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같은 방 둘이서 2
서윤후.최다정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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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의 방에서 시간을 보내며 쌓은 감정, 읽고 쓴 책, 지어 먹은 밥 들이 모여 지금과 같은 모양의 나에게로 도착했다. 만약 내가 다른 주소의 방에 살았더라면 지금 나는 다른 표정과 말투로 이야기하는 사람이 됐을 것이다. 스무 살 이후로 혼자 옮겨 다닌 방들은 시절마다의 언어였다. 단 하루를 묵었든 몇 년을 살았든, 지금까지 머물렀던 각양각색의 방들은 모두 나름의 문장으로 각인되어 삶의 서사에 일부분 기여했다. 한동안 내 집이라고 불렀던 주소로 다시 더듬어 찾아가면 금세 그 방문을 열고 그 시절로 입장하게 된다.

p9. 프롤로그 내용 중

그동안 살아왔던 방들.. 반지하 단칸방, 고시원, 작은집 월세살이를 하면서도 머무르던 공간에서의 삶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면서도 이렇게 서정적이고 낭만으로 표현한 책이 있을까?란 생각을 하며 읽게 된 책


『우리 같은 방』은 한 사람의 방이 아닌 우리 모두의 방에 대한 이야기다.

저마다 다른 공간에서 살아온 우리가 누군가의 방 이야기를 읽으며 울컥하고, 어떤 문장 앞에서 오래 머무는 건 그 방이 나의 기억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물리적 공간으로서의 방을 넘어 시간이 스며든 장소, 감정이 접힌 구석, 그리고 말하지 못한 기억들이 눌려 있는 자리를 바라보게 만든다.

프롤로그에서 최다정 작가는 ‘방’이라는 단어 하나로 지난 시절의 수많은 장면들을 되짚어낸다. 감정을 쌓고, 책을 읽고, 밥을 해 먹으며 혼자 보낸 그 시간들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고백한다. 방 문을 하나 열었을 뿐인데 그때의 공기, 온기, 분위기가 한꺼번에 떠오르는 느낌?이랄까. 마치 오래된 기억이 그대로 되살아난다. 저자의 말처럼, 한동안 ‘집’이라고 불렀던 공간은 여전히 기억의 문장으로 남아 있다.


그녀는 이사를 앞두고 짐을 정리하며, 지난 방들과 재회한다. 일부러 외면했던 장면들, 서랍 안에 차곡차곡 접어 넣고 덮어두었던 감정들이 다시 고개를 든다. 예쁘게 잘 정리해 떠나지 못했던 어떤 방은 뒤늦게 억지로라도 써보려 할 때, 오히려 더욱 아프게 다가온다. 방은 곧 내가 살아온 방식 자체였다. 그래서 그 안에 남아 있던 감정이나 기억들을 아무렇게나 지워버릴 수 없었고, 결국은 구석구석 숨어 있던 마음들을 하나씩 마주해야 했다.

이 책은 그런 진심에서 시작되었다. 지나온 방들, 그 방 안의 시간과 감정을 정면으로 들여다보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했다. 그 용기는 결국 글이 되었고, 그 글은 그 방으로 안내한다. 담담한 문장으로 꺼내 놓는 지난 시간들은 결코 특별하거나 거창하지는 않지만, 솔직하고 조심스러우며 깊다.

“살았던 시절의 우리를 닮은 방에서 우리는 제일 안전한 사람이 될 수 있다.”

프롤로그의 이 마지막 문장은, 이 책을 설명하는 가장 정확한 말이다. 그 문장처럼 이 책은 누군가의 방을 구경하는 일이 아니라 나의 방을 천천히 열고, 들여다보고, 조심스럽게 정리해 나가는 과정이다.

나 역시도 어떤 방에선 슬픔이 가득했고, 어떤 방은 떠나기 싫어 다시 돌아가고 싶었던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리고 또 어떤 방은 쉽게 들여다보지 못한 방도 있다. 그 방들에는 아직 말로 꺼내지 못한 감정들이 눌려 있다. 이 책은 그런 마음의 조각들을 부드럽게 건드린다.

“괜찮아요, 그런 방 하나쯤 누구에게나 있어요.” 하고 말하듯이.

최다정 작가는 과거의 자신이 살았던 방들을 차근차근 되짚는다. 그 방은 때론 낯설고, 때론 따뜻하고, 때론 서늘하다. 하지만 결국, 그 모든 방들이 지금의 자신을 만든 공간이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다시 바라보며 한 문장씩 꺼내놓을 수 있었던 건, 스스로를 안전하다고 느끼게 해주는 기억이 되었다는 뜻일 것이다.


