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가의 동물수첩 - 인생에 꼭 한번, 사막여우와 카피바라에게 말 걸기
박성호 지음 / 몽스북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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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호의 『여행가의 동물수첩』은 여행가로서 세계 곳곳을 다니며 만난 동물들과, 그 동물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통해 자신을 비추는 이야기다. 표면적으로는 여행기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풍경보다 사람과 동물, 그리고 그 관계 속에서 발견하는 ‘나’에 대한 성찰이 중심에 있다.

저자는 원래 사람을 대하는 데는 서툴지만, 동물 앞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고백한다.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동물과 있을 때 그는 가장 자연스럽고 편안하다. 동물은 어릴 적 상상력과 호기심을 끌어내고, 세월 속에서 각지고 메마른 마음을 단순하고 순수하게 되돌려준다. 도시의 삶 속에서 효율과 합리성에 맞춰 살아가다 보면 자신이 규격 외의 존재처럼 느껴질 때가 있지만, 동물과 마주하는 순간만큼은 그런 틀이 깨진다.

작가는 ‘여행가’라는 직업을 스스로 정의한다.

그는 단순히 여행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라, 가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다른 사람에게 전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순록이 계절 따라 5,000km를 걸으며 머물지 않는 것처럼, 여행가 역시 끊임없이 움직이며 경험을 나누어야 한다고 믿는다.

광산 갱도에서 사파이어를 캐고, 사바나 원주민과 함께 사냥을 나서고, 한 번 사는 인생에서 다양한 삶의 순간을 살아볼 수 있다는 점에 감사한다. 그의 목표는 공항과 비행기 타는 법을 알려주는 안내자가 아니라, 주저하는 사람들을 움직이게 만드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여행을 하다 보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순간들이 불쑥 찾아올 때가 있다.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본 코브라 부리는 할아버지의 장면이 그랬다. 겉으로 보기엔 그저 이국적인 볼거리 같았지만, 사실 그 속에는 치밀하게 계산된 행동이 숨어 있었다. 피리 소리에 이끌려 카메라 셔터를 누른 여행객은 곧바로 할아버지의 위협과 요구에 시달리며 돈을 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그 모습을 보며 작가는 한편으로는 인간의 대담함과 생존력을 느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불쌍한 여행객들에게 연민을 품었다. 여행은 이렇게 뜻밖이면서도 거칠고, 인간의 다양한 얼굴을 마주하게 만든다.

사막여우 이야기는 이 책의 따뜻한 면모를 잘 보여준다. 그는 사막여우를 “우주에서 가장 귀여운 생명체”라고 부른다. 귀여움은 질투와 증오까지 무너뜨리는 힘을 가진다. 동물은 욕망과 감정을 숨기지 않고 열렬히 표현하며 살아간다. 그 단순하고 솔직한 모습은 마치 인간 마음속의 어둠을 물리치기 위해 내려온 존재 같다. 그들을 보고 있으면 머릿속이 백지로 비워지고, 마음속 불순물이 걸러지는 느낌이다.

그래서 작가는 동물처럼 ‘투명하게 살고 싶다’고 말한다. 이는 착함과는 다른,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 살아가려는 태도를 말한다.

마다가스카르에서 만난 ‘구김 없는 어른’의 이야기는 오래 기억에 남는다.

신기한 동물들의 짓궂은 장난에 까르르 웃음을 터뜨리던 그 아이의 모습은, 작가에게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법을 보여주었다. 작가는 자신이 점점 웃음을 감추고 살아왔음을 인정하며, 행복한 순간만큼은 다시 아이로 돌아가 체면과 가식을 벗어던지고 웃고 싶다고 고백한다. 그 발랄한 웃음소리는 고요한 숲속 풍경에 생기를 불어넣었고, 만약 그 웃음이 없었다면 그날은 이토록 좋은 기억으로 남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게 그 하루는 여행 중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이 되었다.

책 마지막 에필로그 글에서, 저자는 동물이 언제나 인간의 상상력에 불을 지피는 존재라고 말한다.

