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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타이거
페넬로피 라이블리 지음, 김선형 옮김 / 솔출판사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1. 이런 소설을 쓰고 싶(었)다.
<나는 수면 위에 부서지는 햇살의 파편들처럼 빙글빙글 돌고 뒤섞이고 갈라지는 무수한 클라우디아들로 이루어진 존재거든. 내가 들고 다니는 카드 한 팩은 한없이 뒤섞이고 또 뒤섞이지. 연속성은 없고, 모든 일은 한꺼번에 일어나.> (p. 9)
2. 맨부커 수상작 중 우리나라에 번역 출간된 것을 찾다가 발견한 책이다. 알라딘의 품절도서 의뢰센터를 통해 운좋게(!) 손에 넣었지만 역시 한참은 그냥 꽂혀 있기만 했다. 그러다 골든 맨부커를 알게 되고 <잉글리시 페이션트>와 함께 쇼트 리스트에 올랐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이어서 읽었다. 결론은, “역시 맨부커는 대단해!” 우리말로 번역된 것들만이라도 죄다 읽어버려야겠다는 투지(!)가 새록새록 돋는다! (골든 맨부커의 쇼트 리스트의 나머지 세 작품은 바로 전전에 읽은 <바르도의 링컨>과 힐러리 맨틀의 <울프 홀>, 그리고 V.S.네이폴의 <자유 국가에서>이다. 이제 네이폴만 구해서 읽으면 된다!)
3. 어쩌다 보니 꽤 오랫동안 2차 세계 대전과 사막을 헤메고 있다. 시작은 <아라비아의 로렌스>. 얼마 지나지 않아 <잉글리시 페이션트>. 그리고 이 책까지. 가장 강렬한 건 물론 <문타이거>. 전쟁과 사막과 역사와 개인.
4. ‘문타이거 Moon Tiger’라는 제목에서 판타지일지도 모르겠다 기대했었는데 이건 달과도 호랑이와도 상관없는 거였다. 문타이거란 바로 나선형의 모기향이었다! 모기향에 어쩌다 그런 이름이 붙었는지는 못 찾았다.
5. 재미있는 책을 읽으면 엄마께 넘기는데 이 책은 그러고 싶지 않다. 포스트잇으로 태깅한 문장들에서 내 속이 다 드러날까봐 아무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다...
6. 이렇게 멋진 소설이 2010년 1판 1쇄 찍고 품절(이라 쓰고 아마도 절판이라고 생각한다)이라니 안타깝다. 아무튼 나는 갖고 있지롱. 알라딘아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