우리가 어딘가에서 머무른다는 건, 잠시 그 공간에 머물렀다는 뜻뿐만 아니라 그곳에서 지냈던 나의 모습, 함께했던 감정, 지나간 계절들이 함께 어우러져 지금의 나를 만든다는 의미일 것이다.

『우리 같은 방』은 다양한 모습을 따뜻하게 풀어낸다. 한때 집이라 불렀던 공간, 다시 돌아갈 수 없어도 여전히 마음 한쪽에 남아 있는 장소, 그리고 그 방 안에 있던 나를 천천히 꺼내어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을 꼽으라면, ‘의자’에 관한 묘사였다. 방 안의 의자는 단순한 가구가 아니라, 쉼과 각성을 동시에 품은 존재다. 책상 앞 의자에 앉아 있던 시간들이야말로 가장 깨어 있었던 시간이라는 것! 저자는 누군가의 생일날 “편하게 앉아 너를 축하할 수 있는 오늘이 되길”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의자 사진을 받았다고 했다. 나 자신 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그런 의자같은 존재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의 문장들은 조용하다. 크게 말하지 않지만 멀리 퍼진다.

아마도 그것은 이 글이 누군가를 위로하려고 쓰인 글이기보다는 스스로를 솔직하게 꺼내 보이기 위해 쓰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더욱 진심이 전해지고, 그래서 더욱 읽는 사람의 마음에 오래 남는다.


『우리 같은 방』은 결국 방에 대한 이야기이자 나를 이해하고 껴안는 이야기다.

혼자만의 방에서 보낸 시간, 다시 돌아가기 어려운 방, 여전히 마음속 한 켠에 자리 잡은 방. 그 모든 방은 우리의 일부였고, 우리가 잠시 머물렀던 세계였다. 마음속 방 하나를 아직 닫아두고 있다면, 이 책이 그 문을 여는 첫 열쇠가 되어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그 방을 떠나든, 다시 들여다보든, 어쩌면 더 단단한 마음으로 오늘의 방에 머물 수 있게 될 것 같다.




월마다 정해진 날짜에 값을 치르면 최대 2년간은 내 방이라 부를 수 있는 보금자리가 생겼다. 혼자인 도시에서 세를 내고 잠시 빌린 방들을 전전해 오며 여태껏 나를 무사히 지켰다. 들어갈 때보다 한뼘이라도 더 자란 모습으로 나올 때면, 어느새 방은 지나온 시절의 대명사가 되어 있었다.
얼마 전에도 이사를 했다. 또 한 마디 시절의 문을 닫고 월셋집을 떠나면서 눈에 밟혀 자꾸 돌아보았던 건 책을 읽고 글을 썼던 나의 공부방이다. 작은 옷방, 부엌, 화장실이 딸린 집에서 사는 동안 이 공부방에 제일 깊은 자국을 남겼다. 언젠가 마침내 떠나게 될 방이란 걸 늘 염두에 두고 살았지만, 이 방이 영원히 내 방이길 바란 적이 많았다. 여러 낮과 밤의 나를 안아 주고 덮어 주었던 고마운 방과 헤어지며, 이 공간의 새로운 세입자에게 내 방이었던 방을 살뜰히 사용하는 비법을 남겨 둔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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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낙원에서 만나자 - 이 계절을 함께 건너는 당신에게
하태완 지음 / 북로망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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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힘들고 외로울 때, 곁에서 위로해줄 사람 하나 없어서 서글프고 공허할 때 마음을 토탁여줄 위로 에세이!
어설픈 몇명보다 글 한자, 한 문장이 더 위로가 되는 순간이 있다. 바로 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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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알고, 바로 쓰는 빵빵한 어린이 한국 전설 우리 아이 빵빵 시리즈 9
현상길 지음, 박빛나 그림 / 유앤북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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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알고, 바로 쓰는 빵빵한 어린이 한국 전설』(현상길 글, 박빛나 그림)은 제목 그대로 “바로 알기”와 “바로 쓰기”라는 두 가지 목표를 품고 기획된 어린이용 전설책이다. 아이들이 전설을 단순히 옛날이야기로만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상상력과 교훈, 때로는 불편한 진실까지도 바르게 이해하고 풀어낼 수 있도록 돕는다. 우리가 오래도록 들어온 전설들을 새롭게 비틀어보고 지금 시대에 맞춰 다시 질문하게 만드는 흥미로운 구조로 되어 있다.


