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아내야, 이 굳어버린 외곬을 어찌해? 어쨌든 자넨 날 참아낼 거야. 그렇고 말고. 자넨 언제나 나의 가장 훌륭한 독자이니까. - P139

우재는 정말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말하며 자조적으로 웃곤 했지만 나는 사람이 겪는 무례함이나 부당함은 그것이 아무리 사소하더라도 물에 녹듯 기억에서 사라지는 게 아니라 침전할 뿐이라는 걸 알았고, 침전물이 켜켜이 쌓여 있을 그 마음의 풍경을 상상하면 씁쓸해졌다. - P142

"어떤 사람을 찾고 있어."
"누구?"
"독일에 살 때 알고 지내던 파독간호사 이모 일기장에 등장하는사람." - P143

그게 그렇게 좋고, 우재의 말이 잎을 모두 잃은 겨울나무 같은내 마음을 미풍처럼 흔들고 지나갔다. - P147

울고 있는 아이의 모습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정원의 한 모퉁이에서 발견된 작은 새의 시체 위에 초가을의 따사로운 햇빛이 떨어져 있을 때, 대체로 가을은 우리를 슬게 한다. 게다가 가을비는 쓸쓸히 내리는데 사랑하는 이의발길은 끊어져 거의 한 주일이나 혼자 있게 될 때. - P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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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아직 이름을 완성하지못한 그녀들이 힘을 낼 수밖에 없겠다. 최소 이십 년은 이름을 불러줄 이모가 같은 편이니 겁먹을 필요는 없다. - P295

확실한 한 가지는, 담배 맛이 좋았던 적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없었다는 것. 담배는 맛이 좋아서 피우는 게 아니라는 것. 담배의맛이라는 게 무엇인지 윤다영은 알지 못했다. - P277

……매우 그렇다. - P249

세상이 이렇게 조화롭고 아름다운데.
그리고 그녀는 상냥하고 아름다운 얼굴로 늙어갈 것이다. 다른 얼굴은 그녀의 인생에 결코 들이지 않을 것이다. - P237

길현씨가 낮게 코를 골기 시작했을 때, 괘종시계가 울렸다. 깊고 묵직한 자정이었다. 종소리가 멈추자 사방이 고요해졌다. 고요가 다정하고 편안했다. 갓난애 옹알이 소리가 간간이 묻어오는봄밤이었다. - P197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말이에요.
애 맡기고 도망갔을 때 말이냐? 그래서 우리가 배를 놓쳤잖니. - P185

어이어이 부르는 소리가 엄마 엄마 소리와 비슷했다.
꿈이었다. 할머니가 죽었다. 엄마는 엄마를 잃었다. - P181

-엄마, 엄마. 내 얘기 들려? 눈 한 번만 떠봐봐. 나 좀 봐봐엄마. - P165

남자가 재촉했다. 그녀는 자신의 차례를 남자가 끝내려 한다는걸 알았다. 그녀가 황급히 말했다. - P204

우리는 왜 그렇게 행복하기만 했던 걸까요.
우리는 왜 그렇게 서로에게 사랑스럽기만 했던 걸까요. -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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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할머니 살 수 있을까요?
- 당장 죽어도 이상할 게 없는 나이지.
-그럼 죽어요?
- 죽는 걸 너무 쉽게 받아들이는구나. 아직 어린 애가. - P174

이내 상황 파악을 끝낸 듯 남자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이해한다고, 더러 그런 실수들을 한다고, 안됐지만 자신이 도와줄 것은 없다고. 너그럽지만 조소 섞인 미소였다.
"그럼 준비가 되면 다시 오시겠습니까?", - P203

"왜, 왜 또 무슨 일이야."
"그 사람이 내 지갑 가져가는거 그거 난 못 봤어." - P210

달라질 것은 없었다. 그녀는 언제나 그랬듯이 이른새벽에 일어나 꽃을 돌볼 것이고, 새벽안개의 냄새로 하루의 날씨를 점칠 것이다. 매일 아침 토토스시에 들러 가게를 살피고, 이제는 잊지 않고 매일 은행 업무를 볼 것이다. 은행에 가면 언제나 그랬듯이 상냥하게 인사를 건넨 것이다. 그녀는 상냥한 여자니까. - P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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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캐롤은 계속해서 토토를 사랑했다. 그리고 지금 두 강아지는 제법 잘 지내고 있다. 상대방을 계속해서사랑하는 법을, 그래서 함께 잘 사는 법을 두 보호자도강아지들에게 배우며 지내고 있다. - P96

나의 20대와 닮은 그대여, 욕망은 그리 나쁘지 않다네. - P143

그때 부모님은 나에게 영화를 아느냐 라고 물었다.
좋아하느냐, 재능이 있느냐가 아니라 ‘아느냐‘는 물음은 나를 조금 당황하게 했다. - P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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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하면서 나무가 있는 풍경을 자주 찍는데, 이런풍경들이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찍은 걸 보면 정말 나무를 좋아하는구나 싶긴 하다. 달력도 옷차림도 아닌, 계절을 가장 정확하게 알려주는 건 언제나 나무들. 신의 가장올곧은 피조물이기도 하다. - P147

인생의 선택은 직진, 철종, 그리고 내려놓음이라는 크게 세 가지 형식으로 결단이 내려지는 것 같다. ‘직진‘
의 결단을 되새겨보기로 한다. - P151

한데 당시 내가 한 또 하나의 선택은 그가 덧붙인 글을 ‘다‘ 삭제하지는 않은 것이다.

자기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기 위해 여러 가지 경험을 쌓기 위해,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에게 나를 알리게 후해 초기엔 가급적 가리지 않고 여러 장소에 자신을 갖다놓는 것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 P94

지속 가능하게 작가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인내, 규칙율, 자기통제도 필수다. 이를 사진으로 표현하면 이토록지루한 한 장면일 것이다. - P106

작가업은 정직하고 야멸차다. 편법과 샛길이 불가능한업종이다. 좀 더 나은 글을 쓰려고 애쓰고, 딱 그만큼의고통을 담보로 한다. - P119

프로듀서는 일을 수월하게 해줄 다른 방안들을 진심을다해 강구해주었으나 나는 며칠간의 고통스러운 고민 끝에 모든 것을 내려놓기로 했다. - P165

설명할 수 없는 더 큰 가치에 대해. - 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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