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을 넘어 생각한다 - 남과 북을 갈라놓는 12가지 편견에 관하여
박한식.강국진 지음 / 부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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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북이 형식을 초월하여 만나는 일이 일어났고 북한과 미국의 정상이 사상 최초로 만나는 영화 같은 일이 일어났다. 이런 상황을 이해할 만한 좋은 책이 없을까 찾다가 박한식 교수의 <선을 넘어 생각한다>를 읽었다. 크게 두 가지를 배웠는데 하나는 그동안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북한에 대해서 지나치게 오해하고 있었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남과 북이 주체적으로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강대국들의 이권다툼 속에서 전략적으로 굉장히 중요하다는 점이었다. 물론 이분의 주장 모두를 그대로 다 받아들이기에는 좀 무리가 있어 보이긴 했다. (장성택 처형이나 김정남 살해와 관련하여 지나치게 구조적인 이유를 가지고 온다.) 그러나 수십 년 북한을 오가며 직접 대화하고 곳곳에 북한과 대화를 주선한 사람으로서 지금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왜 그렇게 북한을 오해했는지를 알기 쉽게 설명하고 북한을 정상적인 국가로 상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가르쳐준다. 아무래도 내가 목사라서 그랬겠지만 읽으면서 왜 그렇게 교회들 생각이 났는지 모르겠다. 지금의 분단 상황을 고착화 하는데 교회가 크게 기여? 하지 않았나 하는 부끄러움이 몰려왔고 동시에 앞으로 통일과 평화를 위해서 그래도 교회가 기여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보기도 했다. 아래의 인용문들은 혼자보기 아까워서 가져왔고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어보면 좋겠다. 정말 강추다.

 

북한에 대해 우리가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한 가지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우리는 북한을 제대로 모른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17p

 

북한 관련 뉴스를 살펴보면 사실과 전혀 맞지 않는 엉터리 뉴스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37p

 

첫 번째 편향...북한에는 인권 문제가 없다는 관점...두 번째 편향은 북한에만 인권 문제가 있다는 시각입니다. 이런 오류는 북한의 인권 문제를 냉정하게 바라보는 것을 방해하고 더 나아가 공정성을 스스로 훼손시킵니다. 77p

 

개신교 선교 단체에 대한 문제는 이번 기회에 꼭 짚고 싶습니다. 저도 개신교 신도입니다만 일부 선교단체들이 이 접경 지역에서 행하는 행태에는 문제가 매우 많습니다....이들의 접근법은 전형적인 선민의식에 빠져있습니다. 남쪽은 옳고 북쪽은 틀렸다. 남쪽은 천국이고 북쪽은 지옥이다. 북쪽이 살길은 개종하는 것밖에 없다는 사고방식이 북한 사람들의 인권 수준을 높이는 데 어떤 도움이 되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107p

 

혈맹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실리를 취하려는 긴장관계는 북.중관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북한이 끊임없이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려고 하는 이유 중에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지렛대를 확보하려는 측면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142p

 

김대중, 노무현 정부는 대북정책에서 한국 정부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려 했습니다. 남북관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한국 외교가 국제 무대에서 힘을 발휘할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명박, 박근혜 정부는 남북관계를 국제 정치에 연동시켰고 그 덕분에 남북관계뿐 아니라 한국의 외교 역량까지도 훼손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185p

 

남북관계를 발전시키는 전략과 전술은 한국의 국익과 민족적 이익을 중심에 두고 우리 머리에서 나와야 합니다. 정치 전략적 판단을 미국에 맡겨서는 말 따로 행동 따로 움직일 수밖에 없습니다. 통일의 주체는 남과 북이지 미국과 중국이 아닙니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4강은 우리가 이룩할 화해협력과 통일을 위한 외부 조력자로 남게 해야 합니다....또한 남북간의 신뢰를 구축하고 협력을 강화하면 주변 4강에 우리의 발언권이 강해진다는 역사적 교훈도 잊어서는 안 됩니다. 187p

 

북핵의 맥락....북한은 비이성적인 집단이라고 미리 결론을 내리는 태도가 가장 위험합니다....하지만 북한은 미치지도 않았고 비이성적이지도 않습니다. 다만 그것이 우리의 이해와 상충될 수 있고, 우리 기준으로 이해할 수 없을 뿐입니다. 21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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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기도 믿음의 글들 245
클라이브 스테이플즈 루이스 지음, 홍종락 옮김 / 홍성사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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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루이스. <개인기도>. 홍성사.

