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에 대한 기독교적 성찰 - 증오와 배제의 논리를 넘어 포용과 화합의 마당으로 한반도평화연구원총서 10
전우택 외 지음 / 새물결플러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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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이 바뀌고 통일 대박론이란 얘기까지 나오면서 한참 통일이란 이야기가 나오다 금방 잠잠해 진 것 같습니다. 비슷한 맥락인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에 대한 저의 관심도 비슷하게 올라갔다가, 금방 식어버린 듯 합니다.

그러던 중, 지난 달 새물결 플러스에서 나온 '통일에 대한 기독교적 성찰'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통일 분야의 전문가들이라 할 만한 분들이 한국 전쟁과 분단 역사, 그리고 통일에 대한 현재 국민들의 관점등에 대하여 잘 정리하여 쓰신 짧은 글들을 모아 놓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루하지 않고, 쉽게쉽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여러 글들이 있었지만 대강 인상적인 부분을 정리하자면 '통일에 대한 관점이 경제에서 인권으로', '통일 우선보다 평화 우선으로', '잠간의 손익 계산보다 후대의 장기적인 관점으로', '간절하고 끈질긴 기도의 필요성'... 이 정도 였습니다. 물론 이 외에도 좀 더 전문적이고, 흥미로운 부분들이 많았으나, 이곳에 다 옮기진 않겠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여러 통찰들과 이에 따른 권고들을 읽는데, 마음에 전혀 감흥이 생겨나질 않았습니다. 아마도 저자들의 글이 무디어서라기 보다는 통일이라는 거대 담론이 전쟁이나, 분단에 따른 아픔과 정말 머얼리서 살아 왔던 나였기에 나도 모르게 '통일이라는 문제는 나와 상관이 없다.'는 식으로 반응이 나온 것이 아닌 가 싶습니다.

참 기가막힌 타이밍인지 모르겠는데, 이렇게 책을 읽던 중, 제가 섬기던 교회에서는 어떤 탈북민 부부의 간증 및 바이올린, 피아노 연주를 열었습니다. 워낙 연주에 있어서 탁월한 실력가들이었기에 눈물 흘리시며 북한에 남겨둔 가족들과 북한의 형편을 위해 기도해 달라는 간절한 호소가 묻혀 버릴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많은 교인들의 반응도 저와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사실 지구상 거의 유일한 분단 국가에 살고 있고, 언제 전쟁이 나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상황에 처해 있고, 또한 수만의 탈북민들이 우리 주변에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나 많은 성도들이 통일에 대한 인식이나, 그것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을 솔직히 찾아보기 힘든 것 같습니다. 물론 이것에 소명을 가지고 개인적, 혹은 단체를 통해서 통일 관련한 여러 일들을 하고 있는 분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고, 제 주변에도 몇몇이 있지만, 사회는 물론이거니와, 교회만 보더라도 전체적인 분위기가 그렇다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책을 읽으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마도, 제일 큰 문제는 저를 포함한 많은 성도들이 '물질'에 사로잡혀 너무 오랜 시간 그 편안함에서 헤어나올 수 없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결론을 얻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통일을 생각할 때, 손해를 감당하고서라도 그것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데, 거기에서 성도들도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참 부인하기 힘든 상황이, 이미 오래전부터 지속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분명 우리 곁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우리와 피를 나눈 이 천만이 넘는 어마어마한 사람들이하늘을 향해 신음하고 있는데, 그 소리를 듣지 못하거나, 들어도 애써 넘기려는 상황이 바로 나와 내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으니, 참 가슴아픈 현실이기도 합니다.

요즘 함께 읽고 있는 본회퍼 전기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교회는 오늘날 세상에 가장 시급한 문제들에 대하여 가장 구체적인 답변을 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왜냐하면 하나님은 늘 오늘의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이 말에 비추어 지금 우리 교회들에 가장 필요하고, 시급한 문제가 "통일은 아니다!" 할 수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통일은 정말 나와 우리 모두에게 시급하면서도 중요한 문제란 걸 새삼 확인해 봅니다. 더 나아가 이렇게 중요한 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니, 이러한 인식들을 어떻게 내 삶과 성도들에게 적용할 수 있을 지 좀 더 고민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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