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너는 감당할 수 없는 슬픔과 함께 정처 없이 길을 걷다가 어느 복잡한 사거리의 횡단보도 앞에멈추어 선다. 푸른 신호등을 기다리면서. - P105

엄마의 텅 빈 방.
그리고 텅 빈 나의 사각의. - P109

이제는 없는 몸과 함께 이 아침의 빛이 흘러간다. - P111

중단 없는 추억 속에서. - P117

In the midst of winter, I found there was,
within me, an invincible summer.
-Albert Camus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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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은 좋은 숫자이다.
오직 하나뿐이라는 것? 이 어리석은 은유는 설명할 필요조차없다. 당연히 비극이 예정되어 있다. 둘이라는 숫자는 불안하다.
일단 둘 중 하나를 선택하고 나면 그때부터는 자유롭지 못하다.
결국은 첫 선택에 대한 체념을 강요당하거나 기껏 잘해봤자 덜 나쁜 것을 선택한 정도가 되어버린다. - P7

하지만 그들에게 순정의 아이러니를 설명할 수 있을까. -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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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보호 장비도 안 주고, 용접 불꽃을 보면안 된다고 말을 안 해 주노? 일용직이니까한 번 쓰고 버리면 땡이가. 씨이…. - P223

어허! 이제 갓 스무 살 된 애한테뭔 소맥을 주노, 맥주만 줘라.
1삼촌, 저는 이미술맛을 알고 있답니다. - P225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다 보니, 손님들이 일을 마치고식당에 왜 그렇게 자주 찾아왔는지 알 것 같았다.
하루 종일 땀 흘리면서쇳가루에 먼지 냄새 맡고 와서그런지 맛이 죽인다!
맞제? 몸에서 아주쭉쭉 받는다, 받아. - P242

그이는 순이, 우리 엄마. - P271

어머니는 지금도 그저 열심히 사는 법밖에 모르고 살아간다. 날마다 식당 문을 열고 "어서 오이소" 하며 손님을 반긴다. 그런 어머니여서 나는 우리 어머니가 참 좋다.
《제철동 사람들》은 내가 겪은 일을 바탕으로 주인공 강이가 바라본 세상과 바람들을 담았다. 만화에 나오는 인물들은 내가 그동안 만난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아서 재구성한 이야기다. 만화에 담긴 사람들 모두 지금도 저마다의 이야기를 써 나가고 있다. - P274

만화가 된다. 우리 이야기는 만화가 된다. - P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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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기 속에 사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지. 재미가 좆도없다는 것만 빼면. - P217

호주에는 주민등록번호가 없어 불법체류가 얼마든지가능하다고 했다. 비자가 있을 때 개설한 계좌로 은행 거래를 계속하고, 면허증이 만료되기 전까지 문제없이 차를 몰고 다닐 수 있었다. 그래서 불법체류 중이면서 사업을 하는경우도 있었다. 직원을 구하고, 세금을 내고, 그 모든 일을할 수 있었다. - P220

내가 할 줄 아는 유일한 언어를 하는 나라에서.
엄마가 나를 키우겠다고 다짐한 곳에서.
우리는 같이 추방당할 거야. - P223

"공부 안 한다고 안 했어요. 공부를 안 한다고 해도 마약을 하고 추방당할 거라는 얘기는 더더욱 아니었어요." - P235

클로이는 죽은 거미에서 눈을 떼고 창밖을 내려다보았다. 오랜 가뭄으로 뒷마당은 누런 잔디마저 다 죽고 흙먼지가 날렸다. 그러나 놀랍게도 구석에 홀로 남은 올리앤더 나무는 이번 여름에도 꽃을 피웠다. 꽃과 잎, 가지와 줄기까지모두 독소가 가득한 나무, 만지기만 해도 독이 옳고, 잘못 들이마시면 죽을 수도 있는 나무, 그 나무는 황폐한 사막에 홀로 서서 탐스러운 진분홍색 꽃을 잔뜩 매달고 클로이 가족을 조롱하고 있었다. - P241

해솔은 다짐이라도 하듯 심호흡을 했다. 기침이 터져나왔다. 한동안 격한 기침이 그치지 않더니 까만 재가 섞인가래를 토했다.
해솔은 호주에 온 걸 후회하지 않는다고 중얼거리듯 혼잣말을 했다. 진심이었다. 해솔은 후회하지 않았다. 앞으로도 절대 후회하지 않을 작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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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시를 읽었다아침에 날아든 소식으로 우두커니 앉아 있는 사람이등장했다 - P87

나는 시를 쓰느라 미처 몰랐을 뿐이었다 - P89

한나절이 지나면마르는 물 얼룩처럼 - P92

걸어둔 외투가 나를 모방하는밤에 - P97

이미 i는 잠들었고나는 i 몰래 i 없는 시를 쓰러 갔다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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