이 책은 루이스가 죽기 전에 썼던 원고들을 모아 그가 죽고 난 후에 출판한 책으로서 루이스의 마지막 책이라 불릴 수 있다. 그만큼 이 책에는 그동안 그의 저작들을 통해서 나타내고자 했던 하나님에 대한 경탄, 기쁨, 천국과 같은 주제들이 등장하는데, 절묘하게 그 모든 주제들이 기도와 엮여있다. 누가 루이스 아니랄까봐 이 책에서도 역시 사람과 하나님에 대한 기발한 생각들, 탁월한 비유와 예시들로 왜 기도가 중요한지를 잘 설명했다.

특히 이 책에서 눈에 띄었던 점은 루이스가 여러 신학 혹은 신학자들을 비판하면서 기도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청교도 신학자들이 죄에 대해서 진지한 고민을 한 것이 필요한 부분이었지만 그것이 너무 지나치면 좋을 것이 없다고 하며 다음과 같이 비판한다. ”나는 구토제를 복용할 생각은 없네! 그걸 먹고 살아난다면 그에 대한 내성이 생겨날 걸세. 하수구를 들여다보는 일은 나름의 뒤틀린 교만을 낳을 걸세.“ 이와 비슷하게 전적 타자에 대한 지나친 강조, 범신론적인 사상, 니버의 죄 개념 등이 기독교 신앙이 말하는 기도와 왜 어울릴 수 없는지를 짧지만 분명하게 설명하고 기독교 신앙이 가르치는 기도가 무엇인지를 제시한다.

그렇다면 루이스가 말하는 기도란 무엇인가? 기도란 성령을 힘입어 지금의 상황을 새롭게 인식(하나님께서 임재하시는 거룩한 땅)하게 하는 수단이고, 천국에서 하나님과 영원토록 대화를 나누기 위해 이 땅에서 미리 배우는 천국 언어 문법과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기도를 쉬지 말고 해야 한다. 우리의 소원이 기도를 통해서 이루어지든지 그렇지 않든지, 기도가 술술 잘 나오든지 그렇지 않든지를 떠나서 말이다. 이러한 지적은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이 우리의 기도에 길들여지는 분이 아니라 우리가 기도를 통해 하나님에게 길들여지는 것임을 분명하게 알려준다. 하나님은 길들여지지 않는 사자이시다!

제임스 패커가 그랬던가? 기도에 관한 책 100권을 읽는 것보다 10분 기도하는 것이 더 낫다고 말이다. 동의한다. 그러나 이 말이 ‘기도에 관한 책이 전혀 필요 없다’는 뜻은 아니다. 기도에 관한 책을 읽고 나서 좀 더 기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바쁘고 점점 냉소적이 되기 쉬운데 책 한 권 읽고 조용히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을 수만 있다면 그 책은 충분히 제 값을 한 것이 아닐까? 루이스의 <개인기도>는 그러한 점에서 제 값을 한 책이다.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제시하면서 우리가 기도를 통해 그분을 소망할 수 있고, 그분과 친해질 수 있다는 것을 루이스답게 풀어냈다.