이 책에는 금강의 곰나루터, 남해 금산의 상사바위, 땀 흘리는 비석, 왜적을 물리친 용감한 두꺼비들, 버선꽃으로 피어난 여인, 바위가 되어 버린 오백 형제, 바보의 아내가 된 공주, 학이 맺어 준 외딴섬의 사랑 등 우리가 잘 몰랐던 새로운 전설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다. 내려오는 전설을 이야기로 접하면서 글을 이해하는 능력과 비판적 사고, 윤리적 판단력까지 아우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책의 서두에서는 ‘설화’란 무엇인지를 먼저 짚어준다. 설화는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온 이야기로, 글로 된 소설과는 달리 말로 전달되며 시대에 따라 변화해 온 이야기다. 문학에서는 이러한 설화를 ‘구비문학’이라고 부른다. 이야기 전체를 정확히 기억해 그대로 전달하기보다는 핵심 줄거리 중심으로 전승되어 왔기 때문에, 믿음·무가·판소리 등과도 구분되며, 후에는 문서로 기록되기도 했다.


설화는 크게 신화, 전설, 민담의 세 종류로 나뉜다.

신화 : 신성한 존재와 세계의 시작을 다룬 이야기로, 단군신화나 주몽 신화처럼 신 또는 초월적 존재가 주인공이다.

전설 : 특정한 시공간을 배경으로 하여 실제 있었던 일처럼 믿어진 이야기로, 실제 지형지물이나 인물과 관련된다.

민담 :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상상력과 교훈을 중심으로 꾸며진 이야기로, ‘방귀쟁이 며느리’, ‘자린고비’처럼 익숙하고 익살스러운 이야기들이 많다.

이러한 분류 기준을 바탕으로 책 속 전설들을 보면, 이야기 하나하나가 단순히 재미를 주는 데 그치지 않고, 신화인지, 전설인지, 민담인지 자연스럽게 구분할 수 있는 교육적 흐름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전설 중 하나는 바로 ‘금강의 곰나루터’ 이야기다. 일반적으로 곰이 등장하는 설화라고 하면 단군신화를 떠올리기 쉽지만, 이 이야기는 전혀 다른 전개로 독자의 예상을 뒤엔다. 깊은 굴속에서 외롭게 살아가던 암곰이 잘생긴 나무꾼을 보며 반하게 되고, 그를 하늘이 점지해준 짝이라 여겨 굴로 납치해 신랑으로 삼는다. 나무꾼은 본래 사랑하는 아내가 있었지만 도망치지 못한 채 암곰과 함께 지내며 아이 셋을 낳는다. 그러던 중 나무꾼은 굴에서 빠져나올 기회를 얻고, 집으로 도망친다. 남편을 찾아 따라나선 암곰과 아이들은 그를 쫓다 금강에 빠져 죽고 만다.

이 이야기를 읽고 난 뒤 마음이 복잡해졌다. 암곰과 아이들의 죽음은 안타깝지만, 나무꾼의 인생 또한 너무나 비극적이다. 사랑하는 아내가 있음에도 강제로 납치당해 살아야 했던 그의 마음은 얼마나 괴로웠을까. 이처럼 이야기 속 인물이 단순히 선하거나 악한 것이 아니라, 여러 감정과 입장을 품고 있다는 점이 어린이 독자들에게도 중요한 윤리적 질문을 던진다.


또 하나 깊은 인상을 남긴 전설은 ‘남해 금산의 상사바위’ 이야기다. 한 섬마을 부잣집 외동딸을 짝사랑한 하인 돌쇠는 그녀에게 고백하지만 거절당하고, 상사병으로 시름시름 앓다 끝내 세상을 떠난다. 그런데 돌쇠의 죽음 이후, 아가씨의 방에 거대한 뱀 한 마리가 나타나 그녀를 감싸며 아내로 삼으려 한다. 이 모습을 본 어머니는 그 뱀이 돌쇠의 혼령일 것이라 생각하고, 산신령의 꿈을 계기로 딸을 데리고 남해 금산의 큰 바위 앞에서 기도한다. 기도의 힘으로 뱀이 떨어져 나가고, 그 바위는 이루지 못한 사랑을 상징하는 상사바위가 되어 오늘날까지도 전해진다. 지금도 이 바위는 짝사랑이나 이루지 못한 사랑을 간직한 이들이 기도하러 오는 장소로 남아 있다고 한다.

