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씹으면서 읽어야 할 책이다. 기억의 진실성(혹은 곧이곧대로의 사실성?)과 자아의 관계를 다룬 <사실적 진실, 감정적 진실>이 가장 맘에 들었고 평행세계의 자기의 다른 자아들과 통신할 수 있는 세상을 다룬 <불안은 자유의 현기증>도 괜찮았다. 사실 다 훌륭하다. 중편 단행본도 갖고 있지만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만큼은 지루했지만. 내가 무언가를 ‘키운다’는 것에 별로 관심이 없기 때문인 것 같다. 디지털 캐릭터도 마찬가지고. 테드 창의 작품들은 대체로 정교한 사고실험이다. 이런 SF를 한번 읽으면 아무 생각 없이 책장만 술술 넘어가는 책들을 읽기가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