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열매는 덩그러니 남겨졌다. 커피와 낚시 미끼와 알땅콩을 파는 장의사 안에. - P44

고수미야, 가지고 와. 내가 쓸게. - P45

가게문이 드르륵 열리는 소리가 나고 구 회장이 등장한다. 신발에 주목할 수 있도록 기분 나쁘고 긴장되는 발소리가 들어갔으면 좋겠다. 말투도 점잖은 체하지만 탐욕적이고 믿을 수 없는 느낌이다. - P46

손열매는 커피를 타면서 염색하지 않고 기른 그의 백발이 어둑어둑한 장의사 조명 아래에서 참 호사롭게 빛난다고 생각했다.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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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을 기를 때는 오직 그들이 잘 자라기만을 바란다. 나와 상호작용을 해줄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 농담도 위트도 감사도 따뜻한 말도 필요하지 않다. 그냥 잘 있어주기만 하면 된다. - P127

선녀벌레는 날 수 있다! - P29

이제 32도 정도는 선선하게 느껴진다.
(이렇게 쓰고 나서 확인해보니 34도다.) - P137

11월 6일모든 나뭇잎들이 물들고 있다. - P142

세상에, 이 거울은 다 뭐냐?
마루로 들어오셔서는 마당을 내다보며 말씀하셨다. - P155

햇빛.
햇빛을 오래 바라봤어. - P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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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부모님 집 정원의 나무 사이 작은 그네에 앉아 쉬고 있었다. - P12

"아니, 왜 한숨을 쉬어? 무슨 일 있어? 다시는 좋아지지않을 특별한 불행이라도 있어? 우리가 도저히 벗어날 수없는 불행이야? 정말 모든 것이 끝장난거야?"
당연히 세상은 끝장나지 않았다. 우리는 집 앞으로 달려갔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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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이 잎사귀들을 통과할 때 생겨나는 투명한 연둣빛이 있다. 그걸 볼 때마다 내가 느끼는 특유의 감각이 있다. 식물과 공생해온 인간의 유전자에 새겨진 것이리라짐작되는, 거의 근원적이라고 느껴지는 기쁨의 감각이다. - P95

미스김라일락에 연둣빛 잎이 돋았다. 6·25 때 파병되었던 미국 군인이 이 관목을 한국에서 가져가, (아마도) 인연이 있는 여인이었을 ‘미스 김‘이라는 이름으로 학명을 붙였다고 한다. 그러니까 한국의 토종 라일락은 나무가 아니라 관목인 거다. - P102

불두화와 단풍나무가 마치 시합을 하듯 키가 자란다.
간밤에는 불두화가 조금 더 자랐다. 낮에는 햇빛을 먹고밤에는 자라나 보다, 식물들은. (사람 아이들처럼.) - 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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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장 좋은 선생님들이었던루바콧과 윌 바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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