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아내야, 이 굳어버린 외곬을 어찌해? 어쨌든 자넨 날 참아낼 거야. 그렇고 말고. 자넨 언제나 나의 가장 훌륭한 독자이니까. - P139
우재는 정말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말하며 자조적으로 웃곤 했지만 나는 사람이 겪는 무례함이나 부당함은 그것이 아무리 사소하더라도 물에 녹듯 기억에서 사라지는 게 아니라 침전할 뿐이라는 걸 알았고, 침전물이 켜켜이 쌓여 있을 그 마음의 풍경을 상상하면 씁쓸해졌다. - P142
"어떤 사람을 찾고 있어." "누구?" "독일에 살 때 알고 지내던 파독간호사 이모 일기장에 등장하는사람." - P143
그게 그렇게 좋고, 우재의 말이 잎을 모두 잃은 겨울나무 같은내 마음을 미풍처럼 흔들고 지나갔다. - P147
울고 있는 아이의 모습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정원의 한 모퉁이에서 발견된 작은 새의 시체 위에 초가을의 따사로운 햇빛이 떨어져 있을 때, 대체로 가을은 우리를 슬게 한다. 게다가 가을비는 쓸쓸히 내리는데 사랑하는 이의발길은 끊어져 거의 한 주일이나 혼자 있게 될 때. - P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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