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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감각 - 21세기 지성인들을 위한 영어 글쓰기의 정석
스티븐 핑커 지음, 김명남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24년 6월
평점 :
스티븐 핑커는 하버드 대학 심리학 교수이자 현대 인지 과학의 거장으로, 언어학과 심리학을 넘나들며 인류의 사고와 언어 사용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해왔다. 그의 저서 ‘글쓰기의 감각’은 '좋은 글쓰기'의 본질을 탐구하는 책으로 단순한 규칙과 기술을 넘어 글쓰기의 심리적, 철학적 근거를 짚어내며 독자들에게 실질적인 글쓰기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핑커는 이 책에서 작가나 학자가 흔히 마주하는 문제, 즉 지나치게 복잡하고 난해한 문체를 해부한다. 그가 제시하는 해결책은 단순한 문법 규칙을 따르는 것이 아닌 언어의 본질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통해 더 명료하고 효과적인 글을 쓰는 것이다.
책은 크게 6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은 글쓰기의 다른 측면을 다룬다. 핑커는 언어의 기원부터 최신의 언어 이론까지 다양한 시각을 동원해 글쓰기의 스타일을 설명하는데, 그의 시각은 전통적인 글쓰기 안내서와는 확연히 다르다. 그는 ‘규칙은 목적을 위해 존재한다’는 전제로 글쓰기의 본질을 설명하며 문법 규칙에 맹목적으로 매달리는 것보다는 문맥과 의도를 중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핑커는 특히 글쓰기에 있어서 명확성과 간결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명확하게 쓰려면 명확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며, 이 명확성은 독자가 글을 이해하고 감동을 받는 데 있어 필수라고 지적한다. 단순한 문장을 쓰기 위해서는 먼저 사고의 단순화가 필요하며 이것이 좋은 글쓰기의 첫걸음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 또한, 언어 규칙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달라지며 무조건적인 규칙 준수보다 중요한 것은 글의 목적과 독자에게 주는 영향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언어 규칙은 관습이자 합의의 산물로, 절대적인 도덕 법칙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규범주의적 태도를 넘어서서 언어의 변화를 유연하게 받아들이기를 권장한다.
이 책의 매력은 핑커의 글쓰기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그것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인지적 통찰에 있다. 그는 단순히 '이렇게 써야 한다'고 지시하지 않는다. 대신, 좋은 글쓰기의 본질을 탐구하고 그것이 어떻게 작가와 독자간의 소통을 원활하게 만들 수 있는지 설명한다. 예를 들어 그는 "글은 독자와의 대화"라며,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도구가 아니라 생각과 감정을 나누는 매개체임을 강조한다. 이런 점에서 핑커는 독자에게 글쓰기 자체를 새롭게 바라보게 만든다.
핑커의 ‘글쓰기의 감각’은 단순한 글쓰기 지침서를 넘어선다. 그는 글쓰기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심리적, 인지적 과정을 설명하고, 왜 우리가 그렇게 글을 쓰게 되는지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글쓰기의 기술을 배우는 동시에 자신의 사고와 언어 사용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핑커는 ‘글쓰기의 감각’에서 독자들에게 "기억에 남는 글쓰기"에 대한 비밀을 전수한다. 그는 글이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의 감정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매개체로 작용해야 한다고 말하며, "독자가 읽고 생각하게 하는 것이 좋은 글"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 점에서 핑커는 단순한 규칙을 넘어서는 진정한 글쓰기의 예술을 전파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핑커의 글에는 지적 유머가 배어있다. 학문적 권위와 인지 과학적 이론을 바탕으로 한 그의 설명은 지루하지 않으며 오히려 독자에게 신선한 재미를 준다. 예를 들어 그는 "언어의 규칙은 대법원의 판결과 같아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큰 영향이 없지만, 소수의 전문가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고 농담처럼 이야기한다. 이런 유머는 독자가 어려운 주제를 보다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다.
스티븐 핑커의 ‘글쓰기의 감각’은 언어의 이론적 이해와 실용적 지침을 통합한 독창적인 책이다. 그것은 단순히 잘 쓰기 위한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왜 우리가 그렇게 글을 써야 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떻게 우리의 사고가 작용하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이 책은 작가, 학자, 혹은 단순히 더 나은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필독서로 추천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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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하게 쓰려면 명확하게 생각해야 한다."
"글은 독자와의 대화다."
"언어 규칙은 관습이자 합의의 산물로, 절대적인 도덕 법칙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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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블룸'을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인스타 #하놀 @hagonolza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독자 중에서 혹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손 닿는 곳에 늘 사전을 두고 읽어야 한다. (스마트폰 앱으로 나온 사전도 많다.) 그리고 작가는 만약 어떤 단어가 뜻이 정확히 맞고, 발음이 그 뜻을 연상시키고, 독자가 그 단어를 평생 두 번 볼 일은 없을 만큼 낯선 단어가 아닌 한, 독자를 사전으로 보내기를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나는 늘 유의어 사전을 곁에 두고 쓴다.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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