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신앙에 모든 것을 걸었다가 빠져나온 혹은 통과해서 나온 작가가 그런 자신을 돌아보며 자기 맘대로 ‘소설’로 쓴 초기 기독교의 역사. <엠마뉘엘 카레르의 장편소설>이라고 써있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소설’이 아니다. 그 때문에 읽는 내내 당황스러웠지만 뭐라고 부르든 읽을 만한 책이다. 나 자신을 속으로 불가지론자보다는 무신론자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바깥으로도 그렇다고 인정하지 못하는 것은 부모님의 신앙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배운 기독교, 그렇게 알고 있고 빠져 나온 기독교와 지금의 나에 대해 한 바닥 글을 써보고 싶게 한다. 언제나 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