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는 일은 정말 의미가 있을까 - 노동의 의미와 역사에 대하여
라르스 스벤젠 지음, 안기순 옮김 / 마인드빌딩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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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르스 스벤젠의 『내가 하는 일은 정말 의미가 있을까?』는

우리가 매일 맞닥뜨리는 노동과 여가를 깊이 성찰하게 만드는 철학적 에세이다.

저자는 누구나 삶의 일부를 일터에서 보내지만, 그 경험이 반드시 의미롭거나 만족스럽지 않다는 점에서 질문을 시작한다. 고대 그리스인들이 노동을 저주로 여겼던 역사적 배경, 여러 언어에서 노동이 ‘고문’이나 ‘노예’와 연결된 어원 등은 노동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얼마나 깊은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저자는 여기에 머물지 않고, 노동이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증진하고 수명을 연장한다는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노동의 또 다른 면을 이야기한다.

그는 노동이 단순히 외적 재화를 생산하는 수단이 아니라,

자아 정체성을 형성하고 인간적 잠재력을 실현하는 중요한 장이라고 말한다.

직업은 우리의 태도, 관계, 사회적 역할에 영향을 미치며, 많은 경우 노동은 삶의 중심축이 된다.

하지만 의미 없는 노동은 권태와 소진을 낳는다.

카뮈가 ‘시지포스의 신화’에서 말한 끝없는 반복의 형벌처럼, 무의미한 노동은 고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노동이 가치 있으려면 성취감과 내적 만족을 주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이 책은 프로테스탄트 노동윤리가 현대인의 노동관에 남긴 흔적도 다룬다.

종교적 구원의 증거였던 근면과 성실은 세속화되었지만, 여전히 ‘열심히 일하는 것’이 미덕이라는 관념은 강하게 작용한다. 벤자민 프랭클린이 강조한 절제, 검소, 근면 등의 덕목, 토마스 칼라일이 노동 자체를 숭고하게 본 태도, 그리고 존 스튜어트 밀이나 폴 라파르그가 노동을 무조건 미화하는 시각을 비판한 논의들이 교차하며 노동의 가치가 맥락과 목적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을 드러낸다.

저자는 현대에 들어 노동이 ‘소명’에서 ‘라이프스타일’로 변했다고 분석한다.

이제 사람들은 신이 아닌 자신에게 봉사하며, 노동을 자아를 발견하고 표현하는 수단으로 삼는다.

그러나 의미를 찾지 못하면 노동은 오히려 개인 발전을 방해하고,

새로운 만족을 찾아 끊임없이 직업을 옮기거나 변화를 추구하게 된다.

흥미롭게도 그는 현대인이 과거보다 덜 일함에도 피로를 호소하는 이유를

‘일 때문이 아니라 여가 때문’이라고 본다.

여가가 본래의 자유와 해방의 의미를 잃고 또 다른 과업이 되었기 때문이다.

벤자민 프랭클린식의 “시간은 금”이라는 효율성의 논리가 주말과 휴일까지 침투해,

사람들은 빽빽한 여행 일정과 계획으로 여가를 노동처럼 소모한다.

휴가의 본질이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임에도 현대인은 그 자유를 방치하거나 두려워한다.

저자는 여가를 ‘가짜 노동’으로 채우기보다, 온전히 시간을 낭비하는 경험을 회복하라고 권한다.

19세기 허버트 스펜서가 말했듯, 휴식이 의무가 되면 오락의 즐거움이 사라진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지친 이유는 일의 과중함보다 ‘쉬는 법을 잊어버렸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결국 저자가 제안하는 것은 노동과 여가의 경계를 허물고, 두 영역 모두에서 의미를 발견하는 방식이다. 노동이 생산적이면서도 에너지를 주는 활동이 되고, 여가가 진짜 쉼이 될 때 두 영역은 서로의 가치를 높인다. 덴마크의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다수가 노동과 여가에서 동시에 성취감을 느낀다고 답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내가 하는 일은 정말 의미가 있을까?』는 단순히 ‘일을 사랑하라’거나

‘휴식을 즐겨라’는 차원의 조언이 아니라 노동과 여가를 다시 정의하고 재배치하는 철학적 작업이다.

저자는 마지막까지 묻는다.

“당신이 하는 일은, 당신에게 의미가 있는가?”

이 질문은 직업 만족도를 넘어, 삶을 어떻게 설계하고 균형 잡을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로 이어진다.

효율과 성취의 강박에서 벗어나, 노동과 여가 모두에서 의미와 기쁨을 찾는 것이야말로 이 책이 독자에게 남기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다.

'마인드빌딩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그리스 신화에서 시지포스는 산꼭대기까지 바위를 굴리지만 정상에 도달하면 바위가 다시 바닥까지 굴러 떨어지는 신의 저주를 받았다. 시지포스는 바닥에 굴러 떨어진 바위를 다시 정상까지 올리고 바위는 다시 굴러 떨어진다. ‘시지포스의 신화The Myth of Sisyphus’(1942)에서 알베르 카뮈는 영원히 헛된 노동에 매달리는 것이 아주 끔찍한 벌이라는 사실을 신은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들은 시지포스에게 결국은 자체 무게 때문에 다시 바닥으로 굴러 떨어지고 말 바위를 산 정상까지 쉬지 않고 굴려 올리라는 벌을 내렸다. 신들은 헛되고 장래성 없는 노동이 가장 지독한 벌이라 생각했다.
(Camus[1942] 1991:119)

그러나 카뮈는 "사람들은 시지포스가 행복하다고 상상해야 한다"라는 말로 글을 맺었다.(Ibid:123)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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