이 이야기 또한 단순한 비극이 아닌, 사랑의 간절함과 죽음 이후에도 이어지는 감정의 무게를 보여준다. 감정이 지나치게 집착으로 변해버릴 수 있음을 알려주며, 동시에 타인의 마음을 억지로 돌릴 수 없다는 교훈도 담고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각 이야기를 읽은 뒤 아이들이 그저 웃고 넘기거나 무섭다고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생각이 드는지?”, “각 인물의 행동이 옳았는지?”, “이 이야기를 통해 내가 얻은 교훈은 무엇인지?”를 자연스럽게 고민하게 된다는 점이다. 더불어, 이 책은 설화의 개념부터 종류까지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어 아이들이 각 이야기의 유형(신화, 전설, 민담)을 구분하는 훈련도 가능하다. 단지 흥미로운 옛날이야기를 읽는 데 그치지 않고 이야기의 구조와 문화적 의미까지 학습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된 점은 교육적 가치가 매우 크다.


『바로 알고, 바로 쓰는 빵빵한 어린이 한국 전설』은 아이들에게 옛이야기의 재미를 알려주는 책인 동시에, 생각하고 느끼고 표현하는 힘을 길러주는 책이다. 이야기 속 인물들의 행동을 도덕적으로 판단하고, 교훈을 스스로 찾아내며, 감정을 입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게 하는 이 책은 가정에서 부모와 함께 읽고 토론하며 활용하면 더욱 좋다. 재미와 교육을 동시에 잡은 이 책은, 그야말로 이름처럼 ‘빵빵한’ 전설책이라 할 수 있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채손독) @chae_seongmo'를 통해

'유앤북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충청남도 공주시 ‘곰나루(고마나루)’
충청남도 공주시의 옛 이름은 ‘웅진‘인데, 우리말로는 ’곰나루(고마나루)’라 부르지.
지금도 금강에는 고마나루터가 남아 있어.
넘 슬픈 이야기예요. 암곰과 아이들이 불쌍해…
곰이 먼저 사람을 납치한 거잖아!
옛날 사람들은 동물도 사람처럼 생각과 감정이 있다고 믿기도 했어.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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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알고, 바로 쓰는 빵빵한 어린이 세계일주 우리 아이 빵빵 시리즈 14
박빛나 지음 / 유앤북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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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세상을 보여주고 싶을 때 여행을 떠나는 것만이 답은 아니다.

이 책 한 권만으로도 지구 반대편 나라들의 모습을 떠올려 볼 수 있다. 

『바로 알고, 바로 쓰는 빵빵한 어린이 세계일주』(박빛나 글)는 여행을 떠나듯 즐겁게 세계를 알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세계 120개국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소개하는 어린이 세계 교양서이다.

각 국가는 만화 형식의 대화로 시작되어 아이들의 흥미를 끌고 있다.


수도, 사용 언어, 화폐 단위, 인구 수 등의 기본 정보는 깔끔한 표로 정리되어 있어 정보 전달력도 뛰어나다.


책의 첫 장을 펼치면 아시아의 네팔(Nepal)이 등장한다.

히말라야의 나라답게 산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네팔엔 히말라야산맥이 있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인 에베레스트산이 여기 있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 10개 중 8개가 네팔에 있대!”

“그래서 이 지역은 세계의 지붕이라고 불리지.”

“정말 지붕같이 생기긴 했네요!”

이렇게 흥미로운 말풍선 대화를 통해 아이들은 정보를 단순히 ‘읽는 것’을 넘어서 ‘대화로 배우는 느낌’으로 받아들인다. 게다가 네팔의 종교적 배경도 유쾌하게 풀어낸다.

“네팔에 석가모니의 탄생지인 룸비니가 있대.”

“그런데 사람들은 불교보다 힌두교를 더 많이 믿잖아!”

“맞아, 인구의 80%가 힌두교를 믿는대!”

“석가모니가 서운하겠어.”

“석가모니가 쪼잔한 줄 알아?”

이처럼 문화적 차이와 종교의 다양성도 웃음과 함께 전달된다.

무겁지 않게 하지만 깊이 있게 다가온다.


각 나라에 대한 페이지는 단순히 만화와 설명으로만 채워져 있지 않다.

