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가 된다는 것 - 그리스도인 삶의 본질 로완 윌리엄스 신앙의 기초 3부작
로완 윌리엄스 지음, 김기철 옮김 / 복있는사람 / 201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제자가 된다는 것은>, 로완윌리엄스, 복있는사람

 

2년 전이다. 그의 글을 첫 번째로 읽었던 때 말이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을 읽으면서 그동안 익숙해 있던 주제들 세례, 성경, 성찬, 기도 에 대해서 이렇게 새로울 수가 있나 하면서 감탄했었다. 그 책을 읽으면서 어쩌면 진부할 수 있는 그런 주제들을 너무나 새롭게 다가왔던 이유를 생각해보았다. 두 가지 이유가 있었는데 하나는 저자에게 있었다. 로완 윌리엄스는 어려서부터 현대철학과 신학을 가까이 했고, 동방교회를 주제로 학위를 받았고, 성공회 소속으로서 교회의 전통에 대해 박식하다. 그의 신학은 넓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이러한 그의 배경이 진부해 보였던 주제들을 완전히 새롭게 했던 것 같다. 또 다른 이유는 나에게 있었는데 어쩌면 기독교의 기본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중요한 주제들에 대해서 너무나 좁고 얕게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좀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내가 이 주제들에 대해서 잘 몰랐다는 것이다. 이렇게 된 것에는 개인적인 게으름 탓도 있겠지만 내가 속했던 교회나 학교가 워낙 다른 전통의 신학을 배척하는 분위기 탓도 있다.(언제까지 이 핑계를 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어찌되었든, 이 책을 보면서 내가 기독교 신앙에 대해서 기본부터 너무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해준 특별한 책이었고, 내가 속한 전통 뿐 아니라 다른 신앙 전통에 속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소중한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로완 윌리엄스는 <제자가 된다는 것은>에서 역시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과 비슷하게 우리에게 익숙한 주제에 대해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 같은 덕목들에 대해서 나눈다. 제자도. 믿음. 소망. 사랑. 용서. 거룩함.... 그러나 저자는 자신의 장기를 살려 이미 김이 빠져버린 것처럼 보이는 각 주제들에 숨을 불어 넣어 생기 있게 만든다. 제자도라는 정의부터 새롭다. “제자도는 드문드문 이어지는 간헐적 상태가 아니라 지속적 관계를 가리킵니다....이런 의미에서 제자가 된다는 것은 쉬지 않고 바라보며 귀 기울여 듣는 일로 이루어지는 삶의 상태를 말합니다.”(26) 이것이 새로운 이유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제자()’에 대한 편견, 제자란 특정한 단계를 지나거나, 레벨에 오른 상태라는 생각을 흔들어 각성시키기 때문이다. 사실 이 책의 다음 내용들은 각각의 소주제들을 통해서 이 부분을 새롭게 진술한 것들이라 할 수 있다. 앞부분에서 제자가 된다는 것에 대한 간략한 서술을 마친 뒤, 믿음, 소망, 사랑, 용서, 거룩함 등의 중요한 덕목들을 다룬다. 그중에서도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단연 거룩함이었다. “거룩하게 된다는 것은 완벽하게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참여하는 일을 뜻합니다.”(86) “거룩함과 세상 속에 참여하는 일은 서로 상충하지 않으며...예수께서는 가장 깊이 참여하시고 인간의 경험 가장 깊은 곳으로 들어가십니다....거룩함을 우리 자신의 인간성이나 다른 사람의 인간성에 물들지 않도록 지켜내는 일로 여긴다면, 모든 것을 아주 심각하게 오해하게 됩니다.”(88) 짧은 문장들이 우리 교회들의 현실을 돌아보게 했다. “가서 제자 삼으라고 노래는 하지만, 철저하게 교회 안에 머물면서 밖의 사람들을 배제하고 혐오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이미 너무 많은 교회들에는 교회스러운사람들만 남아있는데, 많이 부끄러웠다. 마음이 조금 아팠다.

 

쉽지만, 생각할 수 있게 만드는 그의 능력이 잘 드러낸 책이다. 무수한 교회들이 제자를 외치면서 역설적으로 자기 교회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우후죽순 생긴 이때, 우리의 생각을 흔들어주고, 돌아볼 수 있게 도와주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책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을 참 많이 선물했었는데, 이 책도 그럴 것 같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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