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기에 세상은 하나의 구유입니다. 온통 피범벅으로 더러운 구유. 하나님이 다시, 다시, 또 다시 태어나고 계신 구유. (그러나) 우리는 다른 수많은 일에 정신이 팔린 상태입니다. 이런저런 일로 너무 분주해서 구유를 보지 못합니다.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41p
세상에는 다른 얼굴도 많습니다. 불쾌한 얼굴, 무서운 얼굴, 놀란 얼굴, 잔인한 얼굴, 마음을 열지 않는 얼굴 등. 이 얼굴들을 내 가족으로 생각하면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시도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일입니다. 49p
신앙적 의미에서 자기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요? 내 생각에 이는 한 사람의 삶에 플롯이 있음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73p
인간의 이야기를 변주하여 들려주는 과정에서 나는 내 삶의 기반에 나 있는 균열을 발견하였고, 그 균열을 통해서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생명을 주는 하나님의 은혜를 얼핏 볼 수 있었습니다. 85p
수도원에서 일이 기묘하게 꼬이는 바람에 나는 본래 원하던 답을 얻지는 못했습니다. 대신 침묵을, 신비에 대한 인식을, 거룩함에 대한 인식을 얻었습니다. 104p
프레드릭 비크너 <주목할 만한 일상> 오현미 옮김 비아토르 중에서
참 좋은 책이다. 마음이 술렁거리는 시기에 차분하게 나를 바라보고 기도하게 만들어주는 좋은 책이다. 이 시리즈들을 몽땅 사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