본문 하단에는 해당 국가의 핵심 정보들이 표로 정리되어 있다.

수도: 카트만두

언어: 네팔어

화폐: 네팔 루피(NPR)

인구: 약 3천만 명


이런 구조 덕분에,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국가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가 무엇인지 배우게 된다.

책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세계 각국의 수도와 통화, 언어 체계에 대한 이해도 함께 쌓인다.


그리고 각 장의 마지막에는 ‘국기를 색칠해요’ 코너가 등장한다.

국기의 모양과 색상을 직접 보고 따라 그려보며 단순한 독서를 넘어 체험형 학습으로 연결된다.

여기에 초성 퀴즈까지 더해지면, 아이들은 마치 게임하듯 나라 정보를 복습하게 된다. 예를 들어 “ㅇㅂㄹㅅㅌㅅ”이라는 초성을 보고 “에베레스트산!”을 맞히는 순간, 아이는 해당 국가에 대해 자연스럽게 다시 떠올리게 된다.


이 책의 진짜 힘은, 단순히 “많은 나라를 알게 해주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저자인 박빛나는 서문에서 이 책의 핵심 목표를 명확히 말한다.

“어린이들이 세계 여러 나라의 지리, 문화, 역사, 경제, 기후 등을 통해 넓은 세상을 이해하고, 세계 시민으로 성장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는 부분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조금 더 흥미롭게 읽는 방법으로, 관심 있는 나라를 중심으로 살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여러 나라의 인구 수를 비교해 보거나, 경제 규모 순위를 확인하면서 나라별 특징을 분석해보는 것이다. 이렇게 비교하며 읽다 보면 단순히 정보를 외우는 데 그치지 않고, 자연스럽게 더 깊이 이해하게 되고 오래 기억에도 남을 것이다. 책을 읽는 재미도 훨씬 커질 것 같다.


『빵빵한 어린이 세계일주』는 아이가 혼자 읽기에도 좋지만, 가족이나 교실에서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기에도 좋은 책이다. “이 나라 가보고 싶어?”, “이 나라 음식 먹어봤어?”, “이 나라 국기는 어떻게 생겼지?” 같은 질문이 자연스럽게 오가게 된다. 아이의 호기심은 넓어지고 세계는 더 가까워진다.

게다가 이 책은 지리책도, 역사책도, 그림책도 아니다. 하지만 그 모든 성격을 절묘하게 버무린 교양책이다. 무엇보다 그 모든 걸 쉽고 재밌게 전달한다는 점이 장점이다. 아이들은 그냥 재밌어서 읽었을 뿐인데, 어느새 세계의 수도를 말하고, 국기를 색칠하고, 문화의 차이를 이야기할 줄 아는 아이로 자란다.


세계는 넓고, 아이들의 눈은 그보다 더 넓다.

『바로 알고, 바로 쓰는 빵빵한 어린이 세계일주』는 그 호기심의 눈을 열어주는 첫 번째 여행 티켓이다.

공부처럼 보이지 않으면서 많은 내용을 빠른 시일내 익힐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채손독) @chae_seongmo'를 통해

'유앤북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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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리스의 수도는?
ㅇㅌㄴ
Q. 유네스코에 가장 먼저 등재된 문화재는?
ㅍㄹㅌㄴ ㅅㅈ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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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알고, 바로 쓰는 빵빵한 어린이 경제퀴즈 우리 아이 빵빵 시리즈 13
박빛나 지음 / 유앤북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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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알고, 바로 쓰는 빵빵한 어린이 경제퀴즈』는 아이들에게 경제를 알려주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재미’와 ‘이해’를 모두 잡은 책이다. 처음 책을 펼쳤을 때는 아버지가 두 형제에게 경제를 가르쳐주는 전통적인 방식의 이야기일 거라 짐작했다. 하지만 곧 그 예상을 뒤엎는, 발랄하고 기발한 전개가 펼쳐진다. 경제 선생님 역할을 맡은 주인공은 바로 딸이 들고 있던 ‘돼지 저금통’이다. 이름은 ‘대식이’. 말도 하고, 생각도 하며, 경제에 대한 탄탄한 지식을 아이들과 나누는 ‘돼지 저금통 나라’의 안내자다.


