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의 논쟁 - 칭의에 대한 다섯 가지 신학적 관점 Spectrum 스펙트럼 시리즈 2
마이클 호튼 외 지음, 문현인 옮김 / 새물결플러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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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관점 학파의 출현으로 더욱 치열하고 뜨거워진 현대의 칭의 논쟁을 엮은 책이다. 여기에 지난 교회사에서 칭의와 이와 관련한 논쟁의 간략한 역사를 더해준 것은 보너스라 할 수 있다. 목사이지만, 솔직히 나에겐 어려운 책이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너무 몰랐다. 이런 상태에서 ‘칭의 논쟁’은 지금 내가 속해 있는 위치. 그리고 현재 진행 중인 ‘칭의 논쟁’이 어떤 양상을 띠고 있는지에 대해서 알려주었다. 물론. 여러 관점을 개관했기에 각각의 관점을 깊이 있게 다루진 못한 느낌이다.(그래도 적어도 칭의에 관한 내 지식보단 깊었다!) 하지만 각각의 관점을 제시 한 뒤에, 다른 입장의 학자들이 공감하고, 반박한 글들을 붙여 편집했다. 어쩌면 신학 안에서도 상당히 협소한 주제라 할 수 있고,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이 적을 수 있는 칭의에 관해 다루었지만, 나름 흥미롭게 잘 쓴 책이라 생각한다.

 

몇 가지 느낀 점.

1. 칭의란 신학 주제를 다루는 다섯 입장의 학자들. 전통적 개혁파를 대변한 마이클 호튼. 진보적 개혁파의 마이클 버드. 새관점의 제임스 던. 신성화 입장의 카르카넨. 카톨릭의 칭의 관점을 소개한 오콜린스와 래피티. 모두 상대의 주장을 경청했고, 자신이 동의할 수 있는 부분. 그리고 반대하는 부분에 대해서 분명하게 제시한다. 신학이란 학문도 역시 학문이기에 상대방의 견해를 존중하지 않고선 자신의 견해를 발전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생각해 보니, 어거스틴의 ‘신국론’ 칼뱅의 ‘기독교 강요’를 읽을 때도 비슷한 점을 느꼈다. 자신의 입장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의 주장을 확실하게 알고, 동의할 것들, 반박할 것들을 확실하게 구분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펼쳤다. 개혁파에 속한 목사 이지만, 개혁파만 배워서는 오히려 진짜 개혁파가 될 수 없겠단 생각을 했다.

 

2. 칭의를 다루지만, 다 같은 칭의를 말하는 것은 아니었음. 특히 전통적 개혁파의 경우엔 구원 서정에 있어서 ‘칭의’, 그리고 그것의 법정적인 측면에 대해 집중하고 강조한다. 하지만 신성화 입장과 가톨릭 입장을 주장하는 학자들은 ‘칭의’에 개혁파가 주장하는 ‘칭의’보다는 좀 더 넓은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았다. 여기에도 이유가 있겠지만, 적은 지면에 설명을 하려다 보니, 각각의 입장에서 강조하는 부분을 쓰다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3. ‘칭의’의 역사를 다룬 부분. 다섯 가지 견해를 소개하기 전, 저자는 ‘칭의’란 개념의 역사를 소개한다. 그리고 가톨릭 입장을 소개한 올리버 래퍼티 역시 어거스틴에서 시작하여 루터에 이르기까지 ‘칭의’개념에 대한 논의가 어떻게 진행이 되었는지를 제시한다. 나는 이 책에서 이 부분이 가장 흥미로웠다.(솔직히 앞부분의 개관보단, 가톨릭 학자 래퍼티의 역사 개관이 짧으면서도 재미있었다. 왜 그랬는지 자세하게 설명할 수 있는 실력이 있으면 좋겠지만...^^;;) 시대가 갖는 상황에 따라 ‘칭의’개념에 대한 이해가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보여주면서, 개혁파와 가톨릭이 갖는 현재의 ‘칭의’개념을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을 준다. 이 부분을 보면서 칭의 교리에 대한 역사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봐도 재밌겠단 생각과, 다른 교리들 역시 역사 가운데 살펴보는 작업이 필요하고, 흥미롭겠단 생각을 했다.

 

4. 새관점 학파. 그리고 ‘던’의 매력. 이것을 설명하는 것보다는 던의 매력을 보여주는 마지막 단락을 그대로 인용한다. “새 관점은 이 역설과 긴장에 대한 산뜻한 해결책을 제공하지 않는다. 단지 새 관점이 요구하는 것은 바울의 가르침을 해석하려면 과거에도 그랬듯이 ‘설령 그것이 적합해 보이지 않더라도’ 바울의 전체 가르침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이다...이 주제들에 관한 바울의 전체 가르침이 일관적이지 않거나 혹은 일반적인 신앙고백에 산뜻하게 들어맞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단순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아마도 결코 해결할 수 없는 긴장이 있을 것이며, 따라서 바울 신학에서 중요한 무엇인가를 불가피하게 잃어버리게 될 수 있다는 것도 단순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전에 나왔던 ‘역사적 예수’ 논쟁, 곧 있으면 나올 ‘역사적 아담’ 논쟁을 기대하게 한 책이다.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칭의’에 대하여 여러 입장을 소개하면서 ‘칭의’ 교리의 중요성과 ‘칭의 교리의 역사’에 대하여 더욱 관심을 불러일으킨 책이기도 했다. ‘칭의’를 말하면서 자신이 주장하고 가르치는 ‘칭의’가 무엇인지를 더욱 깊이 알고 싶고, 알아야 할 신학생, 목회자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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