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오역이라 할 만한 것이 그래도 분명히 있다면, 그것은 어쩌면물과 조금 다르게 작용하는 안료 자체의 속성, 번역자에 잠재하다가시의 매개 덕분에 비로소 생성력이 일깨워진 미지의 언어 때문일것이다. 놀랍고도 흥미로운 사실은, 옮겨야 하는 말이 아니라 미증유의다른 말이 모습을 드러내는 오역의 자리에서, 역설적으로 번역자는시인이 된다. 시인이 말하지 않은 것을 시로 말하는 사람이야말로시인이 아니라면 무엇이란 말인가. 그러니 오역은 더더욱 없다.
그것마저 시가 되는 다른 말이 있을 뿐이다. - P161

아니다. 아니다. 나는 나를 구원하고 싶다. 나는 게을렀던 게아니다. 나는 의무적 글쓰기의 형식을 그것의 본원에 가장 가깝게충직하게 이행함으로써 그것의 무의미와 부조리를 어린 영혼의방식으로 폭로하고 돌파했던 것이다. - P177

깨진 도자기의 이미지가 떠오른 이후 스스로에게도 낯선 욕구가자라났다. 말하고 싶다. 아름다운 것에 대해. 아름다운 것을 재현하기위해 물감을 풀거나 찰흙을 만질 수도 있었을 텐데, 이유를 알 수없지만 마음은 말을 선택했다. - P217

감각하는 인간으로, 언어로 미를 전달하려는 인간으로, 다시태어난, 나는 사이인가. 틈인가. 금인가. 흠인가. - P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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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은 맴돌기랍니다 -관습을 몰라서가 아니라동트는 모습에 사로잡혔거나 -석양이 나를 보고 있으면 그래요 -모두 예쁜데 나만 캥거루예요, 선생님,
그래서 아주 괴로워요.
가르침을 받으면 그것은 사라지리라 생각했어요.

겨울에도 경작하면봄처럼 재배할 수 있다. - P13

여름 시계로는시간이 절반 남았다.
확실히 내게는 충격이다 -내가 다시는 못 볼 것이다.
기쁨의 후반부는전반부보다 짧다.
내가 감히 알지 못하는 진실을나는 익살로 감싼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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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저랑 몇 번 얼굴을 마주쳤다면, 제 눈높이에 맞춰서 저에게 말을 걸어주세요.
저에게 말을 걸 때는 너무 큰 소리나 ‘야옹~‘ 소리를 내지 말아주세요. 저는 소리에예민해서, 차분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를 좋아한답니다.
저는 간식과 놀이에 약해요. 츄르를 주면 누나, 형들에게 달려갈 수도 있답니다.
제가 나이도 있다 보니, 놀이에 빨리 지루함을 느낄 수 있어요. 그래도 놀아주세요!
∙ 저랑 친해졌다고 해서 방심하면 안 돼요. 저는 까다로운 녀석이라, 제가 싫어하는행동을 하면 마음이 돌아설 수 있어요. 저는 머리와 배를 만지는 걸 싫어하니, 저를만지고 싶다면 턱과 뺨을 만져주세요!
.
.
.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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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나는 그녀를 좋아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녀의 이미지들은강렬하게 각인되었다. 그 대단한 리베라의 벽화들은 세월 속에 잊혔지만, 프리다의 작은 캔버스는 살아남았다. - P11

"정의는 끊임없는 투쟁입니다. 우리 다함께 끝까지 싸워서 새로운 정의를 만듭시다!"
정의를 바로 세우기 전에, 나에 관해 포털에 떠도는 헛소문부터 바로잡고 싶다. 부디 이 글을 읽고 잘못된 검색어를 삭제해주시길.... - P17

2층으로 자리를 옮겨 수제 맥주를 마시고 프레디 머큐리에게바치는 ‘헌정 라이브‘를 듣는데 누군가 "야, 눈이다" 소리쳤다. 창밖을 내다보니 정말 하얀 눈이, 내 마음처럼 삐딱하게 내려치는눈발이 날리고 있었다. 환갑이 내일모레인 우리는 순간 시려지는가슴을 다독이다 밤이 깊어 헤어졌다. - P23

배본사가 깔아준 프로그램에 들어가 거래명세서에 입력하기가물론 쉽지 않았다. 처음 일주일은 아침마다 프로그램 기사에게 전화해 도움을 청했는데, 한 번도 불평하지 않고 친절히 응해준 기사님이 어찌나 고맙던지. 남들은 5분이면 할 일을 나는 50분 걸려겨우 해냈다. 남들은 은퇴를 앞둔 나이에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나를 말리며 "언니는 동시에 두 가지 일을 못하는데 출판사를 운영하면 시를 못 쓰지 않나?" 걱정하던 지인도 있었다. 내 몸의 피를 전부 바꾸는 듯한 고통을 견디며 나는 시인에서 사업자로 변모했다. - P25

"대중과 언론은 맨 앞에 선 사람들만 기억한다. 그러나 뒤에서 이들을 밀어준 사람들이 없었다면 대오는 한 발짝도 전진하지 못했을터, 역사 속으로 사라진 사람들, 그때 그 시절에는 묻혔던 작은 목소리들을 복원해 또렷이 되살리고 싶었다."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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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잘한다 싶은 사람은 알아서 앞줄로 나오고, 못하는 것 같으면 뒤쪽으로 서세요." - P9

그만하면 됐잖아. 이제 그만하고 나와. 더는 무리야." - P19

고 그러다 도시가 물에 잠기고 있다는 뉴스를 보았다. 무슨 마음이었는지 모르겠다. 주호는 그 뉴스를보고 수영을 배우기로 마음먹었다. 주호가 지금 하고있는 유일한 일은 수영을 배우는 일이었다. - P22

출연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었다. 나도 이상해졌네. 이상해지지 않을 도리가 없네.
"눈물이라도 흘릴까요? 그래야 그림 나오나?"
"감독님이 완두 님 울면 잘 찍어 오라고 했는데,
저는 안 울 줄 알았어요."
………그럼 야호라도 외칠까요?"

"나 조맹희. 37세 독신. 한 손에는 총, 한 손에는99장미를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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