 신경 쓰지 않는 일상 글도 괜찮다고 한다. 일상 속 생각이나 루틴을 보여주는 것은 브랜딩의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문자를 모으고 싶다면 키워드 있는 포스팅도 주기적으로 해야 한다. 이 말이 꽤 중요하게 느껴졌다. 방문자 수만 높은 상업화 블로그는 있을 수 있지만, 그 블로그 주인과의 연대감이 쌓이기는 어렵다. 반대로 일상만 쓰면 오래 읽히는 검색 유입을 만들기 어렵다. 결국 사람들이 내 정보도 궁금해하고, 나라는 사람도 궁금해하게 만드는 블로그가 오래 간다.

책에서는 일상 블로그, 여행 블로그, 정보성·전문 블로그, 이슈성 블로그 등 여러 유형도 설명한다. 특히 책, 경제, IT, 어학, 요리처럼 본인의 강점이나 취미를 꾸준히 쌓아가는 전문 블로그에 대한 이야기가 좋았다. 최근에는 방문자 수가 압도적으로 높지 않아도 한 가지 주제로 오래 운영한 블로그가 인정받는 흐름이 있다고 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결국 블로그는 단기간의 유입보다 오래 쌓인 방향성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닉네임과 블로그명을 지키는 방법도 흥미로웠다. 누군가에게 내 블로그를 알려줄 때 “네이버에 내 닉네임 검색해봐”라고 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려면 블로그 이름과 닉네임이 검색 결과에서 잘 보이도록 가끔 제목에 자연스럽게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한다. 다만 이것 역시 남발하지 말고, 평소에는 주제 키워드에 집중하다가 필요할 때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한다. 작은 팁 같지만 실제 운영자 입장에서는 꽤 필요한 부분이었다.

책을 읽고 나니 블로그를 대하는 마음이 조금 달라졌다. 예전에는 “어떻게 하면 조회수가 오를까?”를 먼저 생각했다면, 이제는 “나는 어떤 블로그를 만들고 싶은가?”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그다음에야 키워드, 제목, 카테고리, 포스팅 주기 같은 전략이 의미를 갖는다. 방향 없이 열심히 쓰는 것보다, 내 블로그의 목표를 정하고 그에 맞는 글을 꾸준히 쌓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한 달 만에 블로그 일 방문자 수 1,000명 만들기』는 블로그를 막 시작한 사람에게도 좋지만, 이미 오래 운영했는데 정체된 사람에게 더 필요한 책일지도 모른다. 처음부터 다시 점검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내 블로그의 정체성은 무엇인지, 제목은 검색되는 방식으로 쓰고 있는지, 카테고리는 너무 복잡하지 않은지, 일상과 정보의 균형은 맞는지 하나씩 돌아보게 된다.

무엇보다 이 책은 조급하게 만들지 않아서 좋았다. 방문자 수 1,000명이라는 목표를 말하지만, 결국 그 숫자에 도달하는 길은 요행이 아니라 꾸준한 실천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읽고 나면 이상하게 다시 블로그를 정리하고 싶어진다. 제목을 고쳐보고 싶고, 카테고리를 줄이고 싶고, 내가 쓰고 싶은 글과 사람들이 찾는 글 사이의 균형을 다시 잡아보고 싶어진다.

블로그는 나를 위한 기록이면서 동시에 누군가를 맞이하는 공간이다. 이 책을 읽고 가장 크게 남은 생각도 그거였다. 내가 편한 방식으로만 쓰는 공간이 아니라, 내 글을 찾아오는 사람을 생각하며 조금 더 다듬어야 하는 공간. 그래서 이 책은 단순한 블로그 운영법 책이라기보다, 내 기록을 더 오래 읽히게 만들고 싶은 사람에게 필요한 실전 안내서에 가깝다.

ㅡ

'푸른향기 서포터즈 13기' 활동을 통해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1 추천하지 않는 예시 1 : 괄호로 나만의 분류법 생성하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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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예시와 같은 괄호 분류는 작성자 기준에 맞게 편리하자고 하는 것이지, 검색어(키워드)를 잡는 데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키워드 활용 첫 번째 주의점은 ’제목 맨 처음에 특수문자 쓸 필요가 없다.’입니다. 초보 블로거 중에 정리하기를 좋아하는 성향을 가진 분들은 포스팅 제목에 [대괄호]. ’작은따옴표’, <홑화살괄호>등을 붙여 포스팅을 분류하곤 해요. 절대적으로 불필요한 일입니다. 어차피 그 분류는 내 블로그 게시판(카테고리)에서 분류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꼭 표현하고 싶은 분류라면 포스팅 본문 시작 부분에서 언급해도 충분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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