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 인간을 그렇게 오래 저울질하는 게 아니유,
나 김정래란 사람을 한번 믿어보시유, 절대 실망시키지 않을 거유."
그러고는 속옛것을 다 토해내기 시작하는데 어머니는 그 모습이 안쓰러워 그의 마음을 받아주기로 결심했다. 내가 뭐라고 한 사람을 이렇게 힘들게 만드나, 돈이나 명예보다 사랑이 중요하지 않나, 앞으로 날 딱 이만큼 사랑해줘도 그 사랑 바라보며 계속살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그땐 느이 아부지 안됐단 생각만 했지, 지금도 이렇게 술을 마셔대면 나중에 얼마나 더 처먹을까 하는 생각은 미처 못 했다. 내가."
김애란. 잊기좋은이름 98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