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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적 페미니즘과 여성 리더십 - 복음주의와 페미니즘의 만남
강호숙 지음 / 새물결플러스 / 2020년 2월
평점 :
<성경적 페미니즘과 여성리더십>. 강호숙. 새물결플러스
저자는 보수교단에 속한 교회에서 자라고 공부를 하고 강의까지 하는 분이다. 학위 제목이 흥미로운데, <교회 여성리더십의 이론적 근거와 실천방안 연구>다. 제목이 왜 흥미롭냐면 목사 안수를 주지 않는 교단의 신학교에서 받은 학위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해 할말이 많지만 줄이는 것으로...위의 이력에 여성주의에 관한 관심이 깊다는 이력이 추가된다.
저자의 이력만 보더라도 저자가 그동안 교회안에서 얼마나 많은 논란의 중심에 서고, 비판의 표적이 되었을지는 충분히 예상된다. 여자 목사가 안 되는 곳에서 그저 교회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그곳에 머물며 얼마나 많은 차별을 당했을까...
저자는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를 아래와 같이 말한다.
나는 교회의 부당하고 불공정한 처우나 성차별에 대해 문제의식을 품는 것이 하나님의 형상을 입은 주체자로서의 저항이요 믿음의 결단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이유로 성경이 신앙과 삶의 최종 권위라고 믿는 보수 교단에 속한 여성신학자에 의해 성경적 페미니즘이 제시된다면, 페미니즘에 대한 오해가 불식되고, 여성에 대한 이해가 깊어짐은 물론, 나아가 남녀의 공존과 화해를 모색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용기를 내어 이 책을 쓰게 되었다. 7p
저자는 먼저 성경에 따른 페미니즘이 가능하다는 것을 소개한다. 1부에서는 성경적 페미니즘 해석을 중점적으로 다루면서 그동안 남성 중심적으로 독점되어 오고, 곡해되었던 것을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2부에서는 성경과 교회의 역사 가운데 나타난 여성 리더십의 예를 구체적으로 확인한다. 가부장, 남성중심적 역사와 맥을 같이 하는 교회가 이제는 그러한 틀을 벗고 여성을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존중해야 함을 역설한다.
남자와 여자가 공히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존귀한 존재인데, 하나님과 복음을 말하는 교회에서 차별이 교회 밖에서보다 더욱 노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니 얼마나 기가 찰 노릇인가. (개인적으로 저자를 조금은 알기에 마음 깊은 곳의 분노를 느끼는데....) 아쉽게도 이 책은 보수교회에 페미니즘을 소개하기 위해 기획된 것으로서 학문적인 작업에 치우치다 보니 저자가 경험한 생생한 이야기들이나 감정들이 아무래도 빠져있다.
수많은 학자의 이름이 쏟아져 나오고, 전문가가 아니라면 어려울 수밖에 없는 성경해석에 대한 여러 예가 나오다 보니 신학, 성경해석에 대한 입문적 지식이 없는 분들에게는 이 책이 다소 어렵고 지루하게 다가올 수 있다. 여성주의+성경해석+교회사+실천을 함께 엮어서 책을 만들었으니 건드리는 분야가 방대하다.
그럼에도 이 책은 성경을 축자 영감의 관점에서 기록되었다는 관점을 지지하는 보수교단에 속한 저자가 성경해석과 리더십에 여성주의를 접목하여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워낙 없으니까.... 많은 주제를 다루다 보니 관심이 없는 분들이 읽기에는 다소 벅찬 감이 있으나 여성주의에 깊은 관심을 가진 성도라면 읽어볼 만한 책이라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