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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타이드 라이징 2
데이비드 브린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Startide Rising
David Brin (1983,1993) / 최용준 역 / 열린책들 (2015)
그러니까 우주 시간으로도 아주아주아주 먼 옛날, 엄청난 문명을 가지고 자유롭게 우주 여행을 하는 시조 종족이 있었다. 이들은 우주에서 몇몇 종족을 ˝지성화˝하여 역시 자유롭게 우주 여행을 할 수 있는 은하 종족으로 발전시키고 자신들의 지식을 ˝도서관˝에 모두 저장하여 은하 종족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준 뒤 홀연 우주에서 사라졌다. 은하 종족들은 또 우주에서 몇몇 종족들을 ˝지성화˝해서 보호 종족으로 삼고, 보호 종족은 일정 기간(10만 년 정도) 주인 종족에게 노력 봉사를 하고 나면(또는 주인 종족의 허락이 있으면 그 전에라도) 자신들의 보호 종족을 만들고... 다섯 계의 은하는 대략 이런 족보와 도서관을 공유하며 은하 세계를 이루었다(물론 사랑과 평화가 넘치는 세계는 결코 아니다!)
한편, 인간은 4천 년 동안 지구라는 작은 별에서 은하 세계의 존재는 까맣게 모른 채 지들끼리 되도 않는 이유로 치고받고 하면서 살았다. 그러다 마침내 스스로 우주 여행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은하 종족을 만나 은하 세계의 일원이 된다. 은하 종족의 입장에서는 지구인들은 ˝지성화˝ 시킨 선조를 알 수 없는(설마 선조 없이 스스로 진화해서 그런 -은하 종족 수준에서는 매우 낮긴 하지만- 문명에 이르렀을라고!) 고아 종족인 주제에, 상대적으로 ˝도서관˝의 전통에 무지하고 반발하는 태도까지 보이는, 어느 정도는 골칫거리이기도 하다. 호기심에 조급증까지 겹쳐 결국은 사고를 뭉치로 만들고 그 뭉치 속에서 악착같이 살아나오면서 배우는 것이 인간(과 그들의 영향을 막대하게 받은 다른 지구 보호종들)인데 은하 종족들이 보기엔 도서관에 모든 게 다 들어있는데 그런 시행착오를 마다 않는 이들이 미개하고 딱할 수밖에 없다.
여하튼 은하 종족의 문명을 받아들여 인간도 침팬지와 돌고래(!)를 지성화시켜 자신들의 보호 종족으로 삼고, 대부분의 은하 종족이 보호 종족을 대하는 것(10만 면의 노동 요구)과 달리 3백 년 정도가 지나자 이들 보호 종족을 지구평의회원으로 받아들이고 자신들과 동등하게 대접하며 심지어는 우주 여행도 지원한다. 이 소설은 바로 돌고래가 중심이 된 첫번째 우주 탐사선 스트리커호의 모험을 그리고 있다.
그저 책장만 후루룩 넘어가는 거 아닌가 생각했던 1권보다 은하 종족과 스트리커호의 속이고 속고 쫓고 쫓기는 추격과 스트리커호 내부의 음모와 배신과 역이용 등의 사건이 흥미진진하게 결말로 치달으면서 재밌게 읽었다. 게다가 아직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것들 -은하 종족들이 그토록 애타게 찾는 시조 종족, 유령 선단, 그리고 허비!-이 많아서 다음 이야기가 당연 궁금하다! 엔더버스나 헤인 시리즈만큼은 아니지만.
피부색 같은 사소한 걸로도 몇천 년씩 지들끼리 죽이던 인간이 자신들의 보호 종족인 침팬지나 돌고래를 겨우 몇백 년만에 동등한 지성체로 인정하고 지구 경영의 파트너로 받아들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작가가 인간성에 대해 광장한 신뢰를 보여주는 설정이라 아니할 수 없다. 게다가 돌고래라니! 돌고래를 개보다 빨리 지성화시킨다니! 손이 없는 그들이 손달린 갑옷을 입고 우주선을 조종하는 모습이... 아무래도 잘 상상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