동물은 불안과 외로움을 부추기는 어두운 상상이 아니라, 생명에 대한 호기심과 긍정으로 가득 찬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존재다. 그것은 ‘희망’이 불쑥 튀어나오는 순간과 같다.

두 발로 걷는 고슴도치를 떠올리는 것만으로 하루가 가벼워지고 세상은 조금 더 다정해진다고 이야기한다.

『여행가의 동물수첩』은 여행지에서 만난 동물을 통해 단순함과 투명함, 그리고 잊고 살았던 감정을 회복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행가로서의 삶과 태도, 낯선 세계에서의 관찰, 그리고 동물이 주는 위로와 영감을 모두 담아낸다. 읽고 나면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뿐 아니라, 일상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싶은 사람에게도 따뜻하게 다가온다. 동물이 건네는 무심한 힘과 그 힘이 불러오는 상상과 희망은, 잠시나마 우리를 ‘규격 외’의 자리로 데려가 진짜 나를 만나게 한다.


'몽스북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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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동물들의 짓궂은 장난과 까르르 하는 그 애의 웃음소리에 나는 진심으로 멋진 하루라고 생각했다. 행복엔 여러 종류가 있겠지만, 그중에서 가장 시원 상큼한 형태인 것 같았다. 세상이 반짝반짝 눈부셨다. 보이고 들리는 모든 것이 푸르고 싱그럽게 느껴졌다. 숲속 어디선가 진줏빛 안개가 뭉게뭉게 피어나 나쁘고 악한 기운을 한껏 빨아들이는 것 같았다.
이렇게 시간이 지나고도 또렷이 기억되는 행복의 순간은 흔치 않다. 대부분의 행복은 슬픔이나 좌절만큼 날카롭지 않아서 깊이 파고든 자국을 남기지 않는다. 그저 포근히 공기를 감싸고 있다가 향기 정도만 어렴풋이 남을 뿐이다.
하지만 그날의 행복은 맑고 선명했다. 차가운 겨울 바다에 뛰어든 것처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비록 뻿뻿이 굳은 목석이라는 게 아쉽긴 했지만. - P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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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밥 먹고 싶은 아저씨 되는 법 - 김태균의 웃으면서 배운 인생 이야기
김태균 지음 / 몽스북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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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균의 『같이 밥 먹고 싶은 아저씨 되는 법』은 유쾌한 문장 속에 삶과 관계에 대한 단단한 태도를 담아낸 책이다. 짧은 글이 대부분이지만, 그 안에는 웃음을 자아내는 위트와 곱씹게 되는 묵직한 메시지가 공존한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같이 밥 먹고 싶은 사람’은 특별한 재능이나 대단한 성공을 거둔 사람이 아니라, 약속을 지키고, 마음을 표현하며, 주변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 책 속에서 특히 눈에 들어온 것은 ‘갔다 올게’라는 제목의 글이었다.

내용은 단 한 줄뿐이었지만, 이 짧은 문장이 유독 강하게 와 닿았다.

나는 이 말을 읽자마자 마치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전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단순히 나갔다 오겠다는 일상적인 인사가 아니라, 듣는 사람에게 안심과 믿음을 주는 말처럼 다가온 것이다. 그래서 이 짧은 문장이 오히려 책 속 긴 글들보다 더 오래 머릿속에 남았다.

‘효도’라는 주제를 다룬 글들에선 공감이 가기도 하고, 저자의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느껴져서 괜히 더 울컥해지기도 했다. “살아 계실 때 틈틈이 습관적으로 하는 것. 그래야 돌아가시고 나서도 틈틈이 습관적으로 그리워할 수 있습니다.”라는 구절은, 부모님이 곁에 계실 때 더 많이 보고, 더 자주 말 걸고, 더 자주 안아드려야겠다는 생각을 절로 불러일으켰다. 평소에는 당연하게 느껴지던 부모님의 존재가 사실은 얼마나 귀한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이 책에는 이 밖에도 실생활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짧고 명확한 조언이 가득하다.

