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오역이라 할 만한 것이 그래도 분명히 있다면, 그것은 어쩌면물과 조금 다르게 작용하는 안료 자체의 속성, 번역자에 잠재하다가시의 매개 덕분에 비로소 생성력이 일깨워진 미지의 언어 때문일것이다. 놀랍고도 흥미로운 사실은, 옮겨야 하는 말이 아니라 미증유의다른 말이 모습을 드러내는 오역의 자리에서, 역설적으로 번역자는시인이 된다. 시인이 말하지 않은 것을 시로 말하는 사람이야말로시인이 아니라면 무엇이란 말인가. 그러니 오역은 더더욱 없다. 그것마저 시가 되는 다른 말이 있을 뿐이다. - P161
아니다. 아니다. 나는 나를 구원하고 싶다. 나는 게을렀던 게아니다. 나는 의무적 글쓰기의 형식을 그것의 본원에 가장 가깝게충직하게 이행함으로써 그것의 무의미와 부조리를 어린 영혼의방식으로 폭로하고 돌파했던 것이다. - P177
깨진 도자기의 이미지가 떠오른 이후 스스로에게도 낯선 욕구가자라났다. 말하고 싶다. 아름다운 것에 대해. 아름다운 것을 재현하기위해 물감을 풀거나 찰흙을 만질 수도 있었을 텐데, 이유를 알 수없지만 마음은 말을 선택했다. - P217
감각하는 인간으로, 언어로 미를 전달하려는 인간으로, 다시태어난, 나는 사이인가. 틈인가. 금인가. 흠인가. - P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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