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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함께, 유럽 - 여행 작가 양영훈의 다시 찾고 싶은 유럽 도시 기행
양영훈 지음 / 퍼블리온 / 2025년 4월
평점 :

양영훈의 『당신과 함께, 유럽』은 기존 여행서와 차별화된 책이다. 일반적인 호텔이나 숙소 대신 캠핑장을 이용하며 유럽을 여행한 경험을 담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유럽 전역에서 130여 곳의 캠핑장을 방문하며 약 140박을 캠핑으로 보냈다. 책 속 저자의 사진에서도 늘 백팩을 메고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여행지마다 캠핑을 해야 했기 때문이 아닐까.
이 책은 특히 해외 캠핑을 시도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그러나 캠핑에 관심이 없는 독자라도 충분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저자가 선정한 여행지는 가족, 친구, 혹은 혼자 여행하기에도 좋은 곳들이 많았다. 저자는 여행지를 선정할 때 ‘아내와 다시 찾고 싶은 곳’ 혹은 ‘여행 중 만족스러웠던 곳’을 기준으로 삼았다. 책에 소개된 나라보다 훨씬 많은 곳을 여행했지만, 한 권으로 정리하기 위해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곳만을 엄선했다.
이 책은 스위스, 프랑스, 이탈리아, 노르웨이, 스웨덴, 네덜란드, 독일, 체코, 리투아니아, 그리스 10개국의 도시와 명소 21곳을 소개한다. 단순한 관광지 정보가 아니라 저자가 직접 걸으며 보고 느낀 감성을 담고 있으며, 여행지의 분위기와 매력을 솔직하게 전달한다.
책의 첫 번째 여행지는 스위스의 실스마리아다. 이곳은 영화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의 배경이 된 곳으로, 저자는 영화 속 풍경에 매료되어 이 마을을 찾았다. 실스마리아는 스위스 알프스에서도 유독 한적하고 평온한 분위기를 가진 곳으로, 호수와 산이 어우러진 자연경관이 압권이다.
저자는 실스마리아에서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을 만끽하며, 아침마다 호숫가를 산책하고, 해 질 녘에는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하루를 마무리한다. 실스마리아는 철학자 니체가 영감을 얻었던 곳이기도 하다. 니체는 이곳에서 사색하며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집필했다. 저자는 그가 머물렀던 니체 하우스를 방문하고, 니체가 걸었던 길을 따라가며 철학자의 시선으로 풍경을 바라본다.
또한, 저자는 실스마리아에서 캠핑을 하며 자연과 한층 더 가까워지는 경험을 한다. 저녁이 되면 호수 근처 캠핑장에서 별빛이 쏟아지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이처럼 실스마리아에서는 자연과 문학, 그리고 영화 속 장면이 조화를 이루는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프랑스에서는 아를을 방문한다. 아를은 빈센트 반 고흐(1853~1890)가 15개월 동안 머물며 수많은 작품을 남긴 곳으로, 그의 예술혼이 깃든 도시다. 저자는 아를의 골목길을 걸으며 반 고흐가 사랑했던 장소들을 하나하나 짚어간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카페 반 고흐’다. 이곳은 반 고흐의 대표작 <밤의 카페 테라스>의 실제 배경이 된 곳이다. 그는 그림 속 강렬한 노란색 차양과 밤하늘의 푸른색이 대비되는 풍경을 직접 마주하며 감탄한다. 그러나 낮에는 그림처럼 인상적인 색감이 드러나지 않아 아쉬움을 느꼈다고 솔직하게 적고 있다.
이어 방문한 곳은 ‘에스파스 반 고흐’, 즉 반 고흐가 정신병을 앓으며 입원한 요양원이다. <아를 요양원의 정원>에 등장하는 장소로도 유명하다. 현재 이곳은 문화공간으로 바뀌었으며, 정원은 반 고흐의 그림 속 풍경 그대로 복원되어 있다. 이외에도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의 배경이 된 론강과, 폴 고갱과 함께 작품을 남겼던 알리캉스 등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저자는 론강의 강변을 거닐며 반 고흐가 바라보았던 풍경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며, 한 세기를 넘어 예술가와 같은 시공간을 공유하는 듯한 기분을 느낀다.
이 밖에도 유럽 곳곳의 숨은 명소를 소개한다.
- 이탈리아 시칠리아 : 독일 대문호 괴테가 “시칠리아를 보지 않고서는 이탈리아를 봤다고 말할 수 없다”고 했을 만큼 아름다운 곳
- 노르웨이 프레이케스톨렌 : 영화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의 촬영지로, 아찔한 절벽 위에서 만나는 장엄한 풍경
- 스웨덴 피엘바카: 배우 잉그리드 버그먼이 영원한 안식처로 삼은 곳
- 체코 모라비아: 목가적인 전원 풍경과 꽃양귀비가 가득한 지역
- 그리스 아테네: 찬란한 문화유산과 행복한 사람들이 공존하는 도시
이처럼 다양한 여행지 정보와 감성적이고 솔직한 경험을 담았다.
또한, 각 여행지 마지막장에는 실질적인 캠핑&여행 팁도 함께 제공한다. 저자는 130여 곳의 캠핑장을 경험한 만큼, 다양한 캠핑장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다. 캠핑장의 자연환경, 시설, 접근성 등을 상세히 설명하며, 캠핑을 처음 해보는 사람들도 쉽게 도전할 수 있도록 실용적인 조언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각 지역의 캠핑장 중 가장 추천할 만한 곳을 알려주고, 유럽 캠핑 시 유의할 점과 준비물 리스트도 공유한다. 뿐만 아니라, 교통, 숙박, 지역 특산 음식, 투어 운영 방식 등 여행 전반에 대한 팁도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어, 유럽에서 기차를 이용하는 방법, 장거리 버스를 예약하는 팁, 현지인들이 찾는 맛집을 찾는 법 등 유용한 정보를 아낌없이 제공한다.
책의 말미에서 저자는 여행 작가로서의 소명을 언급하며, 자신의 사진 한 장, 글 한 줄이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여 같은 길을 떠나게 만든다면 그보다 고맙고 뿌듯한 일이 없을 것이라고 전한다. 『당신과 함께, 유럽』은 독자들에게 새로운 여행의 영감을 주는 초대장과도 같은 책이다. 이 책은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유럽의 분위기를 마음으로 느끼고 싶은 사람에게도 추천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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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블리온 출판사 2기 서포터즈' 활동을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인스타 #하놀 @hagonolza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아를’ 하면 비운의 천재 화가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1853-1890가 맨 먼저 떠오른다. 37세의 길지 않은 삶을 스스로 마감한 그가 아를에 머무른 기간은 사실 15개월밖에 안 된다. 하지만 그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작품 대부분이 아를의 따뜻하고 강렬한 햇살 아래에서 탄생했다. 그래서 아를 여행은 고흐의 자취와 작품 속 배경을 찾아가는 여행이나 다름없다.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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