‘자랑’ 편에서는 자랑을 참는 것이 곧 자존감을 지키는 길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돈을 빌려줘야 할까요, 말까요?’ 편에서는 돈 문제로 관계가 흔들린다면 오히려 관계를 정리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현실적인 시선이 담겨 있다. ‘혼자 있기’ 편에서는 혼자 있는 시간이 곧 나와 잘 지내는 시간이라는 깨달음을 준다.

또한 ‘누룽지’ 편에서는 아플 때마다 엄마가 끓여주던 누룽지의 따뜻함을,

그리고 지금 아내가 그 맛을 이어주고 있다는 감사함을 이야기한다.\

여행 후 집에 돌아왔을 때 “역시 집이 좋다”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와, 집이 불편하게 느껴진다면 그 원인이 나에게 있을 수도 있다는 메시지도 전한다.

‘미안해’라는 말은 그 순간에 바로 해야 한다는 타이밍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A씨의 반찬 투정’ 이야기를 통해 세상살이는 원하는 것만 하며 살 수 없다는 사실을 유쾌하게 일깨운다.

‘매력’에 대해서는 타고난 성품과 환경, 성향, 재능, 그리고 살아온 삶이 만드는 것이며, 결코 흉내 낼 수 없다고 말한다. ‘감정 문제’ 편에서는 멀리해야 할 사람들의 특징을 나열하며, 자신이 그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인정하고 바꿀 용기를 가지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사랑해’라는 말은 아끼다 후회하지 말고 마음이 있을 때 표현해야 한다고 따뜻하게 당부한다.

결국 『같이 밥 먹고 싶은 아저씨 되는 법』은 부모님, 가족, 친구, 동료 등 우리 일상 속 모든 관계를 다루며, 그 속에서 지켜야 할 태도와 습관을 짧고도 명확하게 보여준다. 약속을 지키고, 마음을 제때 표현하며, 나를 소모시키는 관계는 과감히 정리하고, 스스로를 지켜주는 관계를 지키는 것. 매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삶과 마음 씀씀이에서 우러나온다는 것. 그리고 좋은 사람이 되는 법은 멀리 있지 않다는 것. 이 책은 그 단순하고도 중요한 사실을 짧지만 오래 남는 글로 전한다. 웃으며 읽다가도 마음이 뜨끔하거나 울컥하는 순간이 있고, 책을 다 읽고 나면 부모님께 전화를 걸거나 찾아뵈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미뤄둔 사랑한다는 말을 꺼내게 만드는 힘이 있는 책이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채손독) @chae_seongmo'를 통해

'몽스북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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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다음 중 살면서 멀리해야 하는 사람을 고르시오.
1. 약속 시간에 자주 늦는 사람
2. 자기가 한 말을 못 지키는 사람
3. 남 얘기 안 듣고 자기 할 말만 하는 사람
4. 내 앞에서 남들 흉보는 사람
5. 자기 자랑하기 바쁜 사람
6. 당연한 듯이 얻어먹기만 하는 거지 근성이 있는 사람
7. 해달라고도 안 했는데 지적하고 충고하는 사람
8.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사람
(중략)

혹시 본인이 이 중에 한 가지라도 해당이 된다고 인정한다면
늦지 않았으니 자신을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본인이 그런 사람이라고 솔직히 인정했기 때문에 당신은 바뀔 수 있어요. -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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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람, 마음을 치유하는 비밀의 숲 - 홀로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는 어른들을 위한 심리 동화
장선욱 지음 / 테라코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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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욱 작가의 『비아람, 마음을 치유하는 비밀의 숲』은 단순한 심리 치유서가 아니라, 동화 형식을 빌려 독자가 자기 내면 깊숙이 내려가도록 안내하는 치유 여정의 이야기다. 작가는 마음의 폭풍에 휘말린 사람, 관계 속에서 방향을 잃은 사람,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길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힌다. “마음의 폭풍이 휘몰아칠 때 당당히 맞서는 법, 관계를 잘 맺으면서도 나 자신을 잃지 않는 법,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며 긍정하는 법” — 10년 동안 상담 현장에서 축적한 경험과 성찰을 바탕으로, 그가 찾아낸 방법을 ‘비아람 숲’이라는 은유로 담았다.

