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한 노인의 횡설수설 회고담이라는 형식 때문에 길지 않은 분량에도 집중도가 떨어진다. 까뮈가 <이방인>에서 말하고자 했던 바는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이유없이 죽였다는 사실보다 ‘엄마의 죽음 앞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는 것에 더 분개하고 그걸로 사형선고를 내리는 문명 또는 문화에 대한 비웃음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봤다. 살인보다 사기가 더 큰 죄라는 <걸리버 여행기>의 릴리푸트까지 떠올린 건 뜬금이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