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냥 궁금해서요. 예전부터 만났다니까, 또 어쩐지 허물없는 사이처럼 보여서요. 나는 정말 그렇기만 해서 묻는 거라는듯 웃었다. - P73
나도 웃었다. 그렇죠. 내 돈 쓰면서 배우는 건 내 맘대로 해도그만이지만 남의 돈 벌면서 배우는 건 제대로 못하면 밥줄 끊기니까. - P80
늘, 우리한테 가장 깊이 상처 주는 사람은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야. 타인은 타인일 뿐이니까, 아무리 가까이 있어도결국 출근길 지하철에서처럼 각자 따로 내리는 사람들이니까. - P83
하진이 말했다. 받아들여, 그냥, 다 받아들여 싸울 만해서 싸우듯, 화해할 수 없다면 화해할 수 없는 거야. 지금까지 그래 온것처럼 시간이 지나야, 더 많이 겪어야 이해할 수 있는 게 있고그때야 뒤늦게, 하지만 역시나 그만큼만 이해하고 화해할 수 있어. 그것도 혼자서. 그럴 수밖에 없는 일이고 어쩔 수가 없는 일이야 조급해한다고 되는 게 아닌 걸 알잖아? 하진은 준연을 보고 있었다. 준연이 자기 말을 이해할 거란 믿음이 담긴 눈빛이었다. - P87
인공적이면서 관능적인 향이었다. 이를테면 레몬을까고 난 빨간 매니큐어 바른 손톱이나 초록색 라임을 짓이긴진홍색 에나멜 하이힐 같았다. 하진은 내 말에 박수를 치며 웃고 감탄했다. 해원, 어쩜 그런표현을 해? - P89
그 위스키는, 그냥 웃음이 나왔다. - P91
세다, 독하다 얘긴 들었으니 좀 그러긴 했죠. 그래도 뭐 마셔보니 좋더만. 부드럽고, 화하게 짜르르르 하니. -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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