루이스 마니아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루이스의 시리즈들은 기본적으로 많이 팔리는 것 같은데 이 책은 다른 루이스의 책들보다는 조금 팔린 것 같다. 책을 다 읽고 나니 그것이 의외로 다가올 정도로 재미있게 읽었던 책. 추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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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불어도 좋아
김병년 지음 / IVP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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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쓰러진 후 자율신경이 망가져 일어나지 못한지도 8년....저자는 그 사이 하나님과 씨름하며 얻은 귀한 경험들을 솔직하면서도 부드럽게 적어내려간다. 남의 이야기를 읽을 뿐이었는데 감동이 되고 가끔 눈물도 흐르는 것이 나도 모르게 저자의 마음에 공감이 되었나보다. 누군가에게는 고통이 하나님이 없다는 것의 증거로 보일수 있지만 저자에게 고통은 오히려 하나님의 임재 더욱 깊숙한 곳으로 이끄는 네비게이션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앞으로 저자가 어떻게 살아갈지 궁금해지면서 저자와 가족들 그 교회를 응원하고 싶다. 힘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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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과 기독교의 맥락들 - 젊은 페미니스트 크리스천을 위한 길라잡이
백소영 지음 / 뉴스앤조이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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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열심히 다니면서 페미니즘에 관심이 생기면 몇가지 골치아픈일을 마주친다. 페미니즘이 과연 그동안 내가 배워온 믿음과 함께 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생긴다. 문제는 이런 고민에 대해서 교회안에 진지하게 들어주면서도 조금이나마 지도해줄 선배 같은 이들을 만나는 게 무척이나 어렵다는 것. 괜히 말했다가 싸늘한 시선을 마주치지 않으면 그나마 다행일 수 있는 교회들이 상당수일 것 같다. 이런 현실에서 고민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괜찮은 책이 나왔다. 백소영 교수님의 <페미니즘과 기독교의 맥락들>이 바로 그 책이다. 청어람 아카데미에서 젊은 페미니스트 크리스천들을 대상으로 6주간 강의한 내용들을 정리한 책이다. 페미니즘의 정의와 역사, 기독교 페미니즘의 양상들과 페미니즘적 성경읽기, 한국 교회에서의 페미니즘 계보에 대한 방대한 주제들을 간략하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소개를 잘 해놓았다. 서문에서 밝힌 것처럼 ‘지금‘, ‘여기‘에서 ‘내‘가 추구하는 페미니즘이 무엇이고 어디쯤에 있는 것인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페미니즘의 지도‘를 잘 그려냈다. 책의 부제처럼 젊은 페미니스트 크리스천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자신을 성찰하는 것에 분명 큰 도움을 얻을 것이다. 목회자로서 페미니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청년들에게 소개할 좋은 책을 만난 것 같아서 기분까지 좋아진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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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윤리학의 토대와 흐름
스탠리 그렌츠 지음, 신원하 옮김 / IVP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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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리그렌츠. <기독교 윤리학의 토대와 흐름>. IVP.

고대 헬라의 철학을 간단하게 정리하는 것으로부터 고전기독교의 윤리학과 현대 기독교 윤리학을 훑고 저자가 정말로 말하고 싶은 주제들을 다룬다.

- 기독교 윤리학을 다루는 현대 사회적 맥락
- 기독교 윤리학의 토대
- 포괄적 사랑: 기독교 윤리의 내용
- 경축하는 공동체

교과서적인 책으로 각각의 시기와 주장들, 개념들을 잘 모아서 설명해 놓았다. 주목해 볼 것은 현대사회에서 존재와 공동체 윤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는 것을 주목하며 기독교 윤리가 그에 어떻게 상응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려는 지점이다. (논의의 상당 부분을 알리스데어 매킨타이어와 C.S.. 루이스에게서 빌려온 것 같다.) 스탠리하우어워스도 그렇고 스탠리그렌츠도 그렇고 알리스데어 매킨타이어를 중요하게 다루는 걸 보면 그 사람이 한 번은 거쳐야 하는 사람이기는 한가보다. 조만간 <덕의 상실>을 구입해야 하나...
동저자가 쓴 얇은 윤리학 사전이 있는데 추가로 읽으면 정리하는데 도움이 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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