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글에선가 마르틴 베크의 후손이라고 소개된 책 중 쿠르트 발란데르 시리즈 다음으로 읽음. 절반 정도까지 읽으면서 너무 지겨워서 제껴뒀다가 두어 달 만에 그냥 읽어 치울까 하고 다시 들었는데 앞부분이 어땠는지 별로 기억나지 않아 첫부분을한참 다시 읽어야 했다. 쿠르트 발란데르는 그럭저럭 ‘마르틴 베크의 그림자가 느껴지는군 이러니까 더 생각난다 베크!’ 느낌이었는데 이 책은 뭐…. ‘북유럽 작가가 쓴 경찰소설이면 강아지나 송아지나 다 마르틴 베크의 후예라고 불러주는 거야?’ 느낌이랄까. 마르틴 베크 시리즈가 훌륭한 것은 베크라는 인물도 그렇지만 소설 자체가 잘 쓰였기 때문이다. 작가의 문제의식/주제가 군더더기 없는 플롯과 정확한 문장(요기에는 역자도 한 몫)에 실려 독자의 머리와 가슴을 공명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이 소설은 줄거리는 그럴 듯 한데 플롯은 산만하고 인물들은 따로 놀고 거기에 번역의 문제인지 문체도-묘사도 서술도- 깔깔하게 느껴진다. 마지막 장에서 범인을 특정하고 긴박하게 쫓는 장에서는 그나마 경찰 소설다웠지만. 무슨 상을 많이 받았다고 해서 열심히 뒤져서 찾은 건데 실망. 팔아버릴 지경은 아니지만(어차피 전자책이라 팔지도 못함). 연속으로 두 권 다소 실망스런 책으로 시간을 버렸다는 생각이 드니까 더 실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