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이 노벨문학상을 탄 김에, 종이책을 사다 놓은 걸 잊고 전자책까지 내려받은 것도 오래 된 이 책을 드디어 읽었다…역시 한강의 문장은 아름답다. 한 땀 한 땀 단어들을 골라 끈질기게도 아름다운 산문을 썼다. 눈 속에서 헤메게 되는 1부는 아름다운 데다가 스릴러처럼 책장을 넘기며 읽었다. 그러나 2부부터는… 그 증언이 우리나라의, 나의 역사이기 때문에 절대 소설 작품으로서만, 호오에 대해 말할 수 없다는 어떤 도의적(!)인 마음의 걸림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지만… 화자와 시점이 일종의 마술적 공간에서 바뀌고 겹치고 하는 것 외에 증언들-그 증언들이 아무리 날것으로 생생한 것을 그대로 갖다가 썼다고 해도-의 나열을 넘어서는 뭔가가 보이지 않았다. 똑바로 바라보지조차 못했던 것을 똑바로 바라보는 것 자체가 의미라면 그렇구나 할 정도. 역시 한강은 내가 소설을 읽는 이유는 아니었다. <소년이 온다>는 아직 읽지 않았는데 창비가 전자책 낼 때까지 미적거릴 수도 있겠다 (종이책은 오래 전부터 갖고 있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