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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노 다케시의 위험한 도덕주의자 - 우리는 왜 도덕적으로 살기를 강요받는가
기타노 다케시 지음, 오경순 옮김 / MBC C&I(MBC프로덕션)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부제 - 우리는 왜 도덕적으로 살기를 강요받는가
Kitano Takeshi 北野武(2015) / 오경순 역 / MBC C&I (2016)
2016-8-13
책 제목에 반드시 ˝기타노 다케시의˝가 들어가야 한다. 생각한 그대로의 말, 말의 알몸만을 전시하는 데다가 생각 자체도 주류에서 많이 혹은 깊게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애시당초 여자 꽁무니를 쫓아다니며 수많은 스캔들을 만들었던 이가 `도덕`에 대해 말한다는 게 좀 웃기지 않은가. 그의 당부대로 `남의 말이나 글 혹은 생각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독자는 읽지 않는` 편이 낫다. 자기계발서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편이 기타노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것보다 생활에 훨씬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므로.
가타노가 이 책에서 말하는 ˝도덕˝이란 사실은 우리가 ˝예의˝라고 부르는 것에 가까운 것이다. 즉 함께 사는 사회를 잘 굴러가게 하는 외적으로 드러나는 규약 같은 것. 그에 비해 우리가 ˝도덕˝이라고 말하는 것은 인간의 이성 중심에 있는 변하지 않는 어떤 원리, 칸트의 말대로 내가 있기 전부터 내 머리 위에서 빛나는 별과 같은, 기타노가 굳이 구분해서 쓰고 있는 ˝양심˝에 더 가까운 말 아닌가?
특히 ˝예의˝에 대해 말할 때, 중요한 것은 자기계발서든 기타노든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예외 없는 법칙은 없다˝는 법칙을 제외하면, 무조건 즉 항상 옳기만 한 건 없다. 수영장에서 수영복을 입고 (그게 자신에게 편하니까), 결혼식에선 정장을 입고 (이 때는 남들 눈도 좀 생각해주고), 아주 더운 날 집에 혼자 있을 때는 아무 것도 입지 않고 쉴 수도 있는 (마치 세상에 나 혼자 있는 것처럼) 것이다. ˝때와 장소에 따라˝. 이것이 예의, 기타노 식으로 말하면 나의 ˝도덕˝인 것 같다. 아무튼 그저 진상은 되지 말자...응..?
(사족) 기타노가 벌써 우리 나이로 칠순이라니. 우리 엄마랑 거의 동년배시네. 슬프다. 엄마도 기타노도 나이가 좀 많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