이야기는 경제 개념이 없는 형제에게 대식이가 경제의 기초부터 차근차근 알려주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대식이는 단호하게 말한다. “경제는 우리 생활과 아주 밀접해서 알고 싶지 않을 경우엔 손해를 본다.” 이 말에 남자 아이는 궁금해한다. “왜 우리가 손해인지?” 이 질문에 대식이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을 시작한다. “네가 좋아하는 맛있는 음식, 마리가 좋아하는 예쁜 학용품들, 그리고 학교 갈 때 타는 버스까지도 돈이 없으면 할 수 있는 건 없잖아? 이런 걸 모두 경제라고 하는 건데 이걸 몰라도 되는 거야?”


경제를 알려주는 방식도 참신하다. 대식이는 아이들을 데리고 경제 개념이 살아 있는 공간, ‘돼지 저금통 나라’로 데려간다. 그곳에서 마리와 그리라는 친구들도 함께 모여 경제 수업을 받는다. 문제를 맞히면 포인트를 주는데, 그 포인트의 이름은 ‘꿀꿀 포인트’다. 이름만 들어도 웃음이 나오는 이 포인트는 실제 화폐처럼 사용할 수 있다. 아이들은 이 포인트로 맛있는 것도 사 먹고, 필요한 물건도 살 수 있다. 경제라는 개념을 체험형 게임처럼 배우게 되는 구조다.


책의 큰 장점은 아이들이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경제 개념이 녹아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배가 고픈 아이들이 밥을 먹으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를 이야기하는 장면이 있다.


“근데, 나 배고파.”

“대식아, 우리 밥 안 줘?”

“너희가 음식을 먹기 위해선 뭐가 필요할까?”

“제일 먼저 돈이 있어야지!”

“아니지, 먼저는 음식이 있어야 하지!”

“맛있는 음식점에 가기 위한 자동차도 필요해!”

“차 타고 뭐하러 가! 배달 앱으로 시키면 되지. 앱을 실행할 휴대폰이 필요하네.”


이 짧은 대화 속에 이미 여러 가지 경제 요소가 숨어 있다. 음식, 자동차, 휴대폰 등 눈에 보이는 것들은 ‘재화’, 그리고 배달 기사나 요리사의 일 같은 보이지 않는 일은 ‘용역(서비스)’로 구분된다. 대식이는 말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재화와 용역을 만들고, 나누고, 사고 팔고, 사용하는 모든 것을 경제라고 해.”


경제라는 단어는 어른들에게도 종종 어렵고 멀게 느껴지는 개념이다. 하지만 이 책은 아이들이 평소에 겪는 생활 속에서 경제 개념을 끄집어내, 마치 숨은그림찾기처럼 재미있게 찾아내고 스스로 생각하게 만든다. ‘경제는 시험 공부가 아니라 실생활에 필요한 도구’라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전달하고 있다.


책에 등장하는 ‘꿀꿀 포인트’를 통해 아이들은 경제 활동의 흐름을 직접 경험해 본다. 문제를 풀고 보상을 받고, 그 포인트를 활용해 물건을 구매하는 과정은 가상의 공간이지만 현실 세계와 똑같은 경제 메커니즘을 반영하고 있다. 어린이 눈높이에서 이처럼 실감 나게 경제를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교육적 효과가 매우 크다.


무엇보다 ‘대식이’라는 캐릭터는 아이들에게 친근하고 유쾌한 경제 선생님이다. 잔소리 없이, 권위적이지 않게, 오히려 친구처럼 이야기를 나눈다. 어렵고 낯선 단어도 대화 속에서 반복하고 예시를 들며 설명해 주기 때문에 아이들이 부담 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 ‘재화’나 ‘용역’ 같은 개념도 마치 친구들과 놀듯이 익힐 수 있다.


『바로 알고, 바로 쓰는 빵빵한 어린이 경제퀴즈』는 어린이뿐 아니라 함께 읽는 부모나 선생님에게도 유익한 책이다. 아이에게 경제를 어떻게 설명해줘야 할지 고민했던 어른이라면 이 책을 통해 훌륭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요즘 시대에 꼭 필요한 경제 교육의 입문서로 추천할 만하다.


경제는 어느 날 갑자기 필요한 지식이 아니다. 살아가는 모든 순간에 함께하는 기본이자 감각이다. 이 책은 그 감각을 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익히게 해준다. 경제가 낯선 어린이에게 ‘꿀꿀 포인트’처럼 달콤하고 유쾌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이제 더 이상 경제는 지루한 공부가 아니다. 대식이와 함께라면, 경제는 재미있는 모험이 된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채손독) @chae_seongmo'를 통해

'유앤북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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