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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꿈꾸는 나라 ㅣ 지혜의 시대
노회찬 지음 / 창비 / 2018년 9월
평점 :
<우리가 꿈꾸는 나라>. 노회찬. 창비.
“...촛불시대의 과제를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불평등을 평등으로, 불공정을 공정으로, 전쟁의 위협으로부터 평화의 정착으로, 이 세 가지가 우리에게 떨어진 시대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세금을 걷고 사회적 분배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격차를 메꿀 수는 없습니다. 불평등의 해소란 바로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는 것, 일자리에서 차별받지 않고 일한 만큼 제대로 받는 것, 그래서 모두가 스스로 노동해서 먹고살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정리하자면 불평등, 그중에서 경제적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노력과 더불어 과거와 다른 정책이 필요합니다....강자와 약자가 똑같이 기회를 받고 함께 살아가는 것을 목표해야 합니다. 당장은 격차를 더이상 늘리지 않는 것부터 시작해야겠지요. 그것만 해내더라도 우리 사회에서 굉장한 진전이 일어났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해야 과제를 풀 수 있을까요? ... 우선, 정치를 바꿔야 합니다....선거제도 개편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까요? 진정한 의미로 진보와 보수가 공존할 수 있을 것입니다...그러면 전쟁으로 국민을 협박하거나 재벌을 비호하지 않는 건강한 보수가 등장할 수 있겠지요...그렇게 분산된 권력은 국민, 그리고 지방으로 가야 합니다.”
“저는 세상을 바꾸는 원동력이 결국에는 국민의 참여에서 비롯된다고 믿습니다. 오래전부터 그렇게 믿었는데, 촛불을 거치며 믿음이 더욱 강해졌지요...그렇다면 가장 역동적이며 직접적인 참여는 무엇일까요? 정당에 가입하는 것입니다....그것이 힘들다면 후원금을 낼 수도 있습니다....여러 사람과 함께 하길 바랍니다....언젠가 우리는 서로 너 촛불 전에 태어났어? 촛불 후에 태어났어? 하고 물어볼지도 모릅니다. 광장에 모여 이게 나라냐 라고 외쳤던 우리들이 당당하게 이게 나라다 나라다운 나라다 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이 앞당겨 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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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의 강연을 책으로 냈다. 우리가 자주 듣던 이야기들이라 새로울 것은 없어도 그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느낌만으로도 마음이 움직였다. 좋은 나라에 대한 소망도 가져보았지만 그보단 고인이 된 노회찬이 있었으면....하는 마음 말이다. 뒷부분에 보면 부록처럼 강연 때 있었던 Q & A 도 있고 그의 일대기를 요약해 놓기도 했다. 거기에 보면 고등학교 시절 민주화 운동을 하던 이야기가 길게 나와 있는데, 이런 내용도 있다.
“이제는 다 끝났구나. 신고당해 감방에 가고 학교에서 퇴학당하겠구나 생각했지요. 근데 목사님이 우리가 등사해놓은 유인물을 한 장 집어들고 죽 읽어보더니 다시 내려놓고는 단 한마디도 않고 나가서 문을 닫아주는 거라. 참 고마운 목사님이었지요.”
아마도 어린 시절 이런 경험은 교회나 목회자들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었을 것 같다. 한 번은 유시민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던 것 같고. 책을 읽으면서 나도 그런 목사님이면 좋겠다...고 다짐하는, 책을 읽으면서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생각도 했다.
얇으면서 전달하는 내용이 분명하다. 고인이 된 노회찬의 꿈이면서 동시에 많은 이들이 함께 꾸고 있는 ‘좋은 나라’에 대한 소망을 마주할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내용도 내용이지만 노랑색과 그의 흑백사진이 묘하게 그를 잘 표현하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