‘비아람(Viaram)’은 라틴어 비아(Via, 길·여정)와 고대 히브리어 아람(Aram, 높은 곳)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말로, 치유와 평화를 향한 내면의 여정을 상징한다. 이 여정은 여섯 단계의 숲(고통의 숲, 생각의 숲, 교감의 숲, 그림자의 숲, 의미의 숲, 보이지 않는 숲)으로 구성되며, 각 숲은 하나의 심리적 주제를 품고 있다.

1. 고통의 숲 – 상처와 대면하는 용기

첫 번째 숲에서는 자신을 짓누르는 고통의 실체와 마주한다. 음습하고 을씨년스러운 숲 한가운데서, 검게 그을린 나무와 속이 비어버린 나무들이 상처의 은유로 서 있다. 검은나비라는 존재는 인물들의 마음 깊은 곳을 파고들어, 내성적인 여인에게 ‘말하지 못하는 성격’이 아니라 ‘완벽한 모습만 보여주려는 우월감과 인정 욕구’가 열등감과 뒤섞인 상처임을 일깨운다. 외도로 무너진 한 남자는 분노 뒤에 숨은 ‘상한 자존심’과 ‘사랑받지 못한 외로움’을 발견한다. 병든 몸을 이끌고 온 노인은 늙음 속에서 ‘무가치함’과 ‘화’를 찾아낸다. 작가는 “고통의 실체를 알게 되면, 그것은 더 이상 고통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2. 생각의 숲 – 생각을 바꾸는 힘

두 번째 숲에서는 생각이 감정과 행동의 근원임을 깨닫게 된다. 한 청년은 자신의 성공 욕망이 타인의 힘에 기대려는 약자의 자세였음을 인정하고, ‘성공은 자기를 완성하는 것’이라는 호수의 가르침을 듣는다. 또 다른 이는 어린 시절의 성폭력 피해로 평생을 죄인처럼 살아왔으나, 호수는 “너는 여전히 순전한 너 자신일 뿐”이라며 수치심을 내려놓게 한다.

생각의 숲은 과거의 상처를 다른 각도에서 비춰주며, 그것을 더 이상 현재의 나를 규정하는 족쇄로 두지 않는 법을 가르친다. “너의 가치를 남과 대결하는 데서 찾지 마. 넌 그냥 너여도 돼.”라는 한 문장은 이 숲의 핵심을 압축한다.

이 장의 마지막에는 도시의 밤 풍경 속 긴장감 넘치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네온사인이 번쩍이는 거리 한가운데, 한 남자가 칼을 들고 사람들을 위협하는 장면이다.

한쪽에는 의식을 잃고 쓰러진 여자가 있고, 공포 속에서 사람들은 움직이지 못한다.

경찰이 출동해 상황은 마무리되지만, 그는 결국 감옥에 수감된다.

추추는 그 사내가 궁금해졌다. 철창 안에 혼자 있는 그를 찾아가 말을 건다.

그 남자와의 대화에서 내면에 잠들어 있던 상처와 왜곡된 생각을 끌어내게 된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도 추추는 그에게 잘못된 믿음이 어떻게 분노와 폭력을 낳았는지,

그리고 그것을 내려놓아야만 비로소 자기 자신으로 설 수 있다는 사실을 직면하게 만든다.

이 장면을 통해 생각 하나가 삶을 어떻게 파괴하거나 회복시키는지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3. 교감의 숲 – 마음과 마음의 연결

세 번째 숲은 타인의 마음에 귀 기울이는 법을 배운다. 교감나무 앞에 서면 나를 잊고 온전히 그 사람이 되어보는 경험을 한다. 작가는 이를 통해 진정한 교감이란 판단 없이 함께 머무르는 상태이며, 그것이 세상에 평화를 가져온다고 말한다.

