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뜬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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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82세의 노장이 쓴, 기름기라곤 없는 아이러니와 냉소로 꽉찬 소설이다.

‘눈을 뜨고 본다‘고 하는 건 ‘보이는 것을 보는 것(Seeing)‘을 넘어서 ‘관찰하는 것(Watching)‘, 망막에 비치는 것의 이면까지 꿰뚫어보는 행위이다. 그래서 그저 보이는 것을 보이는 대로,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싶은 대로 보는 것은 사실 ‘눈먼‘ 것과 같은 것이다.

<눈먼 자들의 도시>에 이어서 <눈뜬 자들의 도시>를 읽으니 <눈먼~>이 <눈뜬~>을 위해 쓰여진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선풍기 때문이 아니라도 소름이 돋는다. 우리나라의 작년 겨울부터 올 봄까지의 일들이 저절로 복기된다. 소설이 끝난 후 진짜 ‘눈뜬 자들의 도시‘에서도 그런 ‘축복‘이 일어나길, 아니 일어났음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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