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 로숨의 유니버설 로봇
카렐 차페크 지음, 김희숙 옮김 / 모비딕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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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다양하게 대립되는 이상론들이 실제로 무엇인지 일일이 밝힐 필요는 없다. 이들이 보수주의자든 사회주의자이든, 반공주의자든 공산주의자든 간에, 가장 중요한 것은(이것이 특히 강조하고 싶은 부분인데), 소박하고 도덕적인 차원에서 이들 모두의 말이 서로 다 옳다는 것이다. 이들 모두에겐 각각 그렇게 믿을 만한 깊은 정신적, 물질적 이유들이 있고, 그들은 자신의 생각에 따라서 가능한 한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추구하고 있다. 나는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서 일어나는 사회적 갈등이 이와 비슷한 모습은 아닌지 묻고 있다. 즉 두 가지, 세 가지, 네 가지, 다섯 가지의 똑같이 진지한 진실들과 똑같이 관대한 이상론들 사이에서 이와 유사한 투쟁이 벌어지고 있는 건 아닌지를 묻고 있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흔히들 이야기하듯이 고상한 진실과 사악하고 이기적인 잘못 사이에 투쟁이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적인 하나의 진실이 그에 못지 않게 인간적인 다른 진실과 대립하는 것, 이상이 다른 이상과, 긍정적인 가치가 역시나 긍정적인 다른 가치와 대립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현대 문명에서 가장 극적인 요소라고 본다.˝

그렇다. 다 옳다. 다 옳은 것이 문제다. 그러므로 모두 동시에 손을 놓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그나마 가장 덜 문제를 일으키는 길인지도 모른다. (이것도 아마 옳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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