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자살 사별자입니다>. 고선규. 창비.단숨에 읽었는데, 가볍게 읽을 수 없었다. 자살에 대해 더 알고 싶었고, 전보다 바르게 위로하고 싶었는데 책을 읽고 나니 할 말이 더 없어진것 같다. 고인이 왜 죽었는지에 대해서는 가족들조차 알 수 없는 부분이 있단다. 원인을 알 수 없어 당혹해하고 있고, 혹시라도 자신 때문에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고통스러워하는 사별자들에게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한다. 장례를 치르고, 위로해야 하는 목사로서 책의 내용에 공감했다. 고민은 더욱 깊어진다. 말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나는 어떻게 하나님의 위로를 전달할 수 있을까. 수많은 죽음을 접하면서 그 죽음을 익숙하게 받아들이고 원숙하게 대처하는 사람은 여태 보지 못했다. 과연 그것이 가능한 일인가 싶지만... 하물며 자살을 대하는 사별자나 사별자 곁에 있는 우리는 또 얼마나 그 죽음 앞에 어설플 수밖에 없는가? 생소한 분야이고, 우리나라에서는 특히나 전문가가 부족한 상황이고, 저자 역시 오랜 경험이 쌓인 것 같진 않다.(물론 이 분야에서 손에 꼽히는 전문가이다. 이 분야 자체가 생소하다고 한다) 사별자들을 대상으로 했던 강연을 책으로 엮었다. 워낙 예민한 주제이고 정말 많은 이들이 이 문제로 힘들어하고 있고 모두가 쉬쉬하는 분위기에서 이 책이 조금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추천한다.자살 사별자에게 왜..어쩌다가...라고 되묻지 말아주세요. 함부로 한 사람의 인생에 대해 그럴만도했다...라고 말하지 말아주세요. 정 위로를 건네고 싶다면 그저 힘든 시간을 보내셨겠군요..하고 이야기하는 것이 적당합니다. 그렇게 해달라고 부탁하고 싶습니다. 105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