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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N 10 - 자유로운 삶으로 초대하는 십계명 탐구
숀 글래딩 지음, 임고은 옮김 / 죠이선교회 / 2015년 6월
평점 :
십계명에 대한 책들을 살피다가 ‘TEN 10’ 이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책을 들고 훑어보니 열 명의 등장인물이 나와서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형식이었다. 대개 십계명을 다룬 책들은 계명이 쓰인 배경, 각 계명의 의미, 적용 이러한 식으로 나누어 조금은 딱딱한 편인데, 이 책은 제목도, 형식도 부담스럽지 않아 집어 읽었는데, 약 400페이지가 조금 못되는 적지 않은 분량이었지만, 내용도 흥미로워서 오래 걸리지 않고 읽을 수 있었다.
저자는 등장인물들의 대화를 통해서 “이 사회가 공동체로서 길을 잃었다”는 것을 모두가 깊이 공감한다면서 십계명의 필요성을 힘주어 말한다. 그리고 이어서 각 계명에 대해서 다루는데 1계명으로부터 시작하지 않고 열 번째 계명으로부터 시작해서 역순으로 첫 번째 계명까지를 다룬다. 아마도 작가가 의도한 것 같은데, ‘신’에 대하여 언급하며 가르치려는 태도보다는 ‘사람’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 안타까운 상황들을 공감하려 했던 것 같다. 이런 방식으로 저자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 사회의 문제들과, 그 안에서 살고 있는 개인의 연약함이나 사악함을 차근차근 다루며 결국에는 ‘하나님’으로 이끌고 간다.
저자는 열 가지 계명을 모두 다루면서 다른 십계명 책들이 담고 있는 기본적인 해석들도 알차게 담아낸다. 물론 그 해석이 특별히 다양하거나, 아주 독특하진 않다. 오히려 톡톡 튀는 형식 안에 생각보다 익숙하면서 보수적인 내용들, 십계명이 인간의 자유를 위해서 주어졌다는 사실과 그 계명을 인간들이 지킬 수 없다는 현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인간의 구주로 오셔서 그 모든 계명들을 지키시고, 죽으시고 부활하셨다는 복음, 이 복음을 믿고 기도하며 계명을 지키자는 권면들을 빠짐없이 이야기한다. 사실 형식이 조금 특별할 뿐이지만. 저자는 사람들의 대화 속에서 전통적인 교리 해설서들의 내용뿐 아니라 십계명을 풀어내는 순서까지도 충실하게 따른다.
어찌 보면 형식은 참신하지만 해석이 크게 새로울 것이 없어서 사람에 따라 지루하게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저자가 등장인물 열 명을 통해 제시하는 우리 사회의 문제들, 특히 천박한 자본주의로 인한 비인간화에 대한 문제뿐 아니라 그로 인하여 각 개인이 직면하는 일상의 어려움과 내면의 고민들까지도 생생하게 묘사한다. 다시 말해서 적용이 참 뛰어나다. 아마도 20년 넘게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했던 저자의 목회 이력이 여기에 도움이 된 것 같다.
십계명을 연구하기 위해서 이 책 한 권만을 읽어서는 안 되겠지만, 십계명 설교나 강의를 준비하는 사람들 혹은 십계명을 한 번도 공부해보지 못한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다. 특히 그동안 너무 딱딱한 십계명 해설서만 접한 분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십계명도 이렇게 재미있게 전할 수 있다는 것을 보고 도움을 얻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