4. 그림자의 숲 – 내면의 어둠과 화해

네 번째 숲에서는 부정적인 감정과 마주한다. 배우자의 변심 앞에서 집착과 의심에 휩싸였던 한 남자는 그 밑바닥에 ‘버림받을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발견한다. 호수는 “상대를 바꾸려 하지 말고, 존재 자체를 바라보라”고 조언하며, 관계의 본질이 ‘건강한 자기 회복’임을 일깨운다.

5. 의미의 숲 – 삶의 이유를 묻다

다섯 번째 숲에서는 잃음과 얻음을 초월한 평온을 이야기한다. 인물들은 “내가 왜 살아가는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라는 근원적인 질문과 마주하며, 삶의 균형을 받아들이게 된다.

6. 보이지 않는 숲 – 궁극의 평온

마지막 숲은 죽음 너머의 본질과 마주하는 곳이다. 삶과 죽음을 초월한 평온 속에서, 인물들은 자기 내면의 사랑과 빛을 발견한다.

이 책은 작가 자신의 치유 실험이자, 상담 현장에서 만난 수많은 내담자들의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치유의 길은 깨달음에서 시작된다. 스스로 깨닫게 되면, 더는 예전의 내가 아니다.”라는 구절처럼,

진정한 변화는 타인의 조언이 아니라 스스로의 자각에서 비롯된다.

『비아람, 마음을 치유하는 비밀의 숲』은 당신의 고통은 무엇이며 그 뿌리는 어디에 있는지 묻는다.

그리고 그 길을 걸어가 보라고 제안한다.

비아람 숲은 언제나 그 자리에, 당신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테라코타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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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은 드러낼수록 힘이 약해지지요. 괜찮으시다면 저도 듣고 싶네요."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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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는 일은 정말 의미가 있을까 - 노동의 의미와 역사에 대하여
라르스 스벤젠 지음, 안기순 옮김 / 마인드빌딩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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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대하는 태도나 마음가짐이 무력하거나 짜증 나고 의미 없다고 생각하는 삶을 변화 시킬 수 있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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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는 일은 정말 의미가 있을까 - 노동의 의미와 역사에 대하여
라르스 스벤젠 지음, 안기순 옮김 / 마인드빌딩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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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르스 스벤젠의 『내가 하는 일은 정말 의미가 있을까?』는

우리가 매일 맞닥뜨리는 노동과 여가를 깊이 성찰하게 만드는 철학적 에세이다.

저자는 누구나 삶의 일부를 일터에서 보내지만, 그 경험이 반드시 의미롭거나 만족스럽지 않다는 점에서 질문을 시작한다. 고대 그리스인들이 노동을 저주로 여겼던 역사적 배경, 여러 언어에서 노동이 ‘고문’이나 ‘노예’와 연결된 어원 등은 노동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얼마나 깊은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저자는 여기에 머물지 않고, 노동이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증진하고 수명을 연장한다는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노동의 또 다른 면을 이야기한다.

그는 노동이 단순히 외적 재화를 생산하는 수단이 아니라,

자아 정체성을 형성하고 인간적 잠재력을 실현하는 중요한 장이라고 말한다.

직업은 우리의 태도, 관계, 사회적 역할에 영향을 미치며, 많은 경우 노동은 삶의 중심축이 된다.

하지만 의미 없는 노동은 권태와 소진을 낳는다.

카뮈가 ‘시지포스의 신화’에서 말한 끝없는 반복의 형벌처럼, 무의미한 노동은 고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노동이 가치 있으려면 성취감과 내적 만족을 주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이 책은 프로테스탄트 노동윤리가 현대인의 노동관에 남긴 흔적도 다룬다.

