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도 그때 거기가 그렇게 가고 싶었던 게 신의부르심이었다고 생각한다. 언덕방에 들어가자 곧 살 것같았던 것은 적당한 무관심 때문이었다. 나는 그때까지24시간 딸의 정성스러운 보살핌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다소 섭섭했지만 그 적당한 무관심이 숨구멍이 돼주었다. 그렇다고 아주 무관심한 건 아니었다.  - P49

무엇보다도 나에게 남겨진 자유가 소중하여 그 안에는 자식들도 들이고 싶지 않다. 내가 한사코 혼자 살고싶어 하는 걸 보고 외롭지 않느냐고 묻는 이가 있다. 나는 순순히 외롭다고 대답한다. 그게 묻는 이가 기대하는 대답 같아서이다. 그러나 속으로는 ‘너는 안 외롭냐? 안외로우면 바보‘라는 맹랑한 대답을 하고 있으니, 이 오기를 어찌할 거나.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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