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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람, 마음을 치유하는 비밀의 숲 - 홀로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는 어른들을 위한 심리 동화
장선욱 지음 / 테라코타 / 2025년 7월
평점 :

장선욱 작가의 『비아람, 마음을 치유하는 비밀의 숲』은 단순한 심리 치유서가 아니라, 동화 형식을 빌려 독자가 자기 내면 깊숙이 내려가도록 안내하는 치유 여정의 이야기다. 작가는 마음의 폭풍에 휘말린 사람, 관계 속에서 방향을 잃은 사람,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길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힌다. “마음의 폭풍이 휘몰아칠 때 당당히 맞서는 법, 관계를 잘 맺으면서도 나 자신을 잃지 않는 법,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며 긍정하는 법” — 10년 동안 상담 현장에서 축적한 경험과 성찰을 바탕으로, 그가 찾아낸 방법을 ‘비아람 숲’이라는 은유로 담았다.
‘비아람(Viaram)’은 라틴어 비아(Via, 길·여정)와 고대 히브리어 아람(Aram, 높은 곳)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말로, 치유와 평화를 향한 내면의 여정을 상징한다. 이 여정은 여섯 단계의 숲(고통의 숲, 생각의 숲, 교감의 숲, 그림자의 숲, 의미의 숲, 보이지 않는 숲)으로 구성되며, 각 숲은 하나의 심리적 주제를 품고 있다.
1. 고통의 숲 – 상처와 대면하는 용기
첫 번째 숲에서는 자신을 짓누르는 고통의 실체와 마주한다. 음습하고 을씨년스러운 숲 한가운데서, 검게 그을린 나무와 속이 비어버린 나무들이 상처의 은유로 서 있다. 검은나비라는 존재는 인물들의 마음 깊은 곳을 파고들어, 내성적인 여인에게 ‘말하지 못하는 성격’이 아니라 ‘완벽한 모습만 보여주려는 우월감과 인정 욕구’가 열등감과 뒤섞인 상처임을 일깨운다. 외도로 무너진 한 남자는 분노 뒤에 숨은 ‘상한 자존심’과 ‘사랑받지 못한 외로움’을 발견한다. 병든 몸을 이끌고 온 노인은 늙음 속에서 ‘무가치함’과 ‘화’를 찾아낸다. 작가는 “고통의 실체를 알게 되면, 그것은 더 이상 고통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2. 생각의 숲 – 생각을 바꾸는 힘
두 번째 숲에서는 생각이 감정과 행동의 근원임을 깨닫게 된다. 한 청년은 자신의 성공 욕망이 타인의 힘에 기대려는 약자의 자세였음을 인정하고, ‘성공은 자기를 완성하는 것’이라는 호수의 가르침을 듣는다. 또 다른 이는 어린 시절의 성폭력 피해로 평생을 죄인처럼 살아왔으나, 호수는 “너는 여전히 순전한 너 자신일 뿐”이라며 수치심을 내려놓게 한다.
생각의 숲은 과거의 상처를 다른 각도에서 비춰주며, 그것을 더 이상 현재의 나를 규정하는 족쇄로 두지 않는 법을 가르친다. “너의 가치를 남과 대결하는 데서 찾지 마. 넌 그냥 너여도 돼.”라는 한 문장은 이 숲의 핵심을 압축한다.
이 장의 마지막에는 도시의 밤 풍경 속 긴장감 넘치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네온사인이 번쩍이는 거리 한가운데, 한 남자가 칼을 들고 사람들을 위협하는 장면이다.
한쪽에는 의식을 잃고 쓰러진 여자가 있고, 공포 속에서 사람들은 움직이지 못한다.
경찰이 출동해 상황은 마무리되지만, 그는 결국 감옥에 수감된다.
추추는 그 사내가 궁금해졌다. 철창 안에 혼자 있는 그를 찾아가 말을 건다.
그 남자와의 대화에서 내면에 잠들어 있던 상처와 왜곡된 생각을 끌어내게 된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도 추추는 그에게 잘못된 믿음이 어떻게 분노와 폭력을 낳았는지,
그리고 그것을 내려놓아야만 비로소 자기 자신으로 설 수 있다는 사실을 직면하게 만든다.
이 장면을 통해 생각 하나가 삶을 어떻게 파괴하거나 회복시키는지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3. 교감의 숲 – 마음과 마음의 연결
세 번째 숲은 타인의 마음에 귀 기울이는 법을 배운다. 교감나무 앞에 서면 나를 잊고 온전히 그 사람이 되어보는 경험을 한다. 작가는 이를 통해 진정한 교감이란 판단 없이 함께 머무르는 상태이며, 그것이 세상에 평화를 가져온다고 말한다.
4. 그림자의 숲 – 내면의 어둠과 화해
네 번째 숲에서는 부정적인 감정과 마주한다. 배우자의 변심 앞에서 집착과 의심에 휩싸였던 한 남자는 그 밑바닥에 ‘버림받을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발견한다. 호수는 “상대를 바꾸려 하지 말고, 존재 자체를 바라보라”고 조언하며, 관계의 본질이 ‘건강한 자기 회복’임을 일깨운다.
5. 의미의 숲 – 삶의 이유를 묻다
다섯 번째 숲에서는 잃음과 얻음을 초월한 평온을 이야기한다. 인물들은 “내가 왜 살아가는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라는 근원적인 질문과 마주하며, 삶의 균형을 받아들이게 된다.
6. 보이지 않는 숲 – 궁극의 평온
마지막 숲은 죽음 너머의 본질과 마주하는 곳이다. 삶과 죽음을 초월한 평온 속에서, 인물들은 자기 내면의 사랑과 빛을 발견한다.
이 책은 작가 자신의 치유 실험이자, 상담 현장에서 만난 수많은 내담자들의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치유의 길은 깨달음에서 시작된다. 스스로 깨닫게 되면, 더는 예전의 내가 아니다.”라는 구절처럼,
진정한 변화는 타인의 조언이 아니라 스스로의 자각에서 비롯된다.
『비아람, 마음을 치유하는 비밀의 숲』은 당신의 고통은 무엇이며 그 뿌리는 어디에 있는지 묻는다.
그리고 그 길을 걸어가 보라고 제안한다.
비아람 숲은 언제나 그 자리에, 당신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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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코타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고통은 드러낼수록 힘이 약해지지요. 괜찮으시다면 저도 듣고 싶네요."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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