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서 돌아보면 할머니, 언제 울었냐는 듯 빤히 바라본다. 우울하게 목소리로 보충 설명하는 해준. - P117

서래 죽음보다 감옥을 더 무서워하는데?

서래 눈을 들여다보다 못 견디고 감아 버리는 해준. 운동화로 갈아 신은 해준의 발을 내려다보는 서래. 잠시 후 마음 단단히 먹고 눈 뜨는 해준. - P133

아내 옆에 나란히 앉은 해준. 바닥에 엄청난 양의 석류를 쌓아 놓고 손질하는 부부, 서툰 정안, 능숙한 해준. - 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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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의 부작용에 대해서도 편견이 있죠. 철학 이야기를 잠깐 하자면, 서양철학은 이원론이죠. 이성과 비이성의 대립이라면, 동양은일원론이란 말이에요. 정신이 무너지면 전체가 무너진다고 보죠. 나의 정신을 약물이 컨트롤한다는 것 자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예요. 정신을 약물이 완전히 컨트롤하는 게 아니고, 약물을 먹으면서관리를 하겠다는 의지에 따른 선택이에요. 신체 관리를 위해서 밥을 먹고 운동을 하죠. 정신질환도 마찬가지죠. - P145

소설에도 "가족이 그나마 굶지 않고 사는 것은 순전히 어머니와 딸들 덕분이었는데, 그런데도 집안을 이끌어갈 사람은 아들이라고 하니 황당했다"는 문장이 나온다. - P127

"글의 톤을 많이 고민했어요. 내가 뭐라고 인생은 이런 것이다.
이런 말 못 해요. 나도 그렇게 못 사는 사람이고, 결국에 제가 찾은길은 진짜 솔직하게 쓰자, 느낀 감정, 있었던 일들, 결국 개인이 바뀌어야 하지만 그게 또 다는 아니에요. 지향은 당연히 구조의 변화죠. 근데 이 구조가 변하기 위해서 개인이 문제의식을 가져야죠. 구조의 변화를 기다리는 것도 저는 좀 수동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생활 속의 불편함에 대해 먼저 이야기해야 이 사회가 바뀌잖아요." - P87

"그 아가씨를 파란 담요를 덮어서 끌고 나왔는데 그때 전 세계 기자들이 다 왔어. (생존자가 캄캄한 데 있다가 나와서 빛을 보면 안 되니까 얼굴 사진을 찍지 말라고 내가 말했는데, 기억이 생생한 게 한방송사 기자가 담요를 벗겨서 사진을 찍었어. 아가씨가 손을 발발발 떨더라고. 저 죽일 놈들. 제가 땅을 치고 눈물을 흘렸어요. 그 이후로 사진 찍는 사람은 다 거짓말한다고 생각해. 내 마음에 원한을샀어. 그 구조된 사람이 이틀 후 죽었어." -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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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의미는 모르겠어도누구를 위해 살아야 하는지는 자주 알게 됩니다.
오늘이 정말로 고된 하루였더라도,
서로에게 서로가 있다는 것을잊지 않는다면 좋겠습니다.

거리를 두고 싶으니 잘 멀어지도록 내버려 두는 것도 일종의 결정입니다. 우리 사이가 멀어지도록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멀어지고 나서야 "하다 보니 그냥 이렇게 되어버렸네"라고 말합니다. 모든것은 손을 쓰지 않은 내가 만든 결과일 뿐입니다. - P93

어디 몸 아픈 것만 그럴까요. 계속해서 반복되는 좋지 않은 습관적인 행동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은근하게 우리를 끌어내립니다. 습관성 후회, 습관성 자책, 혹은 습관성 사과 같은 것들.
오늘은 어떤 습관으로 우리도 모르는 사이 우리를 위축되게 했을까요. -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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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된 후에는 시간이 많이 남았다. 전보다 온라인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졌다. 송영달은 몇 개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속해 있었고 그중 가장 오래된 것은 양치식물 애호가 모임이었다. - P45

주말에는 마트에 가려고 마을버스를 탔는데 두 정거장 지난 후에야 80-1이 아니라 81-1을 탔다는 걸 깨달았다.

"평범한 발을 가진 아이조차 새신발이 생기면 세상과 사랑에 빠졌다.
"9* - P53

"이건 누가 그런 거니?"
"제가요."
"왜?"
나쁜 짓을 했으니까요. 벌을 주려고요. 같아지려고요. 닮고싶어서요. 몇 가지 답변이 떠올랐으나 어떤 말도 정확한 대답은 아니어서 송영달은 머뭇거리다 입을 꾹 다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18531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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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래 눈을 들여다보다 못견디고 감아버리는 해준 운동화로 갈아 신은 허준의 칼을 내려다보는 서래 잠시 후 마음 단단히 먹고 눈뜨는 해준 - P133

해준(소리)주름이 천 개 접힌 흰 몸은 앞뒤를 분간하기 힘드나 사람들은긴 대롱을 내미는 주둥이를 보고 어느 쪽으로 달아날지 정한다. - P103

창이 어슴푸레 밝아 온다. 비번 입력하는 소리에 이어 도어락이 열린다. 해준이 들어와 불을 켠다. 식탁 위 녹색 공책을 챙긴다. 나가려다 멈칫하는 해준, 도로 불 켠다. 거실 커피 테이블 앞으로 가 보자기 풀고 빨간 항아리의 뚜껑을 열자 흰 종이로싼 뼛가루가 보인다. 그 위에 얹어 둔, 지퍼락에 든 청록색 캡슐 네 알. 잠시 보다 그냥 뚜껑을 닫는 해준. - P95

몸을 기울여 해준 가까이 가는 서래, 눈 감는다. 서래의 숨소리 듣는 해준. 어느 순간 둘의 숨 쉬는 템포가 딱 맞는다. - 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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