종교적 구원의 증거였던 근면과 성실은 세속화되었지만, 여전히 ‘열심히 일하는 것’이 미덕이라는 관념은 강하게 작용한다. 벤자민 프랭클린이 강조한 절제, 검소, 근면 등의 덕목, 토마스 칼라일이 노동 자체를 숭고하게 본 태도, 그리고 존 스튜어트 밀이나 폴 라파르그가 노동을 무조건 미화하는 시각을 비판한 논의들이 교차하며 노동의 가치가 맥락과 목적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을 드러낸다.

저자는 현대에 들어 노동이 ‘소명’에서 ‘라이프스타일’로 변했다고 분석한다.

이제 사람들은 신이 아닌 자신에게 봉사하며, 노동을 자아를 발견하고 표현하는 수단으로 삼는다.

그러나 의미를 찾지 못하면 노동은 오히려 개인 발전을 방해하고,

새로운 만족을 찾아 끊임없이 직업을 옮기거나 변화를 추구하게 된다.

흥미롭게도 그는 현대인이 과거보다 덜 일함에도 피로를 호소하는 이유를

‘일 때문이 아니라 여가 때문’이라고 본다.

여가가 본래의 자유와 해방의 의미를 잃고 또 다른 과업이 되었기 때문이다.

벤자민 프랭클린식의 “시간은 금”이라는 효율성의 논리가 주말과 휴일까지 침투해,

사람들은 빽빽한 여행 일정과 계획으로 여가를 노동처럼 소모한다.

휴가의 본질이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임에도 현대인은 그 자유를 방치하거나 두려워한다.

저자는 여가를 ‘가짜 노동’으로 채우기보다, 온전히 시간을 낭비하는 경험을 회복하라고 권한다.

19세기 허버트 스펜서가 말했듯, 휴식이 의무가 되면 오락의 즐거움이 사라진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지친 이유는 일의 과중함보다 ‘쉬는 법을 잊어버렸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결국 저자가 제안하는 것은 노동과 여가의 경계를 허물고, 두 영역 모두에서 의미를 발견하는 방식이다. 노동이 생산적이면서도 에너지를 주는 활동이 되고, 여가가 진짜 쉼이 될 때 두 영역은 서로의 가치를 높인다. 덴마크의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다수가 노동과 여가에서 동시에 성취감을 느낀다고 답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내가 하는 일은 정말 의미가 있을까?』는 단순히 ‘일을 사랑하라’거나

‘휴식을 즐겨라’는 차원의 조언이 아니라 노동과 여가를 다시 정의하고 재배치하는 철학적 작업이다.

저자는 마지막까지 묻는다.

“당신이 하는 일은, 당신에게 의미가 있는가?”

이 질문은 직업 만족도를 넘어, 삶을 어떻게 설계하고 균형 잡을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로 이어진다.

효율과 성취의 강박에서 벗어나, 노동과 여가 모두에서 의미와 기쁨을 찾는 것이야말로 이 책이 독자에게 남기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다.

'마인드빌딩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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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에서 시지포스는 산꼭대기까지 바위를 굴리지만 정상에 도달하면 바위가 다시 바닥까지 굴러 떨어지는 신의 저주를 받았다. 시지포스는 바닥에 굴러 떨어진 바위를 다시 정상까지 올리고 바위는 다시 굴러 떨어진다. ‘시지포스의 신화The Myth of Sisyphus’(1942)에서 알베르 카뮈는 영원히 헛된 노동에 매달리는 것이 아주 끔찍한 벌이라는 사실을 신은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들은 시지포스에게 결국은 자체 무게 때문에 다시 바닥으로 굴러 떨어지고 말 바위를 산 정상까지 쉬지 않고 굴려 올리라는 벌을 내렸다. 신들은 헛되고 장래성 없는 노동이 가장 지독한 벌이라 생각했다.
(Camus[1942] 1991:119)

그러나 카뮈는 "사람들은 시지포스가 행복하다고 상상해야 한다"라는 말로 글을 맺었다